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광주신세계갤러리 GWANGJU SHINSEGAE GALLERY 광주광역시 서구 무진대로 932 신세계백화점 1층 Tel. +82.62.360.1271 shinsegae.com
뜨거운 여름을 맞아 도심 한가운데에서 푸르른 물을 만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동양에서 물은 음양오행의 '음'으로서 물은 사람의 몸과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로 의미를 갖습니다. 또한 서양의 신화가 프로메테우스의 불에서 시작되었다면 동양은 문명의 시작이 '물' 로부터 시작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물에 관한 다양한 철학에 익숙하며 사고의 과정에서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한 생각을 이어나가곤 합니다. 노자는 '강과 바다가 백 개의 계곡물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겸손을 잊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 때문'이라고 하여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는 물의 선함을 살아가는 도의 목표로 삼았으며, 공자는 '모든 곳으로 퍼져나가 생명을 주는 것은 덕과 같고, 낮은 곳을 향해 꾸불꾸불 도는 것은 의와 같으며, 솟아올라 결코 마르지 않는 것은 도와 같다. 만 번 꺾여 흐르지만 항시 동쪽으로 흘러가는 것은 지와 같으니 군자도 물을 모범으로 삼아야 하느니라.'라고 했습니다. 전시에서는 이처럼 물이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닌 우리의 삶의 근원을 보여주는 표상이자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상징물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한 작가 3명의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 송필용 작가의 화면 가득 시원하게 펼쳐지는 붓질을 통해 물의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바위에 부딛히며 만들어내는 물보라, 제각각 나름의 힘을 뿜어내며 아래로 내달리는 물줄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청각까지 그 에너지가 전해져 오는듯합니다. 이이남 작가의 영상작품은 전시장 한 가운데 펼쳐진 망망대해와 저 먼 북녘의 폭포입니다. 산에서 시작한 폭포가 세상에 내려와 강을 만들고 바다를 항해 흐르는 것을 작가의 시각을 통해 새롭게 체험함으로써 자연의 순환만이 아니라 각자가 지금 만들어내는 것의 종착지가 어디로 향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떠올리게 합니다. 임창민 작가는 창밖에 조용히 흔들리는 물결을 담은 영상과 익숙한 장소를 촬영한 정지한 사진 2개의 매체를 대비시켜 보여줍니다. 이것은 자아와 세계를 대변하기도 하고 지금 여기와 과거 혹은 미래의 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 이처럼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각자의 도원경을 만들어내어 우리의 마음속에 치유의 힘과 오랜 시간 흘러온 지혜를 전하고자 합니다. 신세계갤러리에서 작품 속을 거닐며 깊은 물속을 유영하듯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끼고 '음'으로부터의 힐링을 경험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송필용 ● 화면은 폭포 자체를 우리 몸에 안긴다. 던져준다. 작가가 마음의 눈으로, 직관의 눈으로 폭포를 본 흔적이다. 전적으로 날카롭게 폭포가 쏟아지고 흩어진다. 기이한 기운을 가득 품고 그렇게 격렬하게 떨어진다. 작가는 물이 뿜어내는, 그 주변에서 발산하는 비상한 기운에 초점을 맞추었다. 보이지 않는 기운을 가득 품고 있는 자연계의 비의적인 상황, 그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기운으로 자욱한 긴장의 순간을 시각화한다.
이이남 ● 고전 동양화의 폭포를 배경으로 하여 원작의 감흥을 극대화 시키고자 수직으로 작품을 연장하였다. 원작의 감동을 디지털로 재해석하여 현재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감동을 전하고자 하였다. 폭포의 내려오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에서 역동적이며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갈망의 마음을 의인화하여 나타내고자 하였다.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은 특정한 사물을 엉뚱한 위치에 둠으로써 감상자에게 충격을 준다. 하늘은 뭉게구름이 떠 있는 한낮의 하늘인 반면, 아래쪽은 빛이 들지 않아 어둑한 한밤의 풍경이다. 즉,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을 서로 조합시킴으로써 현실 속에선 존재할 수 없는 마치 꿈 속의 정경을 보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로 감상자를 인도하고 있다. 작가는 텔아비브 해변에서 망망대해 같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이 점차 모호해지며, 빛의 제국 작품과 같은 초현실적인 느낌을 받았고, 이 느낌을 짧게나마 미디어로 나타내고자 하였다.
임창민 ● 작가는 이질적인 동영상과 정지화상의 이미지를 합성하여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리얼리티를 통합해 내었다. 사진 속 공간은 로비, 호텔 스위트룸, 기차, 오래된 대학의 복도 등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과 시선이 머물렀던 장소들이고, 여기에 창문을 통해 주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이끌어 들인다. 밖에 있는 풍경은 동영상으로 현재진행형의 시간을, 실내의 정지된 곳은 작가 자신의 방이자 창은 작가의 눈을 은유하고 있다. ■ 광주신세계갤러리
Vol.20160728c | 아트바캉스-the BLU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