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727_수요일_12:30pm
참여작가 회화 / 김현정_노상호_선무_임영길_장종완_장승효 판화 / 권순왕_김억_김현주_남천우_백승관_전휘영 조각 및 설치 / 김범수_김학제_김정희_나대운_노영훈 신승연_이수홍_이문호_장지아_퍼즐에이치(김성호, 조창환) 사진 / 임택_이지연_이한수_하봉호 영상 / 구동희_김규정_김형기_뮌_이예승_이준_이창원 공예 / 유의정_정경연 디자인 / 박우혁_심규하_전진현
주최 / (사)한국영상미디어협회_한국미학회 주관 / (사)한국영상미디어협회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주말,공휴일_10:30am~07:00pm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Art Center White Block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2 Tel. +82.31.992.4400 www.whiteblock.org
『미디어+아트 패러다임』전은 매체와 미술의 상호작용 관계, 즉 매체와 미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또 서로 상대방을 해명해주는 데에 있다. 미디어+아트 패러다임은 매개체라는 의미를 지닌 미디어와 '전범적인 이미지', '구체적인 사례', '세계관'을 의미하는 융합한 용어로 "미디어+아트 패러다임"전은 예술 형식을 구분하지 않고 한국의 현대 대중과 현대 사회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주제로 접근하고 있다. ● 1) 한국사회의 대중적 주체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감각적, 현상학적으로 기록 ● 2) 한국사회의 대중적 주체의 자기-이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패러디하고, 전복시키기 ● 3) 대중적 주체의 기원과 형성과정을 해명하고 해체하려는 시도 ● 4) 대중적 주체의 참된 현실 인식을 위한 새로운 지각과 사유의 가능성 탐구 ● 5) 동시대 매체 기술과 매체 환경을 활용한 새로운 조형적 언어의 실험
사진 ● 하봉호의 사진이미지는 디지털 카메라로 인물을 찍고, 사진으로 찍은 인물 형상들을 컴퓨터 화면에서 작가의 의도에 맞게 조각가가 조각하는 것처럼 하나하나 다듬어서 완성한다. 그의 작업은 조각 작업과도 같은 인물 사진이미지를 통해 정물화의 그림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성형 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지연의 사진이미지는 콜라주 기법으로 공간적인 입체감을 부각시킨다. 그의 사진이미지는 현대인들이 빈번히 왕래하는 장소들을 시간의 축적을 통해 극대화시킴으로서 현대인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도시 환경과 도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한수의 사진이미지는 배경화면에서 보듯이 이미지를 합성하여 회화적인 사진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그의 외계인 이미지는 전통적인 가치들은 사라지고 대신 화폐라는 교환가치만이 중시되고 있는 현실, 과거의 정신적 지주였던 종교적 형상들조차 대중문화의 '아이콘icon'으로 대체되며 상업주의와 물신 숭배로 향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임택의 사진이미지는 한국의 현대 사회가 투영하고 있는 산수이미지를 설치물로 제작하고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다. 그의 산수이미지는 소금으로 만들어진 산맥의 형상, 솜으로 제작한 구름, 실제 촬영하여 제작한 오브제, 만들어진 해와 달 그리고 먼 산 밑에서 산의 풍경을 올려다보는 사람을 설치하고 사진으로 찍어낸 이미지이다.
