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마이너스

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   2016_1109_수요일 / 월,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시하_김무늬_다이애나밴드_이선희_윤상은 주희_재주소년_한상아_허강_홍기웅_박제원

후원 / 제주특별자치도_제주문화예술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기획 / 재주도좋아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화요일 휴관

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 JAEJUDOJOA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봉성로2길 9 www.jaejudojoa.com www.facebook.com/jaejudojoa

몸으로 바다의 무게를 재다 ● '재주도 좋아'와 처음 접촉한 것은 현재 '신생 공간' '자생 공간'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 등으로 불리는 젊은 예술가들의 움직임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규격화된 예술 공간인 '화이트 큐브'를 벗어나 예술가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펼치기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는 움직임은 2000년 초반부터 일기 시작해 2016년 현재 한국 미술계의 다양성을 담당하는 커다란 흐름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 재주도 좋아 역시 그런 흐름 중 일부로서 파악하고 접근했었다. 제주도에는 얼추 2000년대 후반부터 서울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의 유입이 시작된 것을 알고 있었고, 그곳에서 뿌리내린 예술가들의 활동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단체를 이루는 구성원 6명 중 한 명인 조원희와의 인터뷰는 가지고 있던 몇 가지 전형적인, 또는 넘겨짚은 예상을 빗나가며 전개됐다. ● 가장 먼저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 단체의 활동 전개를 펼치는 그의 설명이 수 없이 반복한 듯 많이 다듬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에 얘기를 들을 수 있었지만, 이들은 각종 언론들과의 접촉 및 각종 토론-간담회 자리에서 발표 기회가 많았고 그것은 그들이 하고 있는 활동이 꽤 명확한 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내심 놀라게 만들었던 또 다른 이유기도 한 이들의 기조란 이들 활동의 메인 캠페인인 '비치코밍(Beachcombing)'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온갖 형태의 미술이 등장하는 현대미술 안에서도 사회참여적인 색을 짙게 가진 작품들이 존재하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 중에도 캠페인, 즉 조직적, 체계적인 운동의 형태로, 더구나 환경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예술 활동은 확실히 보기 드문 것이었다. 조원희는 원론적으로 느껴지는 환경 운동을 예술의 형식을 빌려 삶의 패턴에 맞는 재미있는 방식을 연구하며 접근한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제주바다에 밀려오는 쓰레기 더미를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관객 혹은 방문객들과 공유하는 주요 활동이 꽤 흥미롭게 들렸고 이해도 됐지만,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를 기사로 옮기면서도 여전히 환경에 대한 주제가 원론적으로 느껴지는 거리감은 좁힐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올해 여름은 정말 더웠다 ● 한편, 이들은 바다쓰레기를 재활용해 흠잡을 곳 없는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반짝반짝 지구 상회' 등의 내부 사업과 시-도 차원 혹은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같은 외부 사업 등의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주도좋아의 기조를 알려왔는데, 적극적인 활동만큼 체계적이고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들이 일 년 내내 쉼 없이 펼쳐지는 듯했다. 그 중에서도 연 중 세 번의 기간을 걸쳐 진행되는 예술가 초청 레시던시 프로그램은 이들의 활동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행사처럼 보였다.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한 예술가들을 첫 번째로 초청했던 짧은 봄이 지나고, 예술가들이 일주일 간 제주에 머물며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일주일 제주바다 레지던시'를 약 20년 만에 찾아온 불볕더위와 함께 했다. 그리고 11월 중순의 늦가을, 재주도 좋아로부터 이 예술가들의 결과 보고전이 펼쳐지는 '비치코밍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 샛노랗게 익어가는 귤나무 밭, 제주의 전형적인 낮은 돌담과 구릉이 펼쳐진 농가들 사이에 자리 잡은 재주도좋아의 공간, 옛 감귤 선과장 내부에선 사진 자료로 봤던 썰렁한 창고의 이미지(굳이 사진이미지를 한마디의 말로 전하자면 '인더스트리얼 빈티지'스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재료로 쓰일 바다쓰레기, 주로 유리병이나 부표, 나무 같은 것들과 작업에 필요한 공구들, 그리고 결과물들 및 각종 집기로 켜켜이,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은 이들이 머문 몇 년의 시간만큼 틈 없이 손때로 채워진 것처럼 보였다. 손이 남긴 흔적은 절대 서늘하거나 '쿨'한 아름다움일 수는 없는 법이다.

