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고등어디자인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프로젝트 탬버린 project Tambourine 부산시 남구 유엔로201번길 43 (대연동 638-1번지) B1
건설 현장이나 도로 위의 안전 표지물, 주택가의 시멘트덩이 등은 쉽게 넘어서서는 안 될 영역의 경계 위에 놓여있다. 안전의 확인, 위험, 금지를 호소하기 위해 또는 주거 영역의 침입을 막고 주차를 금하기 위해 저마다 눈에 띄는 강렬한 색감을 가지거나, 쉽게 움직이기 어려울 만큼 무겁고 커다란 형태를 하고 있다. ● 지난 몇 년간 이러한 대상들을 발굴하고 수집해왔다. 이전의 전시(the gray : 자연스레 생각나는 것)를 거치며 안전콘이나 차양 등의 오브제에 나 자신을 대입해 스스로에 대한 보호를 이야기했다면 최근의 작업은 3인칭(관찰자)의 시점으로 대상들을 바라보고 있다. ● 난데없이 골목길 한가운데 떡하니 놓여있는 플라스틱 대야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기도 하고 길가에 당연한 듯 놓여있는 안전표지물은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워버리고 싶은 욕구를 부른다.
타인의 의해 타인의 영역의 경계 위에 놓여진 이러한 사물들을 보고 있으면 이중적인 감상에 빠진다. 사물의 역할과 본질을 은폐하고 싶었다. 마치 카멜레온의 보호색처럼 배경 속으로 형태와 역할을 감추되 일부는 남겨놓았다. 상대의 영역과 경계를 해체하고 주변을 정리하고자 하는 욕망이 들었지만 때로는 그 자체로서의 풍경이 충분히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마치 비행기 날개나 배의 스크루처럼 기능성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움을 가진 듯이 보였다. 누군가가 원하는 위치에 어떤 사물을 가져다 놓을 때 단순히 의도를 표현하고 그에 맞는 기능을 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미적 역할까지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엉뚱한 위치에 놓인 정체 모를 조합의 사물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 보일 때가 있었다. ● 수집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발견하거나 반대로 숨기고 싶은 상충되는 욕구에 휩싸였다. 동시에 그 속에서 가장 적절한 은폐의 정도는 무엇인지 찾고자 했다. ■ 정윤주
Vol.20170202f | 정윤주展 / JUNGYOONZOO / 鄭倫朱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