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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908_목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 / 2016_1001_토요일_03:00pm
후원 / 서울특별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리안갤러리 LEEAHN GALLERY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9(창성동 143-5번지) Tel. +82.2.730.2243 www.leeahngallery.com
이번 전시는 하태범작가의 2008년부터 시작된 「화이트」시리즈의 연장선에서 그 시리즈작업 중 전쟁과 재난에 관한 가장 대표작들과 최신 신작들을 소개하는 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전시장 1층은 최신작으로 리안 갤러리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업들이다. 시리아 내전에 관한 보도사진들 (2013년과 2015년)을 소재로 사건의 가장 상징적인 보도사진들을 선택하여 그만의 재현방식으로 연출되고 촬영된 사진작업들이다. 메인 전시장에서는 사진작업으로 뉴욕911 참사, 노르웨이 테러, 용산 철거사건, 파키스탄 폭탄테러, 일본 쓰나미, 이태리 지진, 이태리 불교사원 화재라는 사고와 사건 등에 관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비디오작업으로 신작인 시리아 사건이 영상으로 제작되어 선보인다. 이번 하태범작가의 전시를 통해 국내는 물론 국제적 사건과 사고에 관한 보도사진과 영상들을 접하는 우리들의 일상의 경험들이 가지는 심각한 사회, 정치적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또한 이러한 문제들이 어떻게 우리의 미학적 경험의 차원에서도 문제가 되는지를 심도 있게 느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하태범작가의 대표작업이라 할 수 있는 사진작업과 영상작업은 인터넷과 TV, SNS등 다양한 미디어가 실시간 쏟아내고 있는 전쟁과 사고, 재난과 같은 비극적이고 폭력적인 심각한 상황에 대한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작가가 엄청난 시간과 공을 들여서 마치 영화를 찍기 위한 세트장과 같은 공간을 미니어처형식으로 제작한 후에 사진을 찍고 영상을 만들어 보도사진과 영상들의 이미지들을 다시 한번 재현 해내는 것이다. 작가의 손을 거치고 작가의 눈과 카메라를 거치고 작가의 의식이 개입되는 편집을 거친 사진 이미지들과 영상들은 보도사진과 거의 비슷한 구도와 관점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보았을 법 한 미디어 이미지들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하지만 엄청나게 다른 점은 그의 작업들 안에서는 고통 당하는 사람들도 사건과 사고시 파괴될 때 보여진 혈흔들도, 파괴되어 공포스럽고 고통스럽게 짓이겨진 색깔이 함께 뭉그러트려져 식별하기 어려운 지저분하고 탁하게 파괴된 핏빛도 잿빛도 없다는 점이다. 작업 안의 모든 이미지들은 완전히 하얗게만 표현되어 지고 우리는 이 온통 하얗게 보여지는 독특한 이미지들과 영상을 마주하며 이미 한번쯤 미디어를 통해 보아왔을 법한 이미지들을 마치 아주 새로 보는 것처럼 다시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의 보도이미지들과 영상들에 관련한 주제를 왜 작가가 작업의 주제로 삼았는지, 왜 이미지 안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지, 왜 색이 다 사라지고 오로지 형체만 남아 우리에게 「화이트」라는 색으로 만 보여주는지, 이 「화이트」라는 색이 의미하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주제를 그리고 그 시선이 너무나 방관적인 태도라는 것에 대한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한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면, "세상의 사건 사고는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소비되면서 대중을 무디게 했다. 대중은 참혹함에 익숙해졌으며 미디어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것을 생산한다. 나의 사진작업인 「White」는 우리가 대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의 여과 혹은 냉정함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과정은 여러 사건은 다룬 인터넷뉴스의 사진자료를 수집하면서 시작된다. 이 이미지들은 대부분 분쟁지역이나 재해를 다른 사진들로, 파괴된 건물과 진해 등 폐해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실제 상황의 긴박함을 느낄만한 화제의 흔적이나 혈은들은 색체와 함께 제거되고 백색의 모형으로 만들어지며 다시 사진으로 완성된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변형된 사진에서 보이는 모습은 실제의 그것과는 달리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백색은 기억에서 사라진 당시의 연민 그리고 두려움을 덮어 버림을 상징한다.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차츰 불필요해 보이는, 어쩌면 상대적으로 무관해 보이는 배경을 의도적으로 삭제하면서 여백을 만든다. 이 여백은 나의 방관자적 시각을 점점 극대화 하고자 함이다. 나는 이런 냉정함과 방관자적 시각의 이면에 존재하는 안도감과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를 영상작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 「화이트」가 상징하는 바는 차갑고 건조하며 냉소적인 것을 의미하며, 전쟁과 재난 속에 드러나는 잔혹함과 폭력성을 접할 때 느끼는 공포감과 고통, 참혹함, 분노, 안쓰러운 연민, 절망, 두려움과 같은 우리의 감성들이 다 제거되고 정제되어 남는 마지막 색이라 할 수 있다.
