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곽수연_구성연_김민수_김용철_김정아_김지희 남현주_이지숙_임영숙_한유진_홍인숙
입장료 / 어른 13,000원 / 청소년(만13~18세) 12,000원 어린이(36개월~만12세 이하) 11,000원
관람시간 / 10:00am~10:00pm / 입장마감_09:30pm
63 아트 미술관 63 ART MUSEU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0번지 63빌딩 60층 Tel. +82.2.789.5663 www.63.co.kr
63아트는 우리나라의 전통 민화에 담겨있는 행복추구의 염원과 길상의 의미를 현대미술 작품들을 통해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대미술 작가들이 전통적인 민화의 소재 및 형식과 의미를 차용하면서도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조형과 의미로 탄생시킨 21세기 민화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찰나, 영원한 염원』展은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치 않는 일상적인 삶에서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민화는 조선 후기에 유행한 채색화로 일본의 미학자였던 야나기 무네요시가 이름없는 백성들이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로 명명한 장르입니다. 조선 사대부들의 유교적 이상을 담았던 수묵화나 문인화와 달리 민화는 화려한 색채로 질박한 필선과 구성적인 공간에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감성을 담았고 모든 계층을 불문하고 폭 넓게 사랑 받으며 조선 후기의 대중적인 미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민화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기능은 자신들이 꿈꾸는 이상과 이루고 싶은 소원들을 그림에 가득담아 생활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폭의 민화에는 다산과 자손번창, 부부의 화합과 백년해로, 사회적 출세와 오래도록 복을 누리며 살고 싶은 현실적인 소망들을 의미하고 상징하는 다양한 소재들이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활짝 핀 모란, 새와 나비들, 친근하거나 귀한 동물들, 물고기, 과일과 채소 등 아주 진귀한 것에서 소소하고 하찮은 것까지 아주 폭넓은 자연물과 일상품들이 화폭에 담겼습니다. 민화는 이렇게 장식화로서 또한 생활미술로서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 들며 보편성을 획득하게 된 것입니다.
많은 현대미술 작가들이 전통 민화의 형식과 구성, 색채와 상징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계속 제작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민화가 가진 현대적인 조형성 때문일 것입니다. 민화의 화면에서 두드러지는 복잡성, 반복성, 추상성, 화려한 색채 등은 현대회화에서 발전한 조형원리나 구조의 특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의 1부에서는 민화에 많이 사용되었던 모란과 같은 꽃을 중심으로 행복에 대한 염원을 현대적인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소개하며 2부에서는 현대인들의 욕망과 상황을 민화적 형식과 모티브를 통해 해학적으로 전달하는 작품들로 구성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민화의 현대적인 변용에서 가장 큰 성취라고 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친숙한 기호를 이용한 팝아트적인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 과거에나 현재에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행복한 삶'에 대한 희망과 염원은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 그리고 지금 이 순간들로 이루어진 우리의 삶에서 우리를 지탱하는 힘입니다. 이번 전시가 한 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며 모든 이들이 서로 행복을 기원하고 응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곽수연은 우리 전통 민화를 바탕으로 그 안에 개, 고양이, 양 등의 동물을 의인화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림을 그린다. 의인화된 작품 속 동물들의 익살스럽고 능청스러운 표정과 몸짓은 공존과 상호작용의 장면을 연출하며 우화적인 교훈을 주고 있으며 작가는 책거리와 같은 민화적 전통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을 통해 현대 민화의 새로운 표본을 만들어 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 특히 개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며 개가 희귀동물들을 찾아가 서로 조우하는 장면은 개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다양한 단면을 풍자하는 것이다.
구성연은 팝콘, 사탕, 설탕 등을 소재로 새로운 형태의 정물사진을 보여주는데 그 중 '사탕 시리즈'는 사탕이 우리 전통 민화의 소재 중 하나인 모란꽃으로 재현된 사진이다. 형형색색의 사탕으로 탄생한 모란꽃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황홀하지만 꽃의 눈부신 아름다움은 달콤함이 금새 녹아 사라져 버리는 사탕과 같으며 이 두 소재는 서로 연상 작용을 일으키며 현대인들의 욕망의 속성을 드러낸다.
