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통의동 6번지) 이룸빌딩 B1 Tel. +82.2.730.7707 palaisdeseoul.com blog.naver.com/palaisdes
나는 전통적인 재료인 한지죽을 기본으로 하여 반복적인 채색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색채 심미를 추구한다. 이런 방법적 추구는 나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근본적인 기질의 표출일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 전통미술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반영하길 원한다. 나의 작품은 평면적이고 단조로운 시각적 특징을 보이는 미니멀 회화가 지닌 시각 중심적인 입장과는 차별화된, 물성을 극대화한 촉각적인 특징이 있다.
한지죽이라는 재료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한지죽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입체성과 물질성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 더불어 내구성, 깊이감, 질박함,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흡수성 등 물질이 주는 순수성과 진실성이 있으며 자연친화적 아날로그의 특징을 가진 재료이다. 또한 한지는 예로부터 인쇄매체로 기록을 해온 곳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들을 색으로 쌓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희노애락, 바램, 간절함 등 복잡다단한 마음을 담아 한지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런 의미가 담긴 한지 위에 반복적인 채색을 통해 레이어를 쌓아가는 표현방법은 "반복적 행위(형태) 안에서 나오는 미(美) 탐색"이라는 작업 개념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번 "겹겹"展에서는 특히 내가 거닐었던 자연의 풍경사진을 겹쳐 표현함과 동시에 전통 소재인 봉창, 창살의 형태를 차용하여 또 다른 장(場)의 확장으로써의 "반복미"를 표현하였다. 창(Window)으로 대표되는 봉창과 창살은 크기도 모양도 다른 소통의 통로이다. 두 공간 사이를 때론 투명하게, 때론 약간의 흐릿함으로 끊어질 듯 이어주는 곡선과 직선의 집합체로써의 창에 의미를 둔다. 또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선적으로 표현하였고 이로 인해 자연스레 형성되는 여백으로 인한 조형미와 더불어 사색적 의미도 더해짐을 볼 수 있다.
반복의 개념은 자연 속 풍경이나 그 시간적 흐름에서도 포착된다. 예를 들어 똑같은 듯 다른 물결에서도, 나뭇잎과 그것이 이루는 한 그루의 나무, 더 나아가 숲의 풍경에서도,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시간 흐름 속에서도 그 반복은 어떤 규칙적 운율을 머금은 채 그들만의 미감을 뽐낸다. 그 뿐 아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도 이런 반복적 흐름은 보여지며 그 속에는 다양한 행위뿐만 아니라 희노애락의 감정들이 담겨있다.
순간순간, 한 단계 한 단계의 과정이 쌓여져 지금에 이른 것과 같이 과거의 생각과 마음, 그 순간의 기록들이 겹겹의 색으로 쌓여져 간다. 점점 더 농도가 짙어지면서 말이다. 반복적인 채색작업은 고된 노동인 동시에 나에게는 치유의 시간이며 과정이다. 더불어 감상자에게도 명상적 분위기와 더불어 미술 본래의 장식적인 기능을 제공하여 눈과 마음이 동시에 즐거워지기를 원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色 다른 空間"을 구축하고 누리길 바란다. ■ 우지연
Vol.20161004d | 우지연展 / WOOJIYEON / 禹知延 / multi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