사진과 영상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지구촌 곳곳의 전쟁과 재난, 테러와 같은 대형사건과 사고에 관한 뉴스를 매 순간 실시간으로 본다. 우리는 기사를 보는 것에 앞서 이미지와 영상들을 먼저 보고 경험한다. 이제는 애써 텔레비전 앞으로 가서 대형 사건들을 보지 않아도 이미 우리 손에 들려진 핸드폰과 책상 앞의 컴퓨터로 사진과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또한 쉴새 없이 새롭게 터지는 사건 사고의 뉴스를 접하고 있다. 우리는 거의 24시간 미디어에 노출되어 끊임없이 이러한 엄청난 공포와 고통의 사건과 사고들을 경험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발전되고 새로워진 최첨단의 정보와 이미지들의 생산환경에서 우리의 의식과 감각은 더 가까워진 지구촌에 동시대를 살고 있는 같은 형제자매라는 공감대를 더욱더 강하게 느끼게 되고 공동체의 심각한 당면한 정치, 사회, 환경, 문화적 고통의 문제점들에 더욱 의식이 또렷해지고 스스로 계몽 되어져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사회정치적으로 더 의미 있게 진보적으로 우리의 환경을 개선해 나아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쏟아지는 엄청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사건사고의 이미지에 깔려 무기력하고 무감각하게 그저 무심하게 잠시 바라보고 지나갈 뿐이다. 너무 많은 자극적 이미지와 영상들이 제공되는 환경은 우리에게 타인이 당하는 고통을 함께 깊게 애도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오히려 무기력하게 만들어 내고 있는 지경이다. 공감능력의 현저한 퇴보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폭력적이고 잔혹한 이미지들의 지속된 엄청난 양적 공급의 자극에 어느새 지독하리만큼 중독되어 더 자극적이고 더 많은 이미지들을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쉴새 없이 참혹하고 심각한 이미지들을 여러 가지 광고와 동시에 보고 있다. 우리의 눈과 뇌는 처참하게 파괴된 전쟁과 사고의 현장에서 죽고 다치고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피눈물이 보여지는 고통스러운 이미지와 기사들과 동시에 아주 맛있는 음식들의 사진과 포르노그래피적인 선정적 속옷사진과 가슴성형사진 그리고 너무나 멋진 광경이 펼쳐지는 여행지 호텔사진, 연예인들의 파파라치 사진들을 함께 바라보면서 우리의 관음적 시선은 심하게 유혹당한다. 도대체 이렇게 엄청나게 뒤죽박죽이고 문제의 심각성과 진지함에 관한 우선순위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혼돈된 문화적 환경에서 우리는 아주 무기력하게 동시에 너무나 탐욕스럽게 극도의 자극적인 이미지들을 쉴새 없이 소비해가며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정치사회적, 미학적 환경에 관한 분석들은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심각한 주제임이 분명하다. 하태범작가는 이러한 주제를 미술이라는 작업으로 풀어내어 다시금 우리 안에 사라진 타인의 고통에 관해 상상하는 순간과, 잠시나마 몰입되어 사건들에 집중하는 순간들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또한 우리가 탐닉하고 즐기기까지 하는 폭력과 파괴의 순간을 더 노출시켜 스스로 마주하게 하여 당황시킨다.
