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831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이완 Lee Wan_마르코 리오스 Marco Rios 크리스틴 웬 Christine Nguyen_헤리 도노 Heri Dono 앙키 푸르반도노 Angki Purbandono 인디게릴라스 Indieguerillas
후원 / 백아트 BAIK ART_서울문화재단_문래예술공장
관람시간 / 01:00pm~07:00pm
스페이스 XX SPACE XX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1 B1 www.facebook.com/spacexx
백아트 레지던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족자에서의 첫인상(First Sight in Jogja)'전이 스페이스 XX에서 8월 29일부터 9월 24일까지 열린다. 올해 3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위치한 체메티 아트 하우스(Ceme ti Art Hous)에서 백아트 레지던시프로그램이 있었으며, 그 결과물로 이 전시가 기획되었다. 한국의 이완 작가를 포함하여 미국의 마르코 리오스(Marco Rios), 크리스틴 웬(Christine Nguyen)이 참여했고, 인도네시아 작가 헤리 도노(Heri Dono), 앙키 푸르반도노(Angki Purbandono)와 인디게릴라즈(Indie guerillas)가 레지던시에 합류하여 그들의 시간과 생각을 공유했다. 작가들은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간에 던져져 2 주 정도의 시간을 함께 보냈고, 레지던시프로그램이 끝난 후 자신의 작업실로 돌아가 그곳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들을 제작했다.
세 번째 백아트 레지던시프로그램,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 ● 백아트 레지던시는 국가적 경계를 초월하여 작가들간의 예술적 교류를 독려하고 소통을 위한 전시를 기획함으로써 작가들에게 귀중한 시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특정 장소에서 일정기간 동안 낯선 작가들이 모여 시간을 공유한 후, 각자의 스튜디오로 돌아가 작품을 제작하고, 작품을 바탕으로 전시와 도록을 전시하는 방식으로 기획된다. 2012 년 첫 프로그램을 세 명의 작가들과 멕시코 시티에서 진행했고, 2014 년에는 한국의 제주도와 서울에 다섯 명의 작가들이 모여 최태만(국민대) 교수의 안내를 받아 역사적으로 유의한 장소를 돌아보며 레지던시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 세 번째 진행되는 레지던시프로그램은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에 있는 체메티 아트 하우스(Cemeti Art House)에서 진행됐으며, 참여작가 여섯 팀 외에도 최태만(국민대교수), 수잔 백(백아트대표) 와 게티미술연구소(Getty Research Institute) 큐레이터 존 테인(John Tain)이 함께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체메티 아트 하우스의 설립자인 멜라 자르스마(Mella Jaarsma)와 닌디툐 아디푸르노모(Nindityo Adipurnomo)는 2002 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부터 한국의 여러 문화예술기관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참여자들은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자카르타 비엔날레를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국립박물관, 복합문화공간인 루앙그루파(Ruangrupa), 인도네시아 시각예술 아카이브(IVAA) 등 여러 기관을 둘러보았다. 또한, 술탄의 궁전인 케라톤(Keraton)과 판따이데뽁(Pantai De pok)해변 및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프람바난과 보로부두르까지 답사하며, 인도네시아의 자연과 문화를 온 감각으로 체험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작가들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었으며 그로 인해 작가들은 각자 서로 다른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소통 할 기회를 가졌다. 촘촘한 일정을 마친 후, 그들은 남은 시간을 각자 자유롭게 보냈으며, 이 시간을 통해 인도네시아를 보다 가깝고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존 테인이 레지던시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작성한 에세이는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의 영화 『펄프 픽션(Pulp Fiction)』 속 대화내용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그의 글을 요약하자면, 주인공 존 트라볼타는 사무엘 잭슨과의 대화 속에서 유럽과 미국의 '작은 차이점'을 케첩에서 찾아낸다. 존 테인이 케첩을 문단 서두에 가져온 것은 케첩의 유래가 지닌 의미를 언급하기 위함이다. 케첩은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소스로 자리잡았지만, 그 유래는 6세기 중국까지 거슬러간다. 중국에서 생선 내장을 발효시켜 만든 소스가 동남아시아로 건너가 호두와 버섯 등에 향신료를 넣어 만든 소스로 변화했고, 식민지 시대에 영국과 네덜란드를 거쳐 미국까지 건너와 토마토를 섞어 만든 것이 오늘날의 케첩이다. 짧게 요약된 케첩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제교류는 세계화가 일반화 되기 전부터 이미 존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인도네시아가 있다. 실제로 다도해와 그 주변에 위치한 수천 개의 섬은 인도해와 태평양 사이에 위치해 있고, 이는 7세기부터는 인도와 중국, 15 세기부터는 유럽을 잇는 무역의 교차로 역할을 한 곳이다. 위의 사실을 바탕으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안과 밖이 투과되는 역사적 열린 마음이며, 이를 참여자들이 기억하기를 권고한다. 존 테인은 이번 백아트 레지던시프로그램으로 인한 두 대륙간의 만남은 어쩌면 오늘날 현실의 축소판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작가들은 인도네시아에서 각자가 경험한 것들을 자신만의 시각이 담긴 작업으로 풀어냈다. 이완은 인도네시아 장인에게 배운 바틱기법(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술)을 사용하여 천 위에 염색한 '산과 숲',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를 제작했다. 그리고 그의 '메이드 인' 시리즈 중 하나로 현지에서 공수해 온 나무로 제작된 미니멀한 테이블도 함께 전시된다. 크리스틴 웬 역시 바틱기법에 영감을 받아 '영혼과 빛'이라는 작품을 천 위에 블루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했으며, 메라피 산에서 발견한 식물들과 동물들, 자연의 풍경을 플라스틱 종이(mylar) 위에 묘사했다. 또한, 헤리 도노와 드로잉을 주고 받으며 제작한 교환- 드로잉 역시 선보인다. 마르코 리오스는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현장에서 젊은 작가들이 발산하는 에너지에 영감을 받아 'The Band:Polonium-201'이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이는 작가 및 뮤지션, 디자이너들이 협업하여 만든 사운드아트이다.
한편, 헤리 도노가 제작한 '영적 수호자'는 와양 극장의 그림자 인형극을 참조하여 만든 작품으로, 이슬람 이전의 종교적 형상과 인도네시아의 종교가 혼합된 다문화적 복합성을 표현했다. 앙키 푸르반도노는 지폐, 신문, 제품 포장지를 스캔한 후 크게 확대한 작품인 '프로파간다'를 제작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가 소비하는 이미지에 숨어있는 요소, 성분들을 세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독려한다. 마지막으로 인디게릴라즈는 '응답하는 기계'를 통해 종교를 상품화하는 현대사회를 비판한다. 관객이 종이에 자신의 바람을 적고 동전을 작품에 넣으면 파스텔톤 닭 모양의 조형물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이다. ■ 스페이스 XX
Vol.20160830i | 족자에서의 첫인상 First sight in Jogja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