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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아 블로그_blog.naver.com/kma1113a
초대일시 / 2016_1209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6_1210_토요일_02:00pm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 Tel. +82.(0)2.736.6669/737.6669 www.galleryis.com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해 매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은 관계의 소중함을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소통하면서 살기가 쉽지 않다. 그 때문에 더욱 서로 공감하고, 공감 받는 관계를 갈망한다. ● 우리는 가정에서 가족들과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많은 시간을 직장이나 학교 내 인간관계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가족,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과 정치질, 그리고 그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감정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하였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 의지하고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고 형제끼리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모습도 있을 것이고 서로 사랑하기는 하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서로 간극이 더 크게 느껴서 더 미워하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를 겪는 모습도 보아왔을 것이고 또한 서로 욕망의 타협점을 찾지 못해 계속 갈등하고 미워하다 급기야는 저놈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다는 상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이렇듯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에 대한 경험을 하며 미술치료를 공부하게 되면서 인간과 인간관계의 심리를 이해하는 폭이 더 깊어졌다. 또한 미술을 통해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해소하는 방법론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김명아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관계를 맺으면서 생기는 다양한 감정들을 관찰하고, 불편했던 감정을 해소하거나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장치를 제작하는 작업, 두 사람 사이 소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형태를 반복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 청각장애 아동들과 미술치료를 진행했을 때 내담자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그림 속에서 사정없이 때려주고 싶은 욕망을 그림 속에 적나라하게 표현한 적이 있었다. 언뜻 보면 내담자가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것이 아닌지 추측할 수도 있는데 쉽게 표현하기 힘든 내적인 욕망을 그림이라는 가상의 세계 속에서 대리 충족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분노, 적개심이 한결 가라앉은 상태였다. 이로 인해 작가는 미술의 치유적인 기능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2015년에 단체생활을 하게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해 싫어하는 사람, 혹은 생각을 절실하게 바꿔놓고 싶은 사람들을 세뇌시키는 장치를 제작했다. 결박장치가 되어 있는 오래된 느낌의 녹슨 고문의자 위에 머리마저 완벽하게 결박시킬 수 있는 장치가 결합되어 있다. 모든 감각이 집중되어 있는 머리에 청음, 후각, 발성 등의 나머지 감각을 다 차단해 버린 상태에서 오로지 시각적으로 스마트 폰에서 계속 반짝이는 텍스트만 반복적으로 주입 받는 장치인 것이다. 실제로, 다른 정보를 전혀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한 가지의 정보만 반복적으로 제공받으면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세뇌효과가 있다고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 이 '세뇌하는 헬멧'의 제작을 시작으로 작가는 계속해서 인간관계에 대한 장치를 실험적으로 작업하였다. '억지로 붙잡아두다'는 작가가 계속 같이 있고 싶어하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붙잡아두는 장치이다. 계속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 그들을 붙잡고 싶었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 떠나가려고 하는 대상에 대한 서글픈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에 더 강하게 옥죄고 속박하는 장치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 장치는 떠난 대상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그 남자'는 작가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애써 무시하면서 무의식 속에 묻어두었다가 비로소 용기 내어 나 자신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을 직면하기 위해 만든 장치이다.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빈 의자 기법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좀더 노골적으로 상처를 줬던 대상을 표현했다. '그 남자'를 마주보면서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다. ● 그리고 작가는 가장 친밀한 관계로 상징되는 가족 사이 소통에도 주목한다. 결혼생활에 관한 드로잉은 부부가 결혼을 했다는 증명인 웨딩 사진이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레이어 드로잉을 했다. 시간의 겁을 지나오면서 계속 변화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기하학적이고 반복적인 형태로 드로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된 감정 드로잉은 점차 흐려져서 사라지지만 무의식 어딘가에는 있는, 그런 모습이다. ● 인간관계에는 정답은 없고, 작가가 제작한 장치들도 미술이라는 가상의 세계 안에서 존재하는 것이지만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현대 미술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 믿는다. ■ 김명아
Vol.20161207e | 김명아展 / KIMMYUNGAH / 金明雅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