회화 ● 장종완의 회화 작업은 이발소 그림이라 불리는 이미지로 유토피아적 이상향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밀하게 관찰하면 교묘하게 조작되거나 박제된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장승효의 회화 작업은 시간과 공간, 정신과 육체, 남자와 여자, 하늘과 땅, 평면과 입체가 모두 하나에서 생성되어 나왔다는 조형이념을 기반으로 서양미술사의 '사랑'의 이미지들을 하나의 화면에 그려내고 있다. 팝의 조형과 같이 한국의 대중문화에 접근하는 작가는 김현정이다. 그의 작업은 한복을 입고 일상생활을 하는 여성을 수묵담채와 콜라주로 그려내고 있다. 그의 그림은 한복을 입은 여성들의 일상생활을 통해 여성들의 내숭적인 심리상황을 그려내고 있지만, 또한 한복은 '고상함과 정숙함'을 상징하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의 그림은 한국의 대중들이 겪고 있는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 간의 갈등을 함축하고 있다. 선무의 그림은 보이는 것과 반대되는 메시지로 남북한의 정치적 이념과 계층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유머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임영길의 그림은 인간과 자연 간의 순환적인 관계를 증강현실(AR)을 통해 상징화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실제 지도 위에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작동될 수 있는 장치들(예를 들면 4번째의 핵 실험장)을 기호들로 표기하여 인간과 자연 간의 보이지 않는 순환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노상호의 회화 작업은 '태어나면 모두 눈을 감아야 하는 마을이 있었다.'라는 자신이 만든 허구의 이야기를 비선형적으로 퍼트리고 다시 수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구성한다. 그의 작업은 이야기의 전달 과정과 삶의 진실의 문제를 탐색한다.
조각 ● 김범수의 인체 형상들은 클론으로 인해 맞이하게 될 유토피아적인 미래 인간들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로테스크한 미래의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그의 인체 형상들은 인간, 동물, 무생물이 무질서하게 조합된 형상을 통해 세계에 대한 봄과 앎의 질서를 정신/물질 간의 수직적 위계질서가 아닌 수평적 질서로 해체하고 재편하고 있다. 퍼즐 H(김성호와 조창환)의 조각은 패키지 박스(Package Box)의 시선에서 꿈꾸는 세계를 기하학적인 입체 형상으로 구성하였다. 별과 같이 패턴화된 모듈은 상업화의 시선으로 구축된 세계를 의미하지만 또한 그 세계에 갇혀 있는 의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김정희의 조각 형상은 식물과 같이 다른 생명들의 생태계에 의존하지 않는 자생적인 생명 구조와 형태를 탐색하며, 구축하고 있다. 그의 선과 형태들은 사물을 인식하는 신경망과 새로운 생명 형태를 의미한다. 김학제의 몽키 로봇 형상은 과학의 발전과 함께 맞이하게 될 미래 인류의 원형을 상징한다. 몽키 로봇이 들고 있는 알은 생명을 상징함과 동시에 지구를 상징한다. 나대운의 조각은 인체의 눈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의 눈 인체 형상은 대상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향하는 시선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본질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시선을 상징한다. ● 노영훈의 조각은 고개를 숙인 작은 인체 형상들이 군상을 이루고 있다. 현대인들의 자화상과도 같은 고개를 숙인 인체 형상들은 내세울 것이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심리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신승연의 키네틱 조각은 감성과 기억이 작동되는 방식을 탐색함으로써 정신과 물질 간의 상호 작용 관계를 탐색하고 있다. 그의 조각은 감성과 기억이 물질과는 독립되어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끊임없이 변형되어 가는 인식의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문호의 조각은 인식과 대상과 지각 작용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시각으로 보는 대상과 체험하고 느끼는 대상의 실체는 다를 수 있다. 