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VIEW EFFECT

갤러리밈 엠큐브 프로젝트 ● 갤러리밈의 '엠큐브프로젝트' (M'Cube Project) 는 동시대 미술의 가치를 통찰과 깊이로 다져가는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전시 프로그램입니다. ■

윤성필_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2_알루미늄 판, 동전, 자석, 동작센서, 타이머_148×148×7cm_2016

앞서 열린 개인전 (멈추어 서서 바라보다 2016 / 한미갤러리) 에서 윤성필 작가는 작업 과정을 촬영한 짤막한 영상(Chaos, Cosmos, Circulation)을 공개했다. 2년 전 동료 작가 Matthew Szrvhrnyi가 촬영한 이 영상에서 어린 시절 천식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겼음을 회상한 바 있다. 그가 세계와 우주의 생성과 변화의 원리에 관심을 쏟게 된 배경이었다.

윤성필_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3_ 알루미늄 판, 액체자성유도체, 자석, 동작센서, 타이머_148×148×7cm_2016_부분

윤성필은 「태극」(2005), 「에너지」 시리즈를 비롯해 생성, 순환 등의 관념적인 제목을 단 초기 작업을 통해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철 등의 재료를 용접하고 볼트와 너트로 죄면서 형태가 품은 역동성을 표현한 바 있다. 금속 띠를 증식시켜 가며 팽팽한 긴장을 드러내는 이 작업들은 모든 공정이 작가의 손에 의해 조립되고 연마되는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집중의 결과물이었다.

윤성필_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3_ 알루미늄 판, 액체자성유도체, 자석, 동작센서, 타이머_148×148×7cm_2016

최근 그의 작업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기존의 완성도 높은 작업과 병행해 평면과 입체에 대한 개념적 모색이 더해지는 광경이다. 재료와 형태 속에 갇힌 '에너지'는 표면 밖으로 흘러 넘친다. 본드와 물을 섞어 갠 쇳가루가 원을 그리거나 흘러내려 쌓인다. 모터 등 구동장치가 결합된 벽체는 '공간'을 장착하고 그 위로 여러 물체들(동전, 철사, 쇳가루, 쇠구슬 등)이 불규칙적으로 진동하며 움직인다. 자기충족적인 견고함을 지닌 입체 작업에서 이렇듯 구체적이고 생생한 흔적의 축적으로 작업 경향이 변화해간 것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3미터짜리 높이의 작업 「이것이 그것이고 그것이 이것이다」는 벽체 뒤에서 회전하는 기계장치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쇠줄의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모듈에 따라 제작된 제어장치의 치밀한 작동과 대조적으로 이 형상기억합금 소재의 쇠줄은 제멋대로 움직이며 무심한 낙서, 또는 무의식적인 드로잉을 그려낸다.

윤성필_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4_알루미늄 판, 동전, 자석, 동작센서, 타이머_148×148×7cm_2016

끈질기고 성실한 작업 태도, 8년 간의 유학 및 유럽 활동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변화를 추동 했을지도 모른다. 즉 우주의 생성과 순환이라는 관념을 담고자 했던 작가의 대담한 시도가 이제 원숙한 시야를 확보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란된 형태와 액체적 유동성과 진동을 실험한 그의 작업은 우리의 삶과 세계가 지닌 혼돈이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그 혼돈이야말로 관념적 도식으로 포착할 수 없는 생명력 그 자체 아닐까. 앞서 언급한 영상에서 작가의 작업실을 향해 힘차게 땅을 박차며 퀵 보드를 타는 다섯 살배기 딸아이처럼 말이다. ■ 강상훈

윤성필_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F-04_ 알루미늄 판, 모형자동차, 자석, 동작센서, 타이머_148×148×7cm_2016

Artist Yoon Sungfeel released a short video about his work process (Fields of immersion) at the solo exhibition held in Hanmi Gallery. This video shot by his colleague, artist Mathew Szecheny 2 years ago, harks back to how he managed to survive death due to asthma when he was young. This is why the artist is strongly drawn to the creation of universe and the world as well as to principles of change. Yoon Sungfeel expressed the dynamics contained in forms by fusing materials such as stainless steel or iron and tightening nuts and bolts in his early works which had abstract names such as 'creation' and 'circulation' including his 「Energy」 series and 「Yin-yang」 (2005). These works which reveal tight tension while creating more and more metal bands are the fruit of the artist's psychological concentration and physical labor of assembling and polishing in all the relevant processes that took place. What is especially noticeable in his recent works is how conceptual exploration of 2D and 3D is added to them by juxtaposing them with the artworks he made in the past which have a high degree of completeness. 'Energy' trapped in format and medium comes pouring out and flowing over the surface. Iron powder mixed with water and an adhesive makes a circle or flows down and piles up. Walls that have devices such as a motor attached to them mount 'space' and a variety of objects such as coins, wires, iron powder, iron marbles vibrate while making irregular movements on top of them. His work style changed from focusing on 3D works which reflected adamancy of self-fulfillment to the accumulation of such specific and vivid traces. His 3 meters-high 「This is That and That is This」 displayed in this exhibition shows the trajectory of an iron wire whose movements are unpredictable as they are controlled by a machine spinning behind the walls. Contrary to the strictly planned movements of the control device made up of modules, this shape memory alloy made of iron wire draws indifferent doodles or unconscious drawings while moving freely as it pleases. Perhaps a factor more significant than his sincere and unrelenting attitude of creating artworks, 8 years of studying abroad and his activities in Europe drove this change. In other words, the bold attempt at reflecting the concept of the creation and circulation of the universe has now gained a more mature perspective. His works which experimented with disrupted forms, liquid fluidity and vibrations seem to have the confusion present in our lives and the world we now live in. Isn't that confusion precisely the vitality itself that cannot be captured with a conceptual picture? Just like the 5-years old daughter on a kickboard kicking the ground hard to push it ahead toward the artist's workshop in the aforementioned video. ■ 강상훈

Vol.20161207d | 윤성필展 / YUNSUNGFEEL / 尹聖弼 / installation.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