김시하_Holiday 설치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6

예술가들이 썰을 풀었다 ● 작품들은 흰색 페인트로 덮지 않은 합판으로 마감된 벽을 배경으로 설치돼 있었다. 오브제가 매달린 모빌 작품이 휘감긴 크리스마스 장식용 꼬마전구와 함께 가장 처음 시선을 빼앗았다. 아들인 김무늬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시하의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집이 내륙의 산 근처에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제주의 푸른 바다를 찾는 목적과 푸른 산을 찾는 목적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얻고 쌓아간 추억만큼 남기고간 잔해들이 생산된다. 작가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리 멀지 않은 예전에 사람들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나무를 벴다. 훗날 자연의 중요성을 느낀 사람들이 선택한 방법은 모순적이게도 자연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플라스틱 재질의 바다쓰레기로 만든 거꾸로 된 크리스마스트리는 온전히 자연에게 지불을 떠넘긴 낭만적인 추억과 휴식의 대가를 상징하는 것 같다.

김무늬_It's reality_단채널 영상_00:06:16_2016

공중 설치된 김시하의 작품과 대꾸를 이루며 바닥 설치된 김무늬의 영상은 역시 바닷가에서 주워 온 슬레이트판 위의 파도 모양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김시하의 작품이 제주바다라는 장소에 관한 개념적 정의와 비유로 이뤄진다면, 김무늬의 작업은 객관적 관찰로부터 비롯된다. 그의 카메라는 밤하늘을 수놓는 폭죽과 맥주 캔,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띄워 보낸 유리병 등을 담으며 낭만과 유희의 바다를 비춘다. 하지만 그 앵글 밖에는 그런 낭만과 유희를 위해 희생된 생명체들이 있다. 바닷가로 떠밀려온 바람 빠진 돌고래 모양의 튜브는 영상의 암시와 맞물리며 실제로 마지막 숨결을 붙잡고 있는 물고기의 사체처럼 느껴진다.

이선희(설치)_유목의 시간_바다유목, 주워온 오브제, 사진, 털실_가변설치_2016

뜨개질, 태피스트리 등의 직조로 작업을 진행해왔던 이선희는 제주 풍경을 태피스트리로 재현한 액자를 만들었다. 옷이 귀하던 시절, 털실로 만들어 입던 옷이 지겨워 질 때쯤, 뜨개질을 다시 풀어 다른 디자인의 옷을 만들어 입었던 것처럼, 작가에게 한 가닥의 섬유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재탄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순환'의 의미를 갖는다. 작가는 이렇게 재탄생이 가능한 본래의 것을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자연 즉, 제주의 풍경은 두꺼운 섬유재료를 사용하며 섬세함을 잃는 대신 색-면추상화처럼 단순하게 재현됐다. 이런 효과가 나은 결과물은 직접적인 제시보다 관람자의 해석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지는 기호화 된 코드를 얻는다. 동시에 바닷가에서 챙겨 온 나뭇가지로 만든 집 모양의 프레임 안에서 회귀의 의미를 더한다.

홍기웅, 박제원(사진)_고산그물

전시장의 모서리에는 홍기웅, 박제원의 사진 작업과 쓰레기가 매달린 그물 설치 작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의 사진은 세련된 디지털 이미지로 파도에 떠밀려온 쓰레기가 아닌 완벽한 형태의 오브제를 담아내고 있다. 이 이미지들이 탄생한 공간은 제주를 이루고 있는 현무암이 부스러기가 되어 사장을 이루고 있는 고산이라는 곳이다. 공산품의 선명한 색과 매끈한 질감은 돌가루의 검은색, 자연의 유기적인 질감과 대비되며 미학적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이 됐다. 애초에 이들의 계획은 자연을 거대한 사진 스튜디오로 삼아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사진 스튜디오를 만들려면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배경지인데, 해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버려진 그물로 배경지를 대체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도착한 고산의 해변에서 발견한 쓰레기 더미들은 배경으로서 간과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공산품들이 대부분인 쓰레기들은 그물, 즉 배경지 앞에 놓이고 전시장으로 들어오며 주인공이 됐다.