이수홍의 조각은 안과 바깥, 그리고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에 있다. 양자물리학의 세계에서 보면 사물 안과 바깥쪽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지만 물리학의 세계에서 보면 사물의 실체는 그 형태는 유지되며 존재한다. 그의 조각은 실체의 경계는 규명할 수 없지만 실체를 유지하는 보이지 않는 원리를 탐색하는 데에 있다. 장지아의 조각은 소가죽 위에 아시아의 아름다운 산수풍경을 그려놓았다. 그의 조각은 그로테스크한 광경을 연상시키며 아시아인들의 삶의 문화를, 보다 확장해서 보면 인류의 삶의 문화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 그의 조각은 인간의 삶의 문화는 언제까지 동물의 생명을 담보로 하여 생존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판화 ● 김억의 작업은 '고산 윤선도가 경영했던 원림이나 다산의 유배시절 거처들의 풍경들을 화면에 담아 그들이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철학을 들여다 볼뿐 아니라 우리 고유의 자연 산수관을 화면을 재해석한다. 작업 이미지는 해남과 강진에 있는 이들의 장소들을 주제로 삼았으며, 민초들의 삶과 자연 환경이 가지고 있는 따스함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김현주의 시각이미지는 '구겨진 신문지와 꽃'을 합성하여 새로운 현시대에 살고 있는 여자의 마음속에 있는 꽃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미지는 '그날의 신문이 갖는 중요성'과 '만개한 꽃'을 '이십대의 젊은 날로 돌아가고자 하는 여자의 욕망'과 '동일시'하여 비유적으로 그리고 있다. ● 백승관은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세계를 하나의 통합체로 접합시킴으로써 실제와 가상, 인공과 자연 등 서로 차원을 달리하는 두 세계가 하나의 관계망 속에서 상호작용하면서 자아내는 의미작용을 유도한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로서 동시에 관찰할 수 없는 것을 동일한 공간에 병렬식으로 배치함으로써 그 간격을 해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권순왕의 이미지는 기억장치에 의존한다. 그림은 기억이 신체나 어떤 도구들을 통과해 출력되는 것이다. 표현되는 모든 것들은 판화처럼 과정적이다. 인간 존재 논의 이후 이미지는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을 거쳐 원본과 복제의 철학적 테제로 끊임없는 존재의 중간 상태에 머물러 있다. '무엇이 진짜일까'는 미디어 아트 패러다임 시대에도 반복되는 질문이다. 남천우의 이미지는 이념과 정치의 성향을 버리고 소비자와 생산자로서, 채무자와 채권자라는 상반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상호 공조하는 미국과 중국의 이미지를 상징화하고 있다. 그의 이미지는 정치적 패권과 경제적 이해관계, 자본주의 시장 속에서 늘 불안정한 위치와 정체성을 겪어나가는 대중을 은유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전휘영의 작업은 세계는 고정됨이 없고 시시각각 변하는 진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여러 고정된 시각 및 관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유한적 신체를 가진 인간은 권력 및 자본에 대한 가치(value)를 끊임없이 부여한다. 전휘영의 작업은 사회적 삶과 신체가 가진 필연적 요소인 죽음의 관계를 블랙 코미디적 시각(perspective)으로 보여주며 고정된 가치관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도한다.
도예와 디자인 ● 정경연의 작업은 지난 30여년간 작가의 상징이 되어 온 장갑의 형상들이 블랙홀을 연상시키는 원을 그리며, 검은 색 평면에 자리한다. 나선형으로 원을 그리는 장갑이 주요 모티브가 되는 이 작업은 강렬한 기의 파장이나 우주의 블랙홀과 같은 느낌을 만든다. 장갑은 침염을 이용한 자연스런 발묵의 효과로 조화롭게 순환의 구조를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 삶의 반복적인 세계를 압축하여 보여준다. 장갑으로 대신하는 인간의 손은 나아가 인간 존재 그 자체로 익명의 삶의 세계를 표상하며 작게는 미디어 속의 패턴화된 구조를, 넓게는 무수한 우주의 시간 속의 인간 개체를 의미하고 있다. ● 유의정의 작업은 도자라는 질료와 형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메시지 전달을 넘어 정신적 표지를 밀착하여 보여준다. 