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1203_토요일_04:00pm
참여작가 김동규_김수연_박천욱_이의록_이주리 캐스퍼강_줄리앙 코와네_예술공동체 단디
기획 / 김유미_전수연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협력형 사업
관람시간 / 09:30am~12:00pm / 01:00pm~05:30pm / 월요일 휴관
구)제물포구락부 JEMULPO CLUB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남로 25(송학동1가 11-1번지) Tel. +82.(0)32.765.0261 www.jemulpoclub.com
이차도(Richard Hanning)의 조선미술보물순례展에 부텨 ● 눈을 감으면 내가 朝鮮땅에 도착한 一千八百九十九年 七月, 지평선 외로 남상히 너머다뵈이는 제물포구의 모양이 보힌다. 나는 안개에 눌녀 희미하고 고요한 포구의 풍경에 고만 마음을 빼앗기고 마랏다. 은혜를 베푸는 신이시여! 동방에 반짝이는 별과가튼 이 땅을 엇지 이리 숨기셧나옴니까! 은둔의 왕국답게 朝鮮에서 첫재로 바든 인상은 장옷을 쓰고 한쪽 눈만 겨우 내어노코 다니는 수접은 처녀의 모습 가탓다. 하지만 일단 각갑한 장옷을 버서보라. 얼마나 흥미가 진진한 볼거리가 만흔 곳인지. 내 무역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 淸國, 日本 모두 다녓스나 지금까지 보지 못하든 원시적이고 이국적이고 유니크한 文化가 이 땅에 잇더라. 느리고 가련한 사람들, 그리고 나른한 아름다움. 나는 二年 동안 仁川은 물론이요, 京城, 大邱, 釜山, 平壤, 元山을 다니며 朝鮮 텬디 방방곡곡에 헛허저잇는 보물들을 차자다녓다. 전심력을 다하야 모흔 콜렉션을 공중압헤 제공하야 그 깃붐에 몸둘 바를 모르겟다.
아! 朝鮮이여! 무엇이 나의 가슴을 그토록 설레이게 하얏는가. 朝鮮 사람들은 사소한 물건 하나하나마다 스피릿이 담겨잇다더라. 심지어 머리카락조차 자르지 아니하는 모습에 내 실소를 금치못하엿으나 그 비범한 상상력에 탄복할수박에. 그러니 朝鮮의 文化와 예술에는 명공의 손끗에서 전하는 고귀한 숨결과 선인의 혼마저 늑길수 잇는거시다. 그런데 말이다. 朝鮮에는 빗바랜 왕조의 녯 영광을 과시하는 유적들말고도 얼마나 풍부하고 중요한 민속 자산이 잇는지 도모지 모른다. 실제로는 朝鮮의 아름다움이란 淸國의 거신지, 日本의 거신지도 모를 여느 량반들의 사치품이 아니라 일반 朝鮮人의 생활과 풍속에서 최정의 정점에 달한 예술성을 늣길수잇다. 문화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가꾸는 활동이란 말이다. 더이상 대작을 창조할 능력은 업지만 그저 되는대로 그리고 잡히는대로 만드는 일반 朝鮮人의 예술에서 朝鮮 文化의 정수가 기어히 발휘되는것이니라. ● 이번 전람에서 선보일 수집품들을 내 자신만만하게 소개하니 잠간 음미하도록 한다. 몬저 김수연氏의 작품은 그림과 스컯쳐의 두다리를 한꺼번에 걸처놋코잇다. 朝鮮人들은 예로부터 그림을 눈으로 보는거시아니요, 마음으로 그렷다하얏도다. 그엇지 가능하기나 한말인가. 그런데 김氏의 작품을 바라보고섯슬제 마치 귓잔등에서 개가 왈왈짓는 마음의 소래가요란히 들린다. 마음에 의하야 그린 그림은 예술로 하야금 영원케하고 그 작품을 영겁의 美로 인도한다. ● 관람장 창문에 걸린 커-튼은 이주리氏에게 주문하야 만든 작품이다. 커튼의 면면을 유심히 치어다보면 朝鮮에서 제일유명한 거스로 꼽히는 설화를 수놓앗다 하엿더라. 朝鮮의 문자를 모르는 나로서는 명언할수 업지만 엇재던지 朝鮮人들은 한눈에 이해하는 바이랴. 그 뿌리가 민족적이고 평민적인 이야기인지라 朝鮮의 아이덴티티를 알기에 적합하얏다.
