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1216_금요일_06:00pm
부대행사 매칭토크 & 리셉션 매칭토크 / 고동연(미술사/비평)_김하경 달린 * 선착순 20명, 성함&이메일&연락처를 [email protected]로 송부
2016 아이공 신진작가지원展
주최 /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주관 / 미디어극장 아이공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주말_12:00pm~06:00pm / 월요일, 25일 휴관
미디어극장 아이공 I-GONG Alternative Visual Culture Factory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53 B1 Tel. +82.(0)2.337.2873 www.igong.org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때, 내 외할머니의 친구 순이(가명)는 실제 좌익활동가였을까 아니면 부역 했다는 누명을 쓴 것일까? 순이는 과연 "빨갱이" 였을까? 진실은 중요하다. 그러나 진실과 무관하게 한국전쟁은 순이라는 개인에게 빨갱이라는 낙인과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남겼고, 이것은 비단 순이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녀는 공식적인 역사가 거두지 못한 수많은 익명의 이데올로기적 희생자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진실이 무엇이었는가에 다가가기 앞서 우리가 질문하고 답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대체 무엇이 순이의 주변인들에 있어서, 그리고 국가 차원의 역사적 내러티브에 있어서 진실이라 쓰여지고 믿어졌을까? 전쟁이 잠정적으로 멈춘지 60여년이 지난 지금, 전쟁의 부조리를 직접 겪은 기성세대에게 있어 "빨갱이"의 수사는 어째서 전쟁 당시의 효력을 잃지 않고 있는 걸까? 「메모랜덤 MemoRandom」 프로젝트는 냉전을 이른바 '차갑고 평화로운 (cold and peaceful)' 전쟁이라 상정하는 서구 담론에 건네는, 그리고 냉전의 혈흔을 지우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 뿌리는 메모들의 모음이다. 한국전쟁의 기억에 대한 비공식적 기록으로서의 메모랜덤 (memorandum) 과 임의적이고 파편적인 끄적임들로서의 메모랜덤 (memo random) 을 통해 절대 차갑지 않은 냉전의 경험과 기억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아직은 이념, 사상, 이데올로기라는 단어가 폐기되지 않은 현대 한국사회를 더 이해하고자 한다. 본 전시는 무기한으로 진행될 프로젝트인 「메모랜덤 MemoRandom」 의 시작점인 세 개의 영상 모듈 「G (知)」, 「A (我)」, 「GA (可)」 와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기록으로서의 설치물 「비망록 Memorandum for MemoRandom」으로 구성되어있다. G (知) ● 1950-60년대 외할머니 세대가 보았을법한 미공보부(USIS) 제작 문화영화들을 현재 시점에서 재연한 영상이다. 전쟁 당시와 이후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반공주의, 개발주의에 대한 수사의 연속과 모순, 그리고 대한민국/서울이라는 공간의 변화를 보여준다.
A (我) ●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전쟁과 귀신에 대한 이미지들과 외할머니가 출연하는 홈비디오 푸티지를 이용한 비주얼 에세이다. 익명의 이방인/서구인 'A' 또는 작가 자신인 '我'의 이해를 위해 만들어진 '진지한(sober)' 번역으로서 기능하며, 외할머니의 시점에서 억울하게 좌익활동가라는 누명을 쓴 순이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좌익활동가라고 비난 받았던 순이네 부녀의 이야기부터 엘레베이터에 부재하는 4층과 붉은 색으로 이름을 쓰는 것의 금기까지, 개인으로서의 외할머니 서난석의 기억과 보편적인 문화적 지식이 지시하는 귀신들림(hauntedness)을 시사한다.
GA (可) ● 외할머니의 형제자매들과 순이를 둘러싼 사건이 일어났던 마을의 주민들의 시점에서 순이의 이야기를 인터뷰 파편들의 사운드와 사건의 실제 무대인 평화로운 마을의 이미지로 풀어낸다. 순이가 좌익활동을 했다는 증언과 이 마을에는 좌익활동이 없었다는 증언들이 엇갈리는 모듈로서, 한 사건을 이해하는 데에 가능한 다양한 시점들을 혼합하여 제시한다. ■ 김하경 달린
미디어극장 아이공의 2016년 마지막 전시는 올해 아이공 신진작가공모에 당선된 김하경 달린의 「메모랜덤 MemoRandom」이다. 김하경 달린은 영상매체, 특히 다큐멘터리적 구성으로 역사, 디아스포라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가이다. 이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자라온 작가의 개인적 역사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며, 공존하는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작품은 1950-60년대 우리의 조부모 세대가 보았을법한 미공보부(USIS) 제작 문화영화들과 현재를 교차한 영상, 작가가 사유한 외할머니의 친구 '순이'의 이야기,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푸티지 등으로 구성된다. 김하경 달린은 자신이 사유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끌어와 산재된 이미지들과 함께 우리의 기억으로 변용한다. 이와 함께 작가가 제시하는 한국에서 금기인 색인 동시에 전쟁의 색을 이미지화한다. 김하경 달린은 메모랜덤을 통해 역사와 진실을 영상과 이미지를 통해 재조명하는 수행자가 되며, 관객은 작가가 재조명하는 지점에 머무르는 당사자가 된다. 현재의 우리는 전쟁을 대상화 하며 역사의 단지 한 부분으로 간주하지만 전쟁은 지금의 거의 모든 것과 맞물려 있다. 전쟁사회학적 측면에서 볼 때 전쟁은 현재의 사회발전 과정과 동시대 이데올로기의 전개와 결코 무관하지 않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쟁의 그 이면인 기록되지 않은 기록, 그리고 개인의 고통과 상실에 대해서도 우리는 함께 이야기하여야 한다. 영상작품의 일부인 모듈에 나오는 '파괴의 풍경은 단조롭다'는 문장이 떠오른다. 본 전시를 통해 단조로운 풍경 속에 외면된 한국전쟁의 기억과 진실, 그리고 전쟁을 겪은 이들에게 실존하는 비극을 함께 '비망(備忘)'하고자 한다. ■ 미디어극장 아이공
Vol.20161211f | 김하경 달린展 / KIMHAHKYUNG Darline / ???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