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추계예술대학교 현대미술공간 C21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로11가길 7 추계예술대학교 창조관 4층 Tel. +82.2.392.5700(#405) www.chugye.ac.kr/mbs/c21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은 본래 불교의 용어로 반야심경 첫 구절에 등장한다. 모든 유형의 사물은 공허한 것이며, 공허한 것은 유형의 사물과 다르지 않다는 말로 색(色: 세상의 현상, 물질적인 것)과 공(空: 고정성이 없는 것) 이 따로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임을 의미한다. 자칫하면 허무주의적이고 염세적으로 읽힐 수 있는 이 구절은 세상에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존재는 끊임없는 변화와 관계 속에 자신을 드러냄을 설파한다. 그렇기 때문에 존재의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세상과 관계해야하고 노력해야 한다.
『색 시 공』은 본래 색즉시공이 갖는 의미를 조금 비틀어 빛을 통해 현존하는 세계를 드러낸 세 가지 요소 (색, 시간, 공간)를 뜻한다. 이는 또한 전시에 참여하는 세 사람의 조형적인 요소와 작업의 주요개념을 지칭한다. 공통점을 찾기보다 서로의 관점과 의도가 어떻게 다른지 차이를 발견하고 각자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이를 어떻게 작업에서 풀어나가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전시 제목이다. 뚜렷한 공통의 이념이 부재하고 예술에 대한 각자의 태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이번 전시가 지니는 의미일 것이다.
예술가는 예술 행위를 뒷받침하는 나름의 작가의식, 예술관을 끊임없이 정립해가야 한다. 미술계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나의 작업세계,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에서의 혼란을 세 사람은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가. 작품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은 실재보다 큰 상상의 영역임에도 이를 실현해내는데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가. 또한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무엇을 기대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세계 속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성과 세계관을 견고히 만들어가는 것, 그것을 다시 작업으로 환원하여 드러내는 것, 이것이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세 사람의 공통적인 고민이자 궁극적인 지향점일 것이다. 이 때 전제되는 것은 '관계'이며, 현재의 나를 규정하고 시선이 머무는 곳, 대상과의 관계, 사람 사이의 관계, 이 모든 것이 결코 각자의 작업세계와 무관하지 않음을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드러내려한다. 『색 시 공』의 주체들은 막연한 것들을 구체화시키고 선택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 자기 세계를 분명히 설정하고 구축해나가는 과정 위에 있다. ■ 장지혜
Vol.20161110c | 색시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