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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3:00pm / 일요일 휴관
아이디 갤러리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42 아이디빌딩 L층 Tel. +82.2.3496.9743
달콤한 사진, 달콤한 치유 ● 얼마 전 뉴스에서 정부가 설탕을 적게 먹자는 캠페인과 당류 표시를 의무화한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이 캠페인의 요지는 단맛을 줄이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 이유에서 이런 정책을 벌인 것인가? 그 이유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 많이 증가하면서 비만이나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급증하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당류 종합대책까지 마련한 배경엔 비만과 이에 따른 질병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주범은 설탕 같은 당류라는 위기의식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처럼 단맛을 내는 식품은 인간에게 비만과 당뇨 같은 병을 생기게 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달콤한 것을 먹을 때는 뇌에서 연애할 때와 유사한 신경 물질이 발생한다고 한다. 달콤한 맛은 감정을 고양하고 축 처져 있는 기운을 북돋워 주면서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뜨거운 여름에는 어린 시절 하드를 과다 섭취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성인이 된지금 생각해 보면 '무드셀라 증후군(추억은 항상 아름다우며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는 심리)'이 이런 것이라고 느낄 때쯤 달콤한 맛이란 단어가 나의 아동기를 정리하는 시기가 되어버렸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다고 말하는 달콤한 기억들에 대해서 장년이 된 지금 그 기억은 점점옅어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웰빙 시대를 맞이하여 단맛을 내는 식품은 퇴출당하는 굴욕을 당하지만 그래도 달콤한 맛은 지루한 일상을 견딜힘을 얻게 한다. 사실 우리는 설탕이나 꿀이 없어도 사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기에 미각에서 단맛은 사치스러운 맛에 속할 수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단맛은 누구나 느끼고 싶은 맛이며, 욕망이고 한편으로는 일정 부분 중독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김형섭의 사진은 이런 단맛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원색의 다채로운 색채와 함께 보기만 해도 단내가 날 것 같은 사실적인 질감을 바탕으로 표현했다. 김형섭이 이 전시회를 통해서 말하고자 한 의도는 단맛을 통해서 사랑을 잃은 사람이 아픔을 치료하듯이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으로 단맛을 통해서 치유하는 가능성을 얘기하고자 한다. 그들은 초콜릿, 껌, m&m, 젤리 빈,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인생의 작은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 살아갈 이유와 힘을 얻기도 한다.
손톱 아래의 작은 가시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는 것처럼, 인생에서 작은 위안을 주는 단맛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치유해 준다. 사진작가 김형섭은 아들이 '야경증'으로 고통스러워 할 때 사탕을 먹고 울음을 그친 경험을 본 것처럼 달콤한 음식은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지고, 결국에는 우리의 삶에 대한 탐미와 쾌락을 완성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기업에서 대량생산한 츄파춥스, 마시멜로, 젤리 빈과 같은 단맛을 내는 상품을 선택해서 촬영했는데, 그 이유는 많은사람에게 단맛을 선사하는 제품과 인간의 욕망 문제와 '단맛에 대한 평등한 만족감'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것으로 해석된다. ■ 김석원
Vol.20160818c | 김형섭展 / KIMHYUNGSUP / 金亨燮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