가나다(Canada)에서 온 캬스퍼-강氏는 조선인들의 건축물을 화폭에 시러노았다. 강氏는 나와 갓치 이방인의 신분이지마는 특출난 안목으로 朝鮮의 자연과 문명을 견하얏다. 강氏의 그림에는 밋그러지듯 풍부한 붓질이 가득하리니 분명 朝鮮의 정조가 흐른다할만큼 유려하다 아니할수업다. ● 나의 불란서인 동료 주리안氏(Julien Coignet) 역시 朝鮮의 거슬 모으는데 그는 지도에 모으기에 여념이 업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일찌기 과학적 지식에 의하야 지도를 만드는 거시 풍미하얏다. 주리안이 朝鮮에서 차즌거슨 그런 기술은 업지만 적당히 구색하야 노흔 朝鮮의 지도이다. ● 내가 朝鮮 각디를 여행하는 중에 모흔 전통과 시대문화를 대표하는 보물들은 무엇하나 귀중하지 아니한거시업다. 朝鮮의 예술적 가치가 녹아나리는 가구를 모으기는 용이치안으나 겨우차즌 한 작자의 개다리소반은 순조션식의 밥상을 예술의 경지로 올린 걸작 중에 걸작이라 하얏나니. 사발 몃개가 잇어야할 밥상우에 뚤린 구멍은 空의 미학을 드러내는데 마치 달의 모양을 달믄듯 감히 자연의 도리를 조차가는 朝鮮이라 하겟다. ● 朝鮮의 문자이야기를 빼노을수업다. 그거슨 흡사 자음과 모음이 합하야 퍼즐가치 보이기도하고 붓으로 쓴 글씨는 지르르흘르는 미감을 가진다. 나난 여행하면서 만난 朝鮮사람들로 하야금 내 이름을 소래나는대로 朝鮮의 문자로 써달라청하엿다. 朝鮮人들이 나의 이름을 쓸때에 우리는 소통을함애 비로소 친구사이가 되엇다.
제물포에서 기념품으로 모흔 건축물 사진엽서로 朝鮮의 현재에 대하야 말하기를 洋人들이 입경한후로 朝鮮의 풍경은 보기조흔 모양으로 밧귀엇다. 朝鮮에서는 각디의 명승고적, 풍속 등 여러가지를 활동사진이나 그림엽서로 맨드러가지고 파는데, 이 사진엽서를 보면 洋人들의 축적된 경험과 그들이 보급한 건축재료로 이제야 朝鮮도 겨우 도시적 면모를 띤다고 하겠다.朝鮮人들은 이런 긔회를 놋치지말고 텰저히 리용하야 과학도 배와야하겟고 세계 현대文化에 참렬해야하겟다. ● 끗으로 한마디만 더 부친다. 朝鮮인들은 자기 文化를 한번 생각하여 볼거시다. 깁흔 울림을 간직한 자기 문화를 소중히 녁이지못하야 나난 그거시 한업이 애석하얏다. 밧구어말하면 朝鮮人은 귀중한 文化를 자중자애해도 모자를 판에 그거슬 엇지 다루는지몰라 이를 바라보는 나의 가슴에 차는 슯흠을 누를길이 업다. 내 비록 무역의 일꾼으로서 朝鮮에 왓지마는 예술에 관한 놉흔 감식안으로 수집가를 자처할진대 朝鮮의 文化를 지켜야 마땅하다. 구미각국에서는 진즉이 박물관을 설립하여 중요한 미술과 역사적 보물을 보존해왓다. 생각하건대 이 수집품들은 장차 내가 독일로 귀국하야 유수한 박물관에 기증할거시다. 앗기는 이 수집품은 독일 박물관의 뛰어난 학식과 경험을 통하야 朝鮮에서보다 조흔 대우를 바드며 세계인류의 文化 발전에 공헌할것이 분명하다. 또한 진기한 보물로 가득찬 이 변방의 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소중한 자료가 될거시다. 차마 수집치못한 것들을 두고 이 땅을 떠나려니 발거름이 무거워 계속 뒤를 돌아본다. ■ 이차도 (번역_서관옥)
