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1217_토요일_05:00pm
기획 / 전솔비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6:00pm
스페이스 빔 SPACE BEAM community 인천시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15(창영동 7번지) Tel. +82.(0)32.422.8630 www.spacebeam.net
오늘날 당신의 주변 풍경을 살피는 일은 끊임없이 새로고침되는 뉴스피드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아침에 땅의 주인이 바뀌고, 건물이 바뀌고, 이전 것은 버려지고, 새로운 것이 자리를 차지하는 현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당연한 일상이다. 도시적 삶은 늘 그렇게 최신의 장면만을 보여주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래전에 전환된 장면의 흔적 또한 곳곳에 남아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도시와 도시가 아닌 곳의 경계에 위치하거나 도시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생각보다 가까이 자리잡고 있는 것. 도시에 남은 과거의 것들은 물리적으로 중심에서 밀려나기보다는 심리적인 외곽에서 잊혀진 채 존재한다.
이 전시는 우리가 보는 도시적 일상의 장면 바깥에, 도시의 가장자리, 혹은 외곽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우리가 스쳐지나가거나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향한 시선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들이다. 전시에 참여한 5인의 작가들은 도시에 만연한 것들 사이에서 시선을 붙잡는 것들을 관찰해왔다. 본연의 의미로 존재하지 못하고 오직 욕망만을 반사하는 도시의 글자들, 인공 불빛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과거의 풍경들, 복사붙여넣기 하듯 똑같아지는 장소의 경험들, 끊임없이 이동하고 표류하는 도시인의 삶들, 상실의 감정이 깃들은 도시 곳곳의 사물들이 등장한다.
작가들에 의해 마주치게 되는 도시의 단편들 사이에 그것이 도시에서 파생된 것 이상의 의미를 갖게 해줄 텍스트들이 놓여있다. 작업의 의도를 듣고 제작과정과 동시적으로 진행된 글들은 작업의 빈틈을 채움과 동시에, 그 빈틈을 합리화해주기도 할 것이다. 그것들은 작업으로 인해 탄생한 글이지만 어느 순간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2차 창작물이 되기도 한다. 장면 바깥에서 한걸음 떨어져 도시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그리고 거기서 또 한걸음 떨어져 작업을 바라보는 평론가의 시선이 겹쳐질 때, 우리는 두꺼운 도시의 지면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흔적이 가득 쌓인 두터운 지면(地面)과 도시에 삼켜지지 않는 목소리를 담은 지면(紙面)이 만나는 지점에서 또 다른 시선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전솔비
Vol.20161229c | Outskirts-경계의 외부자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