윤상은, 주희_흘러나온 알갱이_단채널 영상_2016

무용가 주희윤상은의 퍼포먼스에선 쓰레기를 쓰레기가 되기 이전 하나의 사물로서 인식하고 거리감을 좁히려는 시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레지던시 기간 동안 해변의 백사장에서 주운 쓰레기들을 관찰하고 특징을 몸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비닐봉지의 질감, 물에 둥둥 뜨는 스티로폼의 가벼움, 낡고 찌그러진 깡통 등을 재현하며 이들은 "퍼포먼스가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이 생겼다"고 했다. 사물의 외향에 드러난 특징은 결국 오랜 세월의 결과이며,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쓰레기라 불리는 사물이야말로 짐작도 못할 수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록하는 존재로서의 몸'이 작업의 주요 뼈대라는 이들이 이번 작업에서 기록한 것은 단순히 사물의 특징이 아니라 한 개의 사물인 쓰레기가 가진 이야기이며, 이 예술가들과 만날 있는 자리로 오기까지의 근원을 찾아가는 시도이기도 하다.

다이애나밴드(미디어아트)_누워있는 바다_부표, 전망의자, 사운드 오브젝트_가변설치_2016

이두호와 신원정으로 이뤄진 듀오 예술가 그룹 '다이애나 밴드'는 전시 공간을 벗어나 재주도좋아의 건물 옆에 있는 쓰지 않는 감귤밭에서 작품을 시연했다. 공학과 미술을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운 부표로 디지털악기를 만들었다. 악기들을 오카리나처럼 입으로 불며 손가락으로 악기에 부착된 센서를 짚으면 거리를 두고 설치된 스피커에서 바람소리, 파도소리, 뱃고동 소리, 갈매기 소리 같은 해변의 소리들이 흘러나왔다. 이두호는 접이식 사다리 형태로 만든 높은 의자에 앉아 악기를 연주했고, 주위를 에워싸며 직접 연주해 보는 등의 신기하고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는 어린이 관람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사람들이 환경과 관계를 맺을 때 당연시 되는 감각들, 혹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들에 대한 지적을 했다. 예를 들면, 제주 해변과 같은 지대를 봤을 때 '넓다' 혹은 '비싸다'처럼 자연스레 나오는 수치적 표현 같은 것들이다. 이들은 더 자연스런 소리들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소통하길 원한다. '개인에게 힘을 주는 장치'라고 소개된 악기들은 그들이 발견한 자연스럽고도 증폭된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의 의지가 더 커다랗게 울려 퍼질 수 있게 도와준다.

