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랩

ART LAB展   2016_0822 ▶ 2016_1231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장숙경_Alchemical Drawing 1_종이에 그라파이트_70×54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완_류현욱_박옥이_윤종주 장숙경_정은주_차규선_한무창

관람시간 / 평일_10:30am~08:00pm / 금,토,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본점 SHINSEGAE Gallery 서울 중구 소공로 63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아트월 Tel. +82.2.310.1924 shinsegae.com

말하는 것은 언어이지 작가가 아니다._롤랑 바르트 현대미술은 관객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온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 모인 8인의 작가들은 최소한의 조형언어를 사용하여 고요한 침묵 속에 작품을 바라보게 이끈다. 텅 빈 화면, 작가의 손길이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때로는 아무렇게나 그려진 것과 같은 비대상(比對象)적 형상들은 선, 색, 캔버스 자체의 형태에 주목하게 한다. 그리고 바라보는 시선은 형상 바깥의 여백과 공간으로까지 굴절되어 나간다.

윤종주_Cherish the Time_혼합재료_100×80cm_2016

서정적, 기하학적 요소의 진지한 실험을 담은 이 작품들은 형이상학적 의미를 전달한다. 칼로 종이를 자르는 반복성, 그것을 붙여나가는 노동집약적인 과정이 특징적인 김완의 작업에는 선불교(禪佛敎)적인 수행의 의미가 존재한다. 장숙경도 동양화의 전통에서 출발하여 자연에서 추출된 추상적인 모티프를 소재로 사유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윤종주는 테라코타가 섞인 안료를 사용하여 백자토와 같은 인상을 주는 유려한 작품들을 만든다. 색면들의 겹침으로 부드러운 색조가 우러나는 서정적인 작업들이다.

김완_Touch the Line_Color & Light_혼합재료_70×120cm_2015

기호학적인 의미가 숨겨진 추상의 흐름도 보인다. 류현욱은 기억의 파편을 은유적인 코드로 숨겨둔다. 세기말의 신인상주의자들이 그러하였듯이 선의 패턴이 이루는 특정 형상보다는 물감을 뿌리고 스크래치를 가하면서, 자신을 비우고 슬픔을 치환하는 작업 자체를 주목해 보아야 한다. 차규선은 흙을 매체로 즉시적인 우연에서 비롯된 자연 형상을 구현한다. 아트월의 중앙계단에 전시될 설산은 자연의 근본 심상을 연구하는 작가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원경에서 바라보면, 백색, 회색조의 단색화와 같이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거친 듯 간결한 나뭇가지의 선들이 드러나는 작업이다.

류현욱_위로의 숲_캔버스에 혼합재료_145.5×112cm_2016
차규선_風景_캔버스에 혼합재료_140×194cm_2014

이와 대조적으로 기하학적 요소의 실험을 이어가는 작가들은 보다 비묘사적, 객관적 성향으로 분류된다. '내 그림의 형태가 바로 내용이다.'라는 미니멀리스트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의 말처럼 정은주의 작품은 부조의 입체감을 보이면서 오브제로 존재한다. 단색 캔버스들이 수직, 수평으로 결합되고, 공간과 만나는 모서리의 지점에서 공명이 전해진다. 한무창은 대담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다채로운 색채의 선을 콜라주처럼 화면에 그려간다. 박옥이의 작품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겹겹의 물감 층이 보이는 기하학적이고 단단한 형태감을 지닌 작업이다.

정은주_Red D-Violet_나무에 아크릴채색_60×60×5cm_2016
한무창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13
박옥이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3×103cm_2014

세기를 거치며 추상과 재현 사이의 구별이 점차 소멸되어 온 것은 차치하고라도, 서구의 미니멀리즘 종말과는 달리 국내 단색, 추상 기조의 작품들은 80년대 이후에도 맥을 이어가고 있다. 비움의 미학, 본질에 대한 사유, 우주적인 세계관이 사조의 근간을 이룬다. 비움의 참된 의미는 무엇일까. 그릇이 비어 있어야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다는 노자(老子)의 격언과 같이 비움의 미학으로 공명을 전달하려는 미술가들은 자신의 눈뿐 아니라 영혼도 끊임없이 수련해야 할런지 모른다. 이 전시로 비물질적인 색채의 향연, 비움과 열림의 미학에 동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신세계갤러리

Vol.20160822b | 아트 랩 ART LAB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