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8:00pm
청림갤러리 CHEONGRIM GALLERY 경기 광명시 철산로 36 알렉스타워 9층 Tel. +82.(0)2.2687.0003 www.gcr.kr
낯선 공간에 노출되었다가 익숙한 공간으로 놓여졌을 때의 편안함과 안도감. 이 편안함과 안도감이 무엇이기에 매일 나를 캔버스 앞으로 데려다 놓는 것 일까? ● 이것을 알기 위해 우선 기억 속 익숙한 공간과 장소를 캔버스위에 잘게 쪼개어 나가본다. 그 공간과 장소는 구체적인 풍경이 아닌 나의 기억속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메타포이다. 가령, 작업실, 나의 방, 내가 살아왔던 동네는 내 정체성이 깊이 스며든 가장 친숙하고 익숙한 공간이다. 익숙한 공간과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재구성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곳, 낯선 곳으로 보여지게 진다. 익숙한 공간이 또 다른 낯선 공간으로 재탄생 되는 것에 대한 흥미가 조금 더 확장되어 지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구글맵으로 내가 사는 동네와 내가 스쳐지나 다니던 곳들을 위성으로 바라보니 온통 기하학적 도형과 조형의 요소인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흥미로운 한 장의 사진이었다. 이후에는 세계지도를 바닥에 펼쳐 놓고 바라보니 더 재미난 도형들이 퍼즐처럼 여기저기 놓여져 있었다. 내가 머물었던 공간과 장소 혹은 가보지 않은 낯선 곳들의 형상을 기하학적 도형과 조형의 요소를 통해 재구성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가보지 못한 낯선 공간과 장소들은 나에게 기대감과 동시에 두려움을 함께 주곤 한다. 항상 익숙하고 편안하며 반복적이고 보통의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낯선 공간이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더 큰 공간으로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포근한 느낌을 세세하게 상기시키려 노력해본다. 그런 노력이 우선적으로 몸에 따스히 다가와 저절로 나를 반응하게 하는 추상적, 파스텔 톤의 색면 구성작업에 다가가게 하였다. 다음단계로, 날마다 소멸되어 가는 기억을 평면에 색면으로 붙잡아 두는 작업을 이어간다. 앞서 언급한 낯선 시공간에서의 두려움을 떨쳐내려는 '본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이 두 과정으로 구체화된다.
이렇게 낯설고 불편한 공간을 익숙한 공간으로 바꿔 스스로 안도감을 가지려는 이 일련의 과정들은 마치 카멜레온 같은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취하는 반응과 유사하다. 지도 위의 수많은 조각과 선들처럼 복잡한 사회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려는 각자 자신만의 방어 본능을 가져야만하지 않을까? ● 이렇게 오랜 시간 축적된 이미지와 기억을 나만의 감성과 시간으로 계속 표현해 보려고 한다. ■ 양승원
Vol.20161205c | 양승원展 / YANGSEUNGWON / 梁升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