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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125_금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서울특별시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오뉴월 이주헌 O'NEWWALL E'JUHEON 서울 성북구 성북로8길 8-6 Tel. 070.4401.6741 www.onewwall.com
신승연 작가는 뇌리 속 기억의 잔상에 신체를 부여하고 기계적 장치를 사용한 물리적 형태로 구현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기억의 주체를 둘러싼 변수로 인해 시시각각 변하는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해 작가는 "기억을 기반으로 한 자유연상의 방식들이 우연과 자의적인 연결 짓기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 돈키호테가 풍차를 향해 돌진할 때 거대함만을 인식한 것과 무엇이 다를까"(「기로에 서다」, 신승연 작업노트 중)라고 질문합니다. ●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대들보와 서까래, 대청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주목하며 이주헌이라는 한옥에 쌓인 기억의 단편들로 공간의 부피를 채워갑니다. 80여 년이라는 오랜 과거의 기억이 배어 있는 이곳에서 관람객은 시간이 축적된 무형의 부피를 통과하며 개인이 품은 기억의 조각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 스페이스 오뉴월
기로에 서다. ● 이주헌 마당을 들어선다. 기둥을 사이에 둔 두 개의 문을 지나면 마루 공간이 나오고 양쪽으로 마주보는 두 개의 방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 시간 버텨온 한옥의 외관에 더해, 묘하게 대칭을 이루는 이 두 공간은 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느낌을 함께 지니고 있는 듯하다.
공간의 외부는 시간의 흐름을 머금은 듯 오래된 한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중정에 들어서자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온 것 같다. 내부로 들어서면 정돈된 바닥이 눈에 띈다. 그리고 대들보와 서까래가 보이는 높은 천장…. 이곳의 역사는 내 키보다 훨씬 위에 있었다. 어느 쪽으로 먼저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중앙의 마루에서는 중정을 끼고 마주보는 공간이 도통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이주헌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다.
그리고 이 단편적 기억을 기반으로 공간을 재구성하여 집이 가진 시간만큼 공간의 부피를 느껴보고자 한다. 중정에서 바라본 두 개의 문은 나의 첫 번째 선택이다. 왜 하필 마루의 기둥은 가운데에서 두 개의 입구를 만들어냈을까? 마루의 공간은 길의 공간이다. 꺾어져 보이지 않는 공간을 향해 갈 수 있는 첫 번째 출입구이자 길이다. 하나의 길은 하나의 공간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나의 기억들 속에서 정해지지 않았던 무수히 많은 것들 중에 하나는 공간의 크기와 높이다. 매번 이주헌을 떠올릴 때마다 기억은 방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크기는 매번 틀렸고, 문턱의 높이도 천장의 높이도 제멋대로였다. 이주헌의 곳곳을 떠올릴 때마다 일부만 또렷이 기억날 뿐, 기억을 꺼내는 순간 그 이미지는 과거의 지식이나 정보 등 여러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의해서 조작되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인상 깊었거나 극적으로 다가왔던 장면을 기계적 장치들을 통해 움직임이 있는 형태로 재구성해 구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를 통해 개개인이 품고 있는 기억이 얼마나 완전하지 않은 상상의 산물인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기억을 기반으로 한 자유연상의 방식들이 우연과 자의적인 연결 짓기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 돈키호테가 풍차를 향해 돌진할 때 거대함만을 인식한 것과 무엇이 다를까. ■ 신승연
Vol.20161128g | 신승연展 / SHINSEUNGYUN / 申昇燕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