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공간 The Floating Space

학교 실기실 바닥의 얼룩들을 응시하며 그것들과의 묘한 친근함과 동질감을 느끼던 나는 그때는 왜 그렇게 그것에 끌렸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낯선 땅에서 점점 더 내 안으로 파고들던 하나의 습성(?)쯤으로 여겼다. ● 사실 한국에서 금속공예를 하면서 늘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을 또렷이 알 수는 없었지만 막연하게나마 내 안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막연함이 밝혀지길 바라며 유학길에 올라 그림 그리기를 해보기로 결심한다.

박지하_Beyond Mind_캔버스에 유채_50×60cm_2011

박지하_Inner Space-Blue_캔버스에 유채_121×152cm_2014

박지하_Inner Space-Yellow_캔버스에 유채_152×121cm_2014

그로부터 5년 후. 지금 난 그 대단한 것 같았던 목마름에 대한 해답이 그림자체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그림은 본질로 가기 위한 성찰의 한 과정일 뿐. 그것이 자연의 형상이건 얽혀있는 바닥의 얼룩무늬가 되었건 나에게는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그림을 그리면서 점차 흐릿해지던 대상의 형태는 내 안으로 들어오며 또다른 형태로 또렷해진다. 그렇게 사물과 나는 하나가 된다.

박지하_Untitled_캔버스에 유채_50×60cm_2011

박지하_Newland_캔버스에 유채_51×61cm_2016

박지하_Newtree_캔버스에 유채_127×127cm_2016

세상의 사물이나 이치는 부유하며 언제나 흘러간다. 모든 것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서서히 변화될 것이다. 나 자신의 모습조차도 어느 순간 의미를 잃어버리며 중요하지 않게 된다. 작업과정에서 나는 나에 대한 집착을 차츰 버려가고자 한다. 그것은 나에게 하나의 수행의 길이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운 길인 것이다. 또 그것이 얼마나 평온함을 주는지… ■ 박지하

박지하_Self-Portrait-Nothing I_캔버스에 유채_76×61cm_2014

The Floating Space ● At that time, I did not know why I was so into the dirty stains on the floor at my art school. I just assumed that the loneness as a foreign student gave me a sympathy with them. It was like a strange habit. ● I studied metal craft in a college. I was not fully satisfied with that. I was not sure what was the problem but I felt always hungry in my creation. I thought I had something I did not know inside of me. I left to America to study Fine Art to find the answer. ● 5 years has passed. Now I realize that the point of my thirsty on my creation was not painting itself. Painting was just the process of realizing my true self. The form of nature or the painting stains is the same meaning for me. As I am painting, the form becomes vague but it turns gradually out to be clear when it is inside of me. Finally the form and I become one. ● All matters and reasons are flowing and floating all around. They do not fixed and slowly changing and changing. I, Myself, am changing as well. There is no way to capture certain element or stop a moment. In my work, this is represented by the creation of an uncertain world that is composed by layering and suspending familiar and unfamiliar organic images. Through this process, I am trying to get rid of the obsession over myself. ■ Jiha Park

Vol.20160727h | 박지하展 / PARKJIHA / 朴智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