그만의 미디어 보도 이미지들의 재현방식들은 그 동안 무심하고 아무런 연민이 생기지 않고 지나쳐온 이미지들과 다시 마주하며 우리로 하여금 그 무신경한 느낌을 새하얗게 정제된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이기까지 한 이미지들이 주고 있는 생경함을 통해서 고스란히 느끼게 할 것이다. 그 동안 정신 없이 혼돈되고 탐욕스럽게 함께 섞여져서 제공되었던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를 탈출시켜 비로서 각각의 사건들이 한가지씩 고립되게 떨어져 다르게 보여짐으로써 잠시나마 우리가 우리의 정상적인 감각을 가동시킬 수 있는 여유를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이것이 하태범작가의 예술적 재현이 가지는 가치 있는 소중한 의의이다 ■ 최진희
This exhibition will present a selection of artworks by Taebum Ha's 『White』 including his newest works dating from 2008 to the present. Along with these newer works, the exhibition will also show his most representative and well-known works on war, natural disaster, and terror. ● On the first floor this exhibition will present for the first time his most recent artworks that reflect on media images of the civil war in Syria (from 2013 to 2015). In addition, the main exhibition area will exhibit photographs of New York 9/11, the terrorist attack in Norway, the forced evictions in the Yongsan area, and the terrorist bombing attack in Pakistan, the tsunami in Japan, the earthquake in Italy, and the arson attack on a Buddhist temple in Italy. Also on display is a video work based on the conflict in Syria. ● This exhibition provides an opportunity to critically reflect on our experience of viewing images of violence, war and the pain and suffering of others. Ha raises troubling social and political issues and also reveals important aesthetical issues. Ha starts his work by searching and collecting iconic images of international and domestic news daily produced by media such as newspaper, TV, Internet, SNS. He first makes many miniature buildings and interior objects by hand and photographs and films these settings to re-create violent and painful images of war and natural disasters. ● At first glance, these re-presented images seem very similar to the images that bombard our news except for one important difference: there are no images of people and no color. Ha has completely eliminated any hint of suffering or blood that usually stain the news images. Ha's pure "white" images force us to experience these familiar images in an entirely different way. Ha chose this particular way to represent media images and the symbolic use of white colour to highlight our fundamental aloof spectator's attitude when we see the pain of other people. ● "White" symbolizes our dry, cold, cynical attitude in experiencing these terrible images and is the very last colour remaining after the distillation of our emotions be it fear, pain, anger, sympathy, despair, sadness or any horrible feelings. ● Today we often see images of these conflicts and disasters before (or instead) of reading articles on all our different media devices. We are bombarded almost every second by these images of violence and despair and suffering yet they do not seem to spur us to act and contribute to positive change. In fact, an unfortunate and perverse consequence of a constant stream of these horrible images is to desensitize us to the suffering of others or to lead to a feeling of impotence and despair. ● Constant stimulation caused by too many news images not only reduces our compassion ability but can also intensify our addiction to these violent and terrible images. These images of disaster and suffering are presented along-side advertisements for delicious looking food, semi-pornographic underwear and breast implant ads, luxury travel photos and the usual paparazzi photos of stars and celebrities. This chaotic assembly of advertisements alongside news worthy images both feed our basest voyeuristic tendencies. We lose our ability to prioritize and value the urgent and important amid this sea of constant consumption of media images and we lose our ability for compassion. ● By highlighting the different strands that make up a news image, Ha pushes us to question this current state of affairs and hopefully to spur us to imagine and empathize with the pain of others. The pure white representation in Ha's work creates a surreal atmospheric sensation that invites us to rediscover our normal healthy feelings of compassion and emphatic ability. ■ Jinhee Choi
Vol.20160908b | 하태범展 / HATAEBUM / 河泰汎 / photography.multi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