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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63아트 미술관 37회 MINI exhibition
입장료 / 어른 13,000원 / 청소년(만13~18세) 12,000원 어린이(36개월~만12세 이하) 11,000원
관람시간 / 10:00am~10:00pm / 입장마감_09:30pm
63 아트 미술관 63 ART MUSEU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0번지 63빌딩 60층 Tel. +82.2.789.5663 www.63.co.kr
조각가 신년식이 11월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63아트미술관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Facets-어떤 나무』 라는 제목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이 오랫동안 몸과 마음으로 소통했던 재료인 나무의 낯선 모습과 대면한다. 이제까지 그의 작품은 자연의 생리를 따르는 유선형의 나뭇결과 인간의 관념 속에 구성되는 기하학적 형체가 교차할 때 나타나는 선명한 대비에서 의미를 도출하였다.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목리(木理)와 공리(工理)가 중첩되며 파생되는 신선한 이질감이 매번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 나타난 목리와 공리의 관계는 예전과 사뭇 다르다. 형태의 내부에 생장하는 나뭇결의 흐름과, 형태의 외부를 재단하는 기하학적 다면(多面) 사이에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공명(共鳴) 관계가 형성되었다. 목리와 공리는 각자의 차원을 견지하면서, 서로의 존재에 미묘하게 감응한다. 나뭇결의 흐름은 공리의 영향을 받아 자연적인 안온함을 벗어나고, 다면체의 구성 또한 목리의 영향을 받아 관념적인 단순성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 결과 나타나게 되는 것은 생경하고 특이한 공간감을 자아내는 비정형의 어떤 나무이다.
이번 전시에서 신년식이 발굴해낸 '어떤 나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자연과 인위, 추상과 구체 사이의 독특한 공명(共鳴)은 '한국 추상조각의 전개'이라는 통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도 눈여겨볼 지점을 가진다. 1950년대 김종영과 같은 작가의 선구적인 작업에 의해 기틀을 다지기 시작한 한국 추상조각은 1960,70년대 수많은 작가와 작품을 배출하며 전성기를 보내었으나, 1980년대 중후반을 변곡점으로 하여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 요인에 대해서는 아직 또렷한 정설이 도출되진 않았고 상당한 예외들이 있지만, 산업사회의 모더니티와 긴밀한 연관을 가졌던 서구의 추상조각과 다르게, '자연친화적 감성'에 경도되었던 한국 추상조각은 그 당시 후기 산업사회로 급격하게 이행하는 일상의 변화에 예민하게 대처할 수가 없었고, 결국 삶과 호흡할 수 있는 동시대성을 잃었다.
신년식의 이번 전시는 목가적인 감성에 기대지 않고, 자연과 인위, 추상과 구체 사이의 관계를 동시대적 삶의 감각에서 새로이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고, 위축된 한국 추상조각을 비평적 견지에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만하다. ■ 63아트미술관
어떤 나무 ● 나무를 낯설게 경험하는 일은 쉽지 않다. 너무나 오랜 시간에 걸쳐 다채롭게 접했던 대상이라서, 그것을 경험하는 관습의 폭도 넓고 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모습의 나무가 나타나든 관습의 범주를 넘기 힘들다. 이는 매일 나무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한 낯설음은 나무에서 비롯되는 경험의 파장이 관습의 영토를 넘어설 때까지 숨죽여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이번 전시에서 신년식의 작품을 접한 관객의 반응은 아마도 미묘한 생경함일 것이다. 나뭇결의 삼차원적인 흐름을 미묘하게 반영하고 있는 비정형의 다면체로 나타난 나무 덩어리는 특이한 성격의 크기, 무게, 부피, 질감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것은 이제껏 자연에서, 일상에서, 전시장에서 보았던 나무와는 사뭇 다른 '어떤' 나무이다. 관객은 그와 같은 생경함에 매혹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세하게 이완된다. 그러면서 관객은 아무런 가공도 거치지 않은 나무의 '있음'이 익숙함을 벗어날 때까지 반향(反響)하고 있는 빈 공간을 신년식과 함께 공유하게 된다. ■ 강정호
Vol.20161119i | 신년식展 / SHEENNYONCHIC / 辛年植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