김민수의 작품에는 현대적인 소재로 탈바꿈된 민화의 여러 상징물들이 등장한다. 한 쌍의 원앙을 그리며 좋은 인연을, 부귀영화를 위해 모란을, 호랑이를 그리며 잡귀를 물리치고자 했던 전통의 상징과 커피 한잔으로 행복함을 느끼고 구두, 핸드백 등으로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하나의 공간 속에 배치하여 과거나 현재나 부귀영화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임을 보여주며 행복한 삶에 대한 염원과 꿈을 전달하고 있다.
김용철이 그린 모란은 민화의 모란도가 담고 있는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희망과 행복 이다. 그는 모란과 매화 그리고 한 쌍의 새가 있는 화조도, 소나무 등을 현란하고 강렬한 색채의 대비와 주술적 상징으로 표현하였다. 자연 속에서 서로 공생해가는 새와 나무들의 이미지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고 있으며 현세의 행복에 대한 강렬한 소망과 자연과 인간, 우주에 대한 깨달음을 표출한다.
김정아는 현대 도시의 모습을 배경으로 동, 서양의 길상의 뜻을 담은 대상들을 나열하여 자신만의 이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채울 수 없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구현되는 이상향의 공간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민화적인 요소들과 서양에서 행운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동, 식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기쁨과 생동감이 넘치는 공간으로 탄생한다. 이 환상적인 장면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김지희가 작품 속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존재와 욕망으로 자신의 내면을 감추기 위해 치장하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작가는 전통 민화에서 나타나는 모란, 물고기, 나비 등의 동식물과 복을 나타내는 글자들을 현대 사회의 대중적이고 친숙한 소비 기호들과 함께 결합한 화려한 작품들을 통해 마음 속에 감추고 있는 부귀영화와 같은 현세에서의 물질적 욕망을 팝아트적으로 보여준다.
남현주는 한 캔버스 안에 스스로 설정한 구도와 사물들, 그리고 서로 확연히 상충하는 공간들을 결합하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공존시킴으로써 독특하고 이질적인 공간을 만든다. 작가의 작품에서 항상 등장하는 빈 의자는 각 시대마다 변해 온 다양한 가치들에 대한 질문을 상징하며 또한 민화풍의 화조도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는 현실과 이상의 세계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로 작품 안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이지숙은 전통적인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테라코타로 제작하여 소소한 일상 속의 행복의 기운을 전한다. 본래 책가도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귀한 사물들로 채워지지만 작가는 행복을 지키고 염원하는 소시민의 삶 속에 존재하는 소망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 속에 있는 사물들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였다.
임영숙의 그림에서 밥은 민화에 등장하는 모란이나 매화, 동백 같은 화려한 꽃과 결합하거나 크고 작은 집, 나무, 풀 등과 함께 나타나 그 밥 한 그릇에 생의 간절한 소망과 기원이 피워 올라 있음을 보여준다. 옛 민화의 정서가 느껴지는 작가의 작품들은 바로 생의 아름다움, 따뜻함, 행복의 모습을 풍성한 꽃 등을 통해 화려하게 보여주면서 그 안에 가족, 이웃에 대한 사랑과 복을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한유진의 작품에는 사람의 모습을 한 새(가릉빈가迦陵頻伽), 해와 달, 구름, 모란 등의 이미지들이 한데 섞여 공존한다. 이 요소들의 공통점은 동양의 전통적 길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부귀영화, 풍요, 생명력 등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러한 신화적 소재들의 조합을 통해 비상에 대한 꿈을 드러내고 다양한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비상하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을 화면 속에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홍인숙의 그림에는 혼성적이고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데 이러한 혼성성은 낯익은 민화풍의 그림이나 만화나 삽화이미지로 포장되어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자전적인 스토리를 천에 채색을 하거나 바느질을 하기도 하고 한지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소재와 방법을 통해 전달하려고 한다. 작가의 작품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문자인데 일부러 서툴게 쓴 글씨 또는 엉터리 한자 (뜻이 전달되지 않는 한자들)나 꽃을 수놓아 만든 글씨에서 현세대가 느끼는 전통문화와의 단절감을 따뜻한 정서와 유머로 넘어서고자 함을 느낄 수 있다. ■ 63 아트 미술관
Vol.20161119j | 아름다운 찰나, 영원한 염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