독일인 이차도의 『조선미술보물순례』展을 보고 ● 朝鮮을 사랑하는 독일인 이차도氏는 一千九百一年十一月三十日부터 十二月十八일까지 仁川 제물포구락부에서 전람회를 개최하기로 되엇는데 진렬된 작품은 이차도氏의 소장품이며 입장은 무료라 한다. 今年六月에 문을 연 제물포구락부는 朝鮮에 거주하는 外國人의 사교장으로 만국공원 앞에 잇으며 러시아人 사 바-친氏에 의해 설계되얏다. 양옥풍의 이층건물은 仁川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흔 위치를 자랑한다. ● 이차도氏는 세창양행의 관리인으로 仁川에 거주하며 美術에 뜻을 두어 朝鮮미술을 독습으로 연구해왓다. 또한 그의 부인은 일즉이 독일에서 미술학교를 졸업하야 미술에 높은 식견을 가젓슬 것이다. 그리하야 이차도氏는 미술품수집에 감별안과 취미가 만코 또 자력이 충분하니 그가 모은 朝鮮미술품 전부가 다 일품이오 진품이라고 京城까지 명성이 높다. 허나 그는 二年間의 朝鮮생활을 끗마치고 독일귀국을 기념하야 그동안 모와노흔 朝鮮미술품을 소개한다는 거시다. 필자는 우둔한 신경으로나마 회장에서 감각한바를 솔직하게 적으려한다. 서언이 너머 길어젓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필자는 대망한 기대를 가지고 회장으로 들어섯다. 일즉이 朝鮮의 文化는 흙구덩이에서 나오는 엽전한품을 보드래도 자존심을 직키기에는 붓그럽지 않은 위대한 정신을 보혀준다. 전시제목에도 씨여잇는 것과 가티 朝鮮의 진귀한 미술보물을 기대햇거늘 필자는 곤란을 느끼지 안홀수업엇다. 朝鮮의 고결하고 숭엄한 文化는 온데간데업고 진렬품은 요모조모로 보아 기기묘묘하다. 이거슨 고구려 골동품인가 신라의 골동품인가 고려의 골동품인가 조선의 미술품인가. 우리 선인들의 품위와 정취는 어데에 잇는가. 조선에서 나고자란 필자에 식견으로 보아 안타깝기 그지업다. 자신의 소장품을 자랑스레 설명하는 이차도의 모습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 그가 모와노흔 수집품을 자세히 살펴보앗다. 본 전람회에 여류화가 김수연의 작품이 걸려잇다. 그녀가 보고 그린 물품과 洋畵가 함께 전시되앗다. 西洋人들은 朝鮮의 예술인들이 모다 정신이나 심상만을 그린 다고 생각헌다. 그러나 그거슨 맞지 아니헌다. 실사구시와 가티 우리네 예술인들은 실제의 풍경와 인물을 보고 연구한다. 그러나 이차도氏는 김수연화가의 작품을 보며 자꾸 朝鮮人의 심상이 보인다고 헌다. 구락부 창가에 걸린 커-튼이 눈이 띈다. 이거슨 어디서 낫느냐 물어보니 여류화가 이주리가 朝鮮의 설화로 수를 놓앗다는 거시다. 설화에 나름의 식견을 자랑해온 필자가 보기에 낫설고 기묘하다. 자세히 보니 이거슨 대대로 내려온 朝鮮의 설화가 아니라. 仁川변두리에 떠도는 잡스러운 설화들이다. 이야기도 마구 뒤섞여 알아볼수도 업다. 구락부 출입구에 걸린 洋畵 역시 독특하다. 화가가 누구나 물어보니 캬스퍼-강이라 한다. 저먼 美國과 접해잇는 가나다(加那陀, Canada) 출신이란다. 그는 朝鮮의 건축과 전통문양을 본 인상을 화폭에 새기엇다. 마치 東洋畵와 西洋畵와 日本의 版畵를 모다 담아 노흔듯허다. 이차도氏는 진렬장 한켠에 그의 불란서人 친구 주리안(Julien Coignet)의 수집품도 선보얏다. 특히 주리안은 朝鮮의 지도에 관심이 만흔듯 허다. 옛부터 朝鮮에서 지도는 지리뿐만 아니라 文化등 국가의 면면을 살펴보는 귀한 자료이다. 한낱 종이에 불과허나 洋人들의 손에 들어간 지도를 보니 마치 朝鮮의 빼얏긴 기분이다.