그의 도자 표면에 등장하는 갖가지 기호와 신호 혹은 단서는 그의 세계 인식에 대한 표식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이미지가 통용되었던 것과 같이 동시대 선호되는 상징들을 도자 표면에 투사함으로써 그 자체로 아날로그적 인터페이스 미디어를 실현하고 있다. 박우혁의 시각적 구성은 시지각적 구성은 그 자체로 메시지이자 감성의 시그널처럼 작동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Vatech-X는 4가지 유형의 디지털프린트이다. 대상의 단면 즉 보이지 않는 부분을 형상화한 추상적 형태들이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모듈식 선시스템의 작용을 통해 그이미지의 대상이자 지향점인X-ray의 특성을 표현하고 있다. 시지각적 평면내의 공간적 텍스춰의 돌출과 밀도 그리고 깊이가 공감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심규하는 시각 청각 촉각을 통해 데이터를 수렴할 수 있도록 한 인터페이스로 탠저플 토포그래피(tangible topography)를 개진한 바 있다. 그는 '성난', '찡그린', '하트눈 ', '격분', '비명'의 에모지를 렌티큘러(lenticular) 방식으로 선보이는데 전 세계가 공유하는 에모지(Emoji)의 보편성에 기반하지만, 발신자에 의해 의도적 변형 역시 가능한 것임을 눈치채게 한다. 디지털 토대의 가장 강력한 언어인 에모지에 대한 또 다른 층위의 사유를 갖게 하고 있다. 전진현은 스푼과 디저트 도구를 통해 감각에 대한 의미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이다. 식도구로서의 근원적인 기능 외에 감각의 매개체로서 크리스탈, 금속, 세라믹 등의 다양한 질료로 구현된 작가의 디자인은 터치 또는 자극을 통한 소통에, 실제로 사람들이 반응하고 감각하는 소통에 주목한다. 미디어를 통한 기록은 시각적 감각화를 상상케 하고 도구와의 만남은 촉각적으로 이를 극대화한다.
영상 ● 이창원의 작품은 고전적이지만 매우 탁월한 반전을 지닌 방식으로 미디어 아트의 주제를 선취하고 있다. 선사 시대 동굴 같은 몽환적이고 주술적인 느낌으로 충만한 어둠과 빛의 향연은 보는 이를 감각으로 매혹한다. 하지만 밝게 빛나는 다양한 이미지의 원천으로 다가가는 순간, 그 원천은 우리 삶의 일그러지고 추한 면모를 폭로한다. 이예승은 삶에서 가져온 수많은 단편적 이미지들을 시간의 축을 따라 흘러가는 영상의 형식으로 제시한다. 실험실의 소도구로부터 레이스 모티프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이미지들이 사운드와 함께 이예승은 거친 삶의 파편들, 혹은 문화적 타자들로부터 유래한 언캐니한 분위기가 배어나온다. 이준은 포털 시스템을 작품에 끌어들인다. 포털의 알고리듬을 고스란히 차용하여 인터넷의 바다에서 정보들이 흘러 다니면서 이야기를 형성하는 모양새를 흘러가버리지 않는 조형으로 붙들어내어, 그것이 어떻게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게 작동하는지를 결정화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인간은 한낱 장난감 피규어가 된다. 뮌(김민선+최문선)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태어나 자본주의와 대도시가 자연인 양 살아가는 군중을 비평적 거리를 두고 관조하거나 사유하는 데에 있다. 뮌은 영상 미디어의 힘을 빌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도시 속 군중의 삶을 포착하고, 그 특징을 집적시키고 강화하여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김형기 작품은 맨 눈을 뛰어넘는 독특한 시지각 경험을 제공한다. 4면에서 촬영한 인체 이미지를 결합한 설치 형식은 마치 투명한 상자 안에 한 인물이 실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지경이다. 그의 작업은 생생하다 못해 야생적일 수도 있을 감각을 아스라한 존재의 사유 쪽으로 이끈다. 김규정의 작업은 첨단 미디어의 발전이 인간의 감각과 지각 경험에 초래하는 변화에 주목한다. 그의 작품은 LED를 관객과 작품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매트릭스로 삼는다. 구동희의 알레고리는 실은 우리 시대 주체들이 직면하고 있으나 보이지 않는 불통의 모습이다. 불통에 갑갑해 하면서도 소통의 착시 속에 살아가는 다원과 차이의 시대에 구동희는 가장 단순한 포맷으로 눈에 안 보이는 실상을 시각화해내었다. ■ 하선규_조관용_심희정_박남희_정수경
Vol.20160724a | 미디어+아트 패러다임-2016 세계미학자대회 대중예술축전 특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