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1001_토요일_05:00pm
음악공연·연주 / 김은정_박이현
류미례 감독의 독립영화『아이들』 상영 2016_1002_일요일_02:00pm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16년 시민큐레이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술관의 지원을 받아 기획·운영됩니다. 기획 / 김영미 주최,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02:00pm~07:00pm 10월7일_10:00am~01:00pm
근현대디자인박물관 갤러리 모디움 MODERN DESIGN MUSEUM Gallery Modium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30길 36(창전동 6-32번지) Tel. 070.7010.4346~7 www.designmuseum.or.kr
비 오는 날이 좋아 우산 없이 돌아다니고 록음악을 들으며 환호하던 그 아이는 어디 갔을까? ● "엄마도 너를 낳고 엄마가 처음 된 거야"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에게 내 뱉고는 내가 엄마였지 다시 한 번 되뇐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전은 엄마이면서 딸이기도 한 여성들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응원가이다. 엄마의 자리에 있는 다섯 명의 작가들을 초대해서 출산과 육아의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와 엄마가 되고 느끼는 기억의 새로운 감정들을 엄마의 하루를 통해서 전한다. 엄마가 되는 순간 세상은 많은 것을 요구한다. 당연하다는 듯. 처음 엄마가 된 사람들의 서투름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전은 내 행복을 위해 다른 이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외침도 아니고 사회적 구조 안에서의 복지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비슷비슷한 삶 속 평범한 일상 안에서 완벽한 슈퍼우먼 엄마가 되려고 애쓰지 말고 엄마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 감에 조금은 힘을 빼고 엄마도 엄마가 생각나는 여리고 약한 존재라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습을 인정하며 실수하고 부족해도 서로에게 따뜻한 품이 되자는 의미이다. 소소한 일상의 모습과 따스한 추억이 생각나는 작품 안에서 엄마이기도 딸이기도 그리고 한 사람이기도 한 나의 이야기 안의 나를 공감하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 김영미
하느님은 세상도처에 자신을 대신해서 세세하게 챙겨줄 엄마를 보냈다고 한다. 엄마로 산지 열아홉 해 째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한 해 두 해 자라듯 나 역시도 여러 가지 과오를 경험하며 '엄마' 로 성장해감을 느낀다. 엄마의 그 시간들을 내가 살아가다 보니 지금껏 알 수 없었던 엄마의 세월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자식을 낳고 먹이고 입히고 키우면서 흘린 눈물, 아픔, 기쁨, 환희, 미소로 여자는 엄마가 되어간다. 엄마의 눈물로 나의 상처는 위로 받았고 엄마의 칭찬으로 나는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워갔으며 엄마의 인내로 내 마음 안에 용기가 자란 것이다. 나는 여전히 매일매일 엄마가 필요한 엄마다. (2016. 9) ■ 강진이
누구나 한 번쯤 되돌아가고픈 시절이 있을 것이다.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기에 그 시절에 대한 기억은 더욱 애틋하다. 몸 한 귀퉁이에 각인된 기억은 시간의 순서도 없이 부지불식간에 소환되어져 현재와 미래 속에 뒤엉켜 켜켜이 쌓이기를 반복한다. 나의 외할머니, 나의 엄마가 쓰셨던 오래된 물건들에 깃들여 있는 기억의 자락들은 마음에 내려앉은 삶의 무게가 힘이 부칠 때면 추운 겨울날 아랫목 밥공기가 그러하듯 따스한 위안을 준다. 무한한 애정과 사랑으로 차려주셨을 엄마의 밥상이 나에게도 있었음에 감사 하게 된다. 물질적으로 턱없이 부족했을지라도 온정과 사랑만큼은 차고 넘쳤던 그 시절을 돌아보며 나 또한 그 품만큼 너른 맘으로 가족과 주변을 품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6.9) ■ 이미경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손주가 오면 기쁘지만 손주가 가면 더 기쁘단다." 그 말을 들으며 조금은 씁쓸한 웃음을 짓던 나도 사실 아이가 잘 때 제일 예뻐 보였다. 아이가 어렸을 땐 몸도, 시간도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는데 그런 환경의 변화가 물리적인 노동보다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 같다. 힘들고 행복했던 육아의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하루가 끝난 후 누렸던 짧은 자유를 하나의 장면으로 표현해 보았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누린 작은 사치가 아니었을까. (2016. 9) ■ 유한달
남극의 겨울에 알을 낳고 양육하는 황제펭귄, 태교로 예전에 tv에서 본 황제아기펭귄을 그리면서 아가의 태동도 느끼고, 그림에 몰입하며 행복감을 느꼈었다. 출산을 하고 아기의 모든 것에 신기해하고 행복감을 느끼면서도 육아와 가사에 일과 공부까지 시작하게 되면서 바쁘게 반복되는 일상에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했다. 그런 일상 중 아기가 자는 틈을 타서 캔버스와 파스텔을 꺼내 다시 펭귄을 그리게 되었고, 그림에 몰입하는 동안 행복감을 비롯한 많은 것들을 느끼며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현재 23개월 된 아이는 지금까지 나에게 성장의 경이로움과 함께 첫 뒤집기, 첫 걸음마를 시작으로 우리에게 물개박수를 치게 만드는 많은 즐거움과 기쁨, 웃음을 주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남편과 나, 우리의 품 안에서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얼마나 행복해 하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아마 황제펭귄도 추운 환경에서 아기펭귄을 품고 지키느라 힘들었겠지만, 그 시간만큼은 아기 펭귄도, 부모펭귄도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니였을까? 온전히 몰입하는 지금 이 순간 ...행복감으로 충만해지다. (2016. 9) ■ 신길현
나는 '여성 혹은 엄마로서의 예술가' 이전에 '여성성'으로 스스로와 주변의 삶을 살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집안 살림과 육아를 부지런히 해내며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구현해내는 슈퍼맘 혹은 예술가가 아니다. 사회적, 생물학적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 그 삶의 이야기를 소재로 작업을 이어가는 예술가도 아니다. 오히려 그 두 가지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삶과 예술의 경계를 확인하고 그 경계에서 가능한 창작 태도를 실험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것은 '가족'이라는 사회적 공동체와 '엄마'라는 사회적 역할 안에서 '삶을 살려내는' 여성성을 창작의 맥락으로 재발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주변의 엄마들, 예술가들, 가족 구성원과의 다양한 관계, 그리고 그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게 되는 나 자신의 시선이 담겨있다. (2016. 9) ■ 최선영
Vol.20160928f | 엄마도 엄마가 필요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