朝鮮人들이 흔히 쓰는 개다리소반이 보얐다. 그런데 소반 위에 접시를 놓는 자리가 텅 비어있다. 심지어 불에 그을린 자국에 얼룩덜룩허다. 朝鮮의 食文化를 보여주는 家具라는데 어쩐지 朝鮮에 들어와 밥그릇 싸운을 하는 洋人, 大淸國, 日本의 모습가치 보인다. 또한 이차도氏는 朝鮮의 언어에도 관심이 만흔듯 허다. 만나는 朝鮮人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朝鮮語로 적어달라 부탁을 한다. 그에 따르면 朝鮮語로 적힌 자신의 이름을 볼 때마다 마치 자신이 朝鮮에 더욱 가까와 진듯허다는 것이다. 누가 써준 것이냐 물어보니 양반의 것도 있고, 시중을 드는 몸종의 것도 있다한다. 곁곁이 포개진 문자는 알아볼수도 업고 마치 그림같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진렬장 한켠에 사진엽서가 진렬되앗다. 朝鮮의 진풍경을 담흔 사진엽서란다. 그런데 하나가티 西洋風의 사진이다. 알흠답고 기품잇는 朝鮮의 진풍경은 업고 洋風과 淸國風이 요란하게 뒤섞인 사진엽서뿐이다. 朝鮮 고유의 건축과 풍경이 마구 파헤쳐진 사진을 보고 잇자니 外人들에 의해 수탈된 朝鮮의 보는 것가타 개탄스럽다. ● 일즉이 朝鮮미술은 인기가 광장하다. 고려도기와 조선목공은 세계 무비라 할만침 세상이 이미 인정하얏스며 그 방면의 전문가들이 일경하엿다. 그러나 이거시 조흔 것만은 아니다. 민가에서 쓰이는 물건들이 고급 골동품으로 둔갑하야 수집가들을 희롱하고 잇다한다. 아모런 의심업시 洋人들이 이를 사드리니 상인들의 기백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 수 잇다. 이차도氏에게 이러한 사정을 전하니 그의 대답이 인상적이 다. 그는 朝鮮人이 먹고 입고 쓰고 보고 듣고 전하는 어느끗 어느구석이 모다 朝鮮文化라는 것이다. 이차도氏은 오히려 나를 가르치듯 이렇게 말하얏다. "朝鮮人은 아즉 모흔다. 이미 西洋에서는 뮤-지이엄이 도시 곳곳마다 지어서 각국의 요모조모를 모다 모와서 진렬하여왓섯다." 洋人들의 朝鮮골동품의 애장열이 일반화 되는 것은 경하할일이나 동양예술에 대한 해석과 식견이 우리와 상이하다. 이차도氏와의 거리 역시 가차운 듯하나 매우 먼사람이다. 관람을 끗마치고 仁川에서 京城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득히 멀다. ■ 곽춘
□ 연극-조선에 오신 걸 환영하오, 낯선이여.-예술공동체 단디 - 장소: 구)제물포구락부 내 전시장 - 일시 12.03(1회) | 16:30 12.10(2회) | 14:00, 15:00 12.17(2회) | 14:00, 15:00 12.18(2회) | 14:00, 15:00
Vol.20161130h | 이차도의 조선미술보물순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