자라나는 집

김한울展 / KIMHANWOOL / painting.ceramic   2017_0201 ▶ 2017_0228 / 일요일 휴관

김한울_경기수퍼_캔버스에 흙, 아크릴채색_112.1×193.9cm_2016

작가와의 대화 / 2017_0209_목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_02:00pm~07:00pm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허물어진 공간에 감춰진 신화 ● 내가 태어나고 자란 사당5동 181번지 구역은 주민들이 재건축에 합의한지 15년이 지난 후에야 시행되었다. 나는 1~2주에 한번씩 이 지역을 방문하였다. 일찍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몇몇 주민들도 주기적으로 동네에 방문하여 자신이 살던 집과 동네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지켜보는 듯 동네를 어슬렁 거렸다. 그저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쓸모없어 보이는 식물이나 돌을 주워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게 하고 머무르게 하며 돌멩이라도 주워가려 하는 것일까? 동네 사람들의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들 속에서 이제는 볼 수 없는 먼 시간속의 사람들이 하던 일들이 겹쳐져 보인다. 할머니들이 새벽에 일어나 물을 떠 놓고 무언가를 빌던 그 모습들, 나와 내 가족, 이웃들이 사는 마을을 지키려고 세운 솟대들. 이제는 없어져 버렸다고 여긴 것들이 지금 우리에게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 같다.

김한울_돌을 올려놓자_세라믹_2016
김한울_춤_나무판에 흙, 수채_30×60cm_2016
김한울_올빼미, 몽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4.8×27.3cm×2_2017
김한울_올빼미 걸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16
김한울_옥상에서_캔버스에 흙, 아크릴채색_72.7×181.8cm_2016
김한울_morning glory_캔버스에 흙, 아크릴채색_145.5×112.1cm_2016

오래된 가족이나 연인과 헤어졌을 때에야 비로소 그 존재의 무게를 느낄 수 있듯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내 집에 무언가 있었음을 느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살고 있을 때에는 일상적으로 지나치던 풍경과 생물들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였다. 인간은 자신의 관점이 투영된 안경을 쓴 채 살아간다. 자본의 논리로 낙후된 지역을 살리고더 편리한 아파트로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지금까지 자라온 집이 사라진다는 것은 나와 가깝게 지내던 가족 한명이 없어지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이러한 경험은 살던 집뿐만 아니라 동네의 모든 건물 하나하나까지 신화적인 장소로 탈바꿈시키고 시각화되어 보이기 시작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에서 나오는 악취들조차 집들의 곪은 상처에서 나오는 냄새로 맡아지고, 옥상 위에 고인 빗물은 물에 관한 신화가 되어 건물을 죽었다 살아나게 한다. 어머니의 이미지인 대지가 탄생, 행복과 풍부한 젖가슴만을 의미하지 않고 위험, 죽음도 의미하는 것처럼 대지 위의 집은 양가적인 공간으로 비춰진다. 미술가의 입장에서 그저 본인의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고 만드는 행위를 한다. ■ 김한울

Vol.20170202i | 김한울展 / KIMHANWOOL / painting.ceramic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