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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1108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주말,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루 ART SPACE LOO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110번지 Park110 빌딩 B1 Tel. +82.2.790.3888 www.artspaceloo.com
Art space LOO는 11월 8일 화요일부터 12월 5일 월요일까지 주랑 작가의 전시를 한 달간 진행한다. 평면 드로잉 회화를 선보이고 있는 주랑은 현대적 이미지 채집과정과 전통적 여백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신진작가이다. 여행을 하면서 본 풍경과 느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소재들과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나가기에 많은 이들이 쉽게 공감 할 수 있다. 작가는 복잡한 일상과 관계속에서 접점을 찾기 위해 끝없이 사유하며 그 결과를 작품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 아트스페이스 루
나는 차를 타고 가면서 본 풍경을 기억하고 그것을 끄집어내는 방식으로 '기억의 풍경화'의 다양한 측면을 표현하는데 집중하였다. 작업은 여행에 대한 기억(집으로 가는 길, 여정의 순간)을 한 화면에 글을 쓰듯 연필로 그리고 그 위에 드문드문 색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선형적인 이야기의 구조가 아니라 분산적으로 던져진 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소설처럼 읽히도록 하는 것이 작업의 목표였다. 이어서 지난 개인전 '발현의 조각'이라는 전시에서는 '위대한 알프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화면 여행을 한다는 내용의 작품을 선보인바 있다. 이미지의 몽타주기법을 활용한 '나'와 화면과의 만남을 통한 이미지 실험이다. 화면 여행에서 수용자인 '나'는 다양한 시점으로 구성된 영상 내에서의 공간, 즉 편집된 공간과 '나'라는 매개체로 상상된 공간의 여백 사이에 무한한 꿈틀거림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의 작업은 관람자로 하여금 '나'의 여행을 대신 체험하게 하는 다양한 경험을 유도하는데 있다.
이번 전시 '동경의 기호'는 맑고 깨끗한 날씨의 겨울날, 산등성이의 저 멀리 보이는 나무가 마치 보드라운 손짓처럼 보인 날로부터의 회상에서 시작한다. 회색의 연보라 빛 나뭇가지를 보면 향기가 날 것 같은 부드러운 솜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겨울의 메마른 빛이 앙상한 나무만이 남겨져 있다. 풍요로움은 지나고 저 멀리 보이는 한낱 작은 개체는 생명만 유지한 채 헐벗고 있다. 산은 그러한 나무를 보존하는 큰 덩어리이다. 나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연필로 그리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현대사회의 회색도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마주한 인간의 생존과 삶은 매일을 살아가는 위태로운 군상이다. 거센 바람과 차가움에 그대로 노출되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생존은 앙상한 나뭇가지의 몸부림과도 같다. 나는 오롯이 드러난 개개인의 역사를 나무로, 덩어리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로서 산을 표현하였다.
오늘을 힘겹게 살아가는 개개인의 결핍된 자아들은 저마다 소망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친 순간 마음속에 그리는 자신만의 꿈과 희망이 한 순간의 물거품이 되어버린 순간에 천착한다. 내 마음대로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때 경험하는 제약과 자유에 대한 갈망은 곧 다양체로 변이된다. 유기적이고 말랑이는 풍경은 언제나 변신을 시도하면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 현시대의 풍경에 생기를 더하고 유희를 꿈꾸는 자로서 '동경의 기호'는 무한한 공간을 넘나들며 오늘을 지속하는 훌륭한 존재로 거듭났으면 한다. 비록 그 실현이 미미할지라도 현재를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임은 틀림없는 사실이기에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변증법적인 이미지들의 회화 내에서의 움직임은 무정형의 상태로 떠도는 상상의 기호들이 의미 없이 떠돌다 말아버리는 이미지의 무능 상태가 아니라, 섬세한 연필드로잉의 다양한 감정이 담긴, 자율성을 보장한 해방된 이미지로 기억하고자 하는데 그 뜻을 담았다. 소중한 미래의 기억이 될 현재의 순간을 아무런 의미 없이 지나칠 것이 아니라, 주체적 자아로서 오늘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또한 무언가를 향한 그리움에 대한 기호들 사이에서 내가 망각한 아주 작은 존재에 귀 기울려 본다. 쫓을 수 없는 허상에 대한 막연함이 아니라 정말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내적 참다움을 말이다. ● '동경의 기호'는 '대신하는 여행'의 또 다른 변주로 해석한다. 앞선 작업에서 볼 수 있듯이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시공간을 향한 그리움의 조각을 풍경으로 표현한 것은 이 전시에서는 개체와 덩어리로서 무형의 공간을 떠도는 파편적 그리움이다. 그것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일종의 동경하는 그 무엇을 대변하는 상상의 기호이다.
앞서 표현된 작품들은 실존하는 대상이 있고 그에 따른 파편적 조각의 표현이었다면 이번 개인전 작품은 다양한 수사적 표현을 제거하고 남은 기표로서 내면의 원형적 풍경의 묘사라고 할 수 있다. 그 원형(原形)으로 끊임없이 되돌아가려는 일종의 기포(氣泡)와 같은 것이다.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이미지의 복합체는 실존하는 것의 표상이 아닌 마음의 기호이자, 무한한 이미지의 뒤엉킴이 발생하는 비정형의 의미 덩어리이다. 레비나스는 의미의 원천을 '지향성'으로 설명하였는데, 그러한 것들을 개념이나 지각으로서 환원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의식의 지향성이 형상을 부수지 못하고 형상 위로 미끄러진 대상으로 남은 오늘의 기호와 만나고자 하였다. 화면을 넘나들며 자유로이 움직이는 생성과 반복의 기호들을 통하여 화면 내에서 떠돌아다니며 스스로를 드러내는 심원한 내적 풍경의 기원을 염원해 보는 바이다. ■ 주랑
Vol.20161108d | 주랑展 / JURANG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