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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섭展 / KIMMANSEOB / 金滿燮 / painting   2016_1103 ▶ 2016_1109

김만섭_그들의 삶은 나와 다르다.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우연갤러리 WOOYEON GALLERY 대전 중구 대흥동 187-2번지 Tel. +82.42.221.7185

그러나 어쨌든 구름, 삼각형, 종탑, 꽃, 조약돌 같은 것의 심상을 나는 응시하면서, 그 형상 뒤에, 내가 애써 발견해야 할 전혀 다른 그 무엇이 있을 게 틀림없다. 언뜻 보기에 구체적인 것의 형태만 나타낸 것 같은 저 상형문자처럼, 아마도 그 형상 뒤에는 거기에서 번역될 어떤 사념이 있는 게 틀림없다고 느꼈던 것이다. 물론 그런 판독은 힘들지만 그것만이 어떤 진리를 읽게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지가 백일하에서, 직접 명료하게 포착하는 진리란, 인생이 어떤 물질적 인상에 의해서 모르는 결에 우리에게 전해준 진리에 비해 훨씬 깊이가 없는, 훨씬 필연성이 없는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어느 경우에나, 그것이 마르탱빌 종탑에서의 전망이 준 것과 같은 인상이건, 또는 두 걸음걸이의 불균형이나 마들렌의 맛 같은 무의지적 기억이건, 어쨌든 그러한 경우에는, 사색해보려고 애쓰면서 감각을 그것과 같은 법칙 같은 사상을 사진 형상으로 번역하도록, 곧 자기 속에서 솟는 감각을, 어둑한 곳으로부터 나오게 하여, 그것을 어떤 정신적 등가물로 전환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나에게 유일한 것으로 여겨지는 그 방법은,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265~266p)

김만섭_어머니의 노래는 나를 꿈꾸게 한다.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6
김만섭_삼형제는 킬베로스마냥 잉여롭다.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16
김만섭_가족여행 중 나는 그림을 그렸다.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2_2016
김만섭_거울이론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6
김만섭_작업이 나를 본다면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6

나는'주관적 알레고리'를 실현해 나가는 작업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을 통해 지금의 나를 인지해 나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나의 감정의 모태가 과거의 기억에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 프루스트가 눈에 보이는 구름, 삼각형, 종탑과 같은 구체적인 사물을 넘어서 그 뒤의 어떤 사념을 발견해 내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리에 집중 했다면, 나는 나의 기억에 나타나는 기억들을 통해 그 넘어 에 있는 감정들에 집중한다. 그 감정들은 사랑, 연민, 슬픔같이 나의 과거와 현재에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김만섭_부재식단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6
김만섭_시선이 흔들리는 이유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16
김만섭_나의 연민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6
김만섭_준비과정_캔버스에 유채_90.9×72.7cm_2016

어릴 적 단칸방에 주방하나 달랑 있는 집, 노가다 일을 나가시는 아버지, 우유를 팔러 나가는 어머니, 오전 오후 내내 할머니 곁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는 나와 같은 기억의 파편들을 모은다. 이로 인해 형성되는 정체성과 감정이입 방법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동기화 한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기억, 과거의 감정과 현재의 감정이 교차하면서 복잡하고 난해한 이미지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언뜻 뚜렷하지 못한 것들을 잡는 것 마냥 무의지적인 듯, 의지적인 듯, 애매 모모한 이미지들을 잡아낸다. ● 가시화되지 못한 이미지들은 현재의 나의 눈에 보이는 가시화된 이미지들로 대체 된다. 항상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의 이미지는 편하게 쉬고 있는 잡지 속의 이름 모를 모델이 되고, 작업할 때 쉬는 소파위에 자라난 나무가 된다. 그리고 그 안에 숨 쉬고 있는 나의 감정들은 그대로 작업 안에서 떠돌아다닌다. ■ 김만섭

Vol.20161105b | 김만섭展 / KIMMANSEOB / 金滿燮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