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57th 갤러리 57th GALLERY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17(송현동 57번지) 2층 Tel. +82.(0)2.733.2657 www.57gallery.co.kr
낡은 건물이 겹겹이 자리 잡은 다세대 주택 창과 창이 만나 사생활이 보호되지 못하는 창문. 노후 된 곳을 보수하며 생기는 각종 소음과 빈 공간을 비집고 침투하는 담배연기는 오늘도 나를 괴롭힌다. 나에게 쉼을 줄 수 있는 공간 안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는 나와 사생활을 들킨 이들은 쉽게 얼굴을 붉히고 갈등이 생겨난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집단 속에서도 이는 다르지 않다. 우리는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지정한 적정한 시기에 따라 진학, 취직, 결혼, 출산, 은퇴 등을 수행했을 때 그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서 '행복과 '안정'을 제공받을 수 있음을 믿는다. 적정시기에 따라 동일한 목표를 갖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속 역할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개인의 해체를 경험하게 되고 주체를 확립하려는 나와 타인과의 의견대립으로 인해 생긴 갈등은 욕구의 불만을 야기했다.
이미지 속 공간은 나의 욕망을 투영하는 곳이다. 비현실적인 밖과 안에서 조차 확립하지 못한 나의 위치와 권리는 물질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 했다. 주체의 결핍은 물질의 소유를 통해 채우지만 개폐장치 없이 골격만 유지하고 있는 곳을 통해 반복되어 들어오는 불안은 나를 위협한다. 해체된 공간은 완성되지 않은 나의 모습과 닮았다. 또한 나의 거주지가 시간의 진행에 따라 노후 되며 부식되는 과정은 마치 우리의 신체처럼 시간이 갈수록 병들고 노화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 같았다. 나의 공간은 불안함을 통해 채워진다.
사적인 공간인 것 같은 실내는 결코 개인적 이야기만 담겨 있다곤 할 수 없다. 내가 다루는 공간은 물리적 측면을 넘어서 사회적, 심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공간속 안과 밖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은 개구부처럼 모순된 삶속 경계에 서있다. ■ 김민경
Vol.20161129e | 김민경展 / KIMMINKYOUNG / 金玟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