허강(설치)_만천명월_사진_가변설치_2016

허강은 올해 창립 36년째를 맞이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미술활동으로서는 선배격인 자연미술그룹 '야투'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레지던시 기간 동안 조명이 들어간 커다란 보름달을 만들어 조그만 배에 싣고 제주의 밤바다와 해변 구석구석을 비췄다. 밝게 밝힌 달과 함께 세계 곳곳을 이동했던 작가의 자취는 지구를 도화지 삼아 그리는 '달빛 드로잉'이 되곤 했다 . 다이애나 밴드도 그렇지만 허강의 작업 역시 개인, 개인들 중에서도 조금 더 평범하고 비주류권에 있는 개인의 힘을 강조하는 듯하다. 달도, 해도 유일한 것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달을 해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인지한다. 하지만 달은 마치 촛불처럼 암흑천지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 프로젝트의 제목은 '만천명월, 달빛 드로잉'이다.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 즉, '만 갈래 시내에 비치는 밝은 달과 같은 존재'라는 의미의 정조 대왕이 스스로 지은 호에서 비롯한 제목이다. 정조대왕은 '홍재전서'에서 "달이 만 갈래의 시내를 비추면, 달은 만개가 되며, 물이 흐르면 달도 흐르고, 물이 멈추면 달도 멈추고, 물이 소용돌이치면 달도 소용돌이친다"고 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정조의 호에 대해 '달은 본래가 하나'라는 문장을 중심에 두고 강한 왕권을 은근히 강조한다고 해석하지만, 한편으론 왕 역시 자연의 일부로서 다른 개인들과 함께 운명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선보인 허강의 작품에서 그런 개인은 달의 에너지가 가장 강해지는 시기 즉, 자연의 법칙 혹은 사회 시스템에 따라 그 형태를 변모하다가 빛 에너지가 가장 강해지는 보름달로서 재현된 것 같다.

한상아(애니메이션)_Nothing happens here_애니메이션_2016

한상아는 드로잉 애니메이션 'Nothing Happens Here(여기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를 선보였다. 물을 많이 사용해 먹이 화선지로 먹이 스며든 흔적이 그대로 담긴 남아있는 수묵 담채 드로잉들이다. 여성들의 모습과 계속 돌고 있는 모빌, 치워지지 않는 커다란 돌을 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등 추상적인 이야기로 이뤄진 애니메이션은 작가가 바다 그리고 그 위에 떠있는 쓰레기를 보며 느낀 감성을 옮긴 것이다. 그는 "유희와 밀접해 보이는 제주 바다에 떠있는 쓰레기들이 그저 응축된 결과로서만 보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원치 않는 결과를 없애려고 노력하지만 원인을 없애지 않는 이상 결과는 계속 생산되는 법이다. 작가는 바다 위에서 원을 그리며 맴돌고 있는 쓰레기 띠를 바라보며 비치코밍을 하고 있는 자신과 쓰레기가 만나게 된 벗어날 수 없는 자연의 법칙, 순환의 구조에 대해 생각했다. 그렇기에 쓰레기 더미는 많은 일이 생겨난 것처럼 보이고 어떤 커다란 사고처럼 느껴지지만 자연의 법칙, 구조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재주소년(음악)_신고기물고기_공연_2016

제주 바다는 정말 파랬다 ● '비치코밍 페스티벌'의 마지막은 '일주일 제주바다 레지던시'에 역시 함께 머물며 음악 작업을 한 '재주소년'이 결과물 '바다위로'를 발표하며 마무리했다. 레지던시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분야만큼이나 다양한 제주 바다, 정확히는 바다쓰레기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이 레지던시 참여하기 전 각자의 예술 세계를 펼쳐오던 방식의 연장선상인 것도 시선들이 다양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흥미롭게 보였던 공통적인 지점이 있었다면, 누구나 심각한 문제로서 인식한 바다 쓰레기에 대한 작가들마다 특징적인 거리감과 태도가 작품 안에서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 이선희, 김시하 작가는 '쓰레기로 다시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아야겠다'며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예술 작품에 대한 편견과 다시 맞부딪쳐야 했고, 사진가 홍기웅과 박제원, 무용가 주희와 윤상은은 쓰레기 이전 각각의 사물이 가진 특성에 깊이 몰입하며 쓰레기로서의 결과로 나타나기까지의 근원을 추적하는 시작과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이애나 밴드와 허강 그리고 한상아 작가는 바다쓰레기를 문제로서 인식하기 이전 쓰레기가 생산된 원인인 사람과의 관계를 커다란 자연의 구조에서 바라보는, 혹은 바라보는 방식을 어떻게 보면 냉소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관조적인 시선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 다시 글의 앞머리에서 느꼈던 솔직한 감정으로 돌아가 본다. 필자는 이곳에 방문하기 전 진행했던 인터뷰 이후에도 여전히 환경 운동이 원론적이고 먼 거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그들이 선보인 결과들은 거대한 바다 쓰레기를 직접 목격한 후에 생긴 것이며 인식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던 "너무 많다"라는 표현은 모두에게 무거운 걱정거리로 다가왔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페스티벌이 끝나고 다음날 방문한 제주 바다에서, 필자는 여태까지 알고 있던 제주의 '푸른 바다'가 어떤 색인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식했고, 모르기에 그리워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김연수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_재주도좋아 반짝반짝지구상회_2016

