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강정민_권지은_김물_김미숙_김수현_김아연 김원_김윰_김정은_나형민_노신경_리강 박능생_박은진_박찬상_박철수_박홍수_배민성 서은애_성태훈_송인_신주호_앨리스양 양페이장_유가월_유진경_윤진숙_윤혜원 이경훈_이구용_이길우_이상덕_이안자_이태욱 이해련_이혜윤_이혜진_이효숙_장혜란_전주희 정광복_정재호_정해영_조상렬_조은희 차동하_한상아_한유진_한호규_후번치
후원 / (주)천조글로벌_주)천우천사 네오룩_디아티스트 매거진_아트타임즈 협찬 / (주)장수오미자주_국제언론인연합회_기부천사클럽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벽원미술관 HANBYEOKWON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삼청로 83(팔판동 35-1번지) 전관 Tel. +82.(0)2.732.3777
한국화韓國畵는 동아시아의 오랜 수묵채색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16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닌 장르로 산수화가 주류를 이루어왔으며, 인물화와 화조화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져왔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서양의 미술과 접촉케 되고, 세계와 호흡하면서 적지 않은 변모를 겪게 되었다. 기존 수묵채색화의 주제와 조형어법이 유지되기도, 변형되기도, 사라지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았을 때 여기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도 존재했다. ●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분명한 것은 한국화 작가들이 새로운 방법의 모색과 전통의 계승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명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험해왔다는 것이다. 이번 "현실과 가상의 스펙트럼"전은 바로 이러한 작가들의 다양한 모색의 흔적과 결과를 엿볼 수 있는 자리이다. 확실히 이번 출품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라는 기존 수묵채색화의 장르 구분을 무색케 한다. 이는 현대 화단의 창작 경향을 통해볼 때, 일면 특별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사실 작가들의 치열한 실험과 모색의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또한 이는 전지구화 시대가 된 현재의 시점에 세계적 보편성 모색의 흔적이기도 하다.
축제의 분위기가 조화로운 색면의 콜라주로 표현되기도, 어두운 밤 도로에 들어찬 자동차 행렬이 수묵의 필선과 농담으로 그려지기도, 날지 못하는 닭이 하늘을 나는 상상 속의 광경이 옻칠로 묘사되기도, 기억 속의 풍경과 잔상이 향불로 태운 자국을 통해 숨겨지고 드러나기도 하며, 실과 바늘로 수놓아진 내면의 풍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 전시명에 드러나듯이 출품작들은 각각의 작가들이 눈과 마음으로 느낀 현실과 가상의 다양한 모습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작가들은 본인의 예술관과 의도, 취향에 따라 작품의 주제를 현실에서 찾기도, 가상에서 찾기도 했다. 또한 자신이 생각한 바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나름대로의 기법과 재료를 선택하고, 거기에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각 작가의 작업이 매우 이질적인 주제와 표현, 특징을 지니게 되었다. 이는 기존의 수묵채색화를 현대화하고, 또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작가의 내면을 투사한 결과인 것이다.
시대와 상황이 달라진 만큼 먹과 채색을 이용한 그림만이 한국화라는 정의는 더 이상의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떤 주제를 어떤 제재로, 어떤 기법과 재료로 그리는지는 해당 작품을 한국화라고 지칭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잣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어떤 재료와 기법을 쓰느냐하는 사실 자체보다는 어떤 재료와 기법이든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아크릴과 같은 재료, 콜라주와 같은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한국적 정서와 분위기를 담보할 수 있다면 그 작품은 한국화의 범주에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국적'이라는 용어가 다분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이긴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그러하다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한국적'인 뉘앙스는 분명 존재한다고 믿는다. 이는 필연적으로 '중국적'인 것을 담아내고자 했을 4인의 중국 작가들에게도 유효한 부분이다.
현실과 가상의 주제화, 그리고 작가와 관람자 내면의 투영은 어떻게 보면 현대 미술의 중요한 특징으로 한국화의 현대화 여정에 있어서 하나의 과정과 양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현실과 가상의 스펙트럼"전이 단순한 단체전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가 한국화의 역량과 미래를 가늠하는 하나의 바로미터로 기능하기를 기대해 본다. ■ 장준구
Vol.20161214j | 현실과 가상의 스펙트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