재주도좋아는 비치코밍을 통해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끊임없이 밀려와 쌓여가는 대책 없는 바다쓰레기 문제를 예술로 함께 해결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만나고 직접 바다 속을 탐험하며 해양, 생태, 환경,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전국공모를 통해 매년 8팀의 예술가들을 제주도로 세 번 초청합니다. 올해 우리가 만났던 예술가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화-우리의 활동은 뭐라고 부를까요? 김시하 김무늬 (설치 및 영상) storyfunding.daum.net/episode/10690 2화-우리는 외면하기 쉬운 쓰레기들을 몸을 통해 새롭게 다시 기록합니다. 윤상은 주희 (무용) storyfunding.daum.net/episode/10924 3화-달빛으로 제주 바다를 비추다. 허강 (설치) storyfunding.daum.net/episode/11323 4화-돌아오는 거야, 나에게로. 재주소년 (음악) storyfunding.daum.net/episode/12185 5화-파도가 들려주는 바다의 연주. 다이애나밴드 (미디어아트) storyfunding.daum.net/episode/12724 6화-역사와 공기와 돌. 한상아 (애니메이션) storyfunding.daum.net/episode/13311 7화-정착된 표류. 홍기웅 박제원 (사진) storyfunding.daum.net/episode/13499 8화-우리는 무엇부터시작할 수 있을까? 이선희 (설치) storyfunding.daum.net/episode/13946

비치코밍 페스티벌 - 일시 /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이런저런 이유들로, 마음도 함께 추어져 자꾸만 웅크려지고 부끄러워져 이불속으로만 들어가고 싶은 요즘. 반짝반짝 지구상회에 모여서 하루종일 우리의 뜨거웠던 여름 바다를 이야기 해봅시다.   12:00-15:00 엿바꿔먹장 플리마켓, 재주추가 워크샵 15:00-17:00 일주일 제주바다 레지던시 영상 상영 및 작가와의 대화 17:00-18:00 재주소년 공연 - 12:00-18:00 일주일 제주바다 레지던시 작가 전시   12시부터 3시까지 이선희 작가와 함께하는 위빙 워크샵, 유도영 작가와 함께하는 업사이클아트 워크샵, 제주오일장 에코백 실크스크린 워크샵이 진행됩니다. 체험비는 바다 유리 한 컵씩입니다. 페이스북 해당 페이지에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선착순 5명씩입니다. 2번 업사이클아트 워크샵은 어린이와 보호자 2인 1팀 동반 워크샵 입니다. (신청하실 때 1.위빙_ 2.업사이클아트_ 3.제주오일장_라고 적어주세요.) ● 12시부터 3시까지 엿바꿔먹장도 열립니다. 내겐 너무 무겁기만 한 것들, 나누고 싶은 것들, 뽐내고 싶은 것들 들고 나와 부자가 됩시다. 당일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말아봐요! ● 3시부터 5시까지 일주일 제주바다 레지던시 작가들과의 대화와 영상 상영이 있습니다. 2016년 여름, 제주바다에서 바다쓰레기와 함께 보낸 8팀의 입주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요. ● 5시부터 올해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재주소년의 공연이 있습니다. 지난 9월 초 일주일 제주바다레지던시에 참여하여 제주에 머물며 '신고기 한마리'를 탄생시킨 재주소년 박경환의 공연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재주소년의 새 노래라 저희도 매우 기대하고 있어요. 그의 노래를 해질녘 함께 들어요.

Vol.20161109k | 플라스마이너스-일주일제주바다레지던시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