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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수요일_11:00am~05:00pm / 목,금,토요일_11:00am~09:00pm 일,화요일_비정기 운영 / 월요일 휴관
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 arTinsun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43-16 Tel. 070.4157.2016 www.artinsun.com blog.naver.com/artylook
박수호는 『'나'만의 시간』에서 완성 이전에 확실시되지 않는 노력의 순간들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 상태를 종이와 잉크라는 물성으로 드러낸다. 더불어 이들 작품이 시사하는 아날로그적인 매체성을 작가 자신과 동일시하며 창작의 과정으로 확장한다. ● 기존에 완벽한 결과물을 의미하는 책과 텍스트가 이번 전시에서는 그 권위를 잃어버리고, 책은 종이로, 텍스트는 잉크로 각각 해체되고 분해되어 버린다. 그리고 작품은 다시 '슬로우 프로세스(slow process)'를 상징하는 주인공으로서 설치된다. ● 박수호의 작업에 근간을 이루는 방식 중 하나는 매체의 특성을 찾아내 거기에서 고유하고 특질적인 관습을 제거하며, 별 볼 일 없는 일상적인 대상을 예술 작품으로 상정하도록 의도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작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인식 구조의 틀에서 벗어나, 대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도록 자극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엄청난 시간과 노동력을 들여 손수 작업한 박수호 작가의 수공예적인 행위가 깃들어 있는 작업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렇게 작업 과정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날 때, 관람자들은 작품에 축적된 노동집약적인 시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크레용(crayon)을 이용해 책 속의 텍스트들을 지워나가는 페인팅 작업과 텍스트에서 '나'라는 글자를 맹목적으로 찾으며 무수히 되풀이되는 노동의 행위를 담은 영상은 마치 매일 일기를 쓰거나 정신수양을 위해 성실히 주경야독하는 것처럼 행위의 반복을 통한 자기성찰의 과정을 보여준다. ● 또한 종이 위의 텍스트에서 잉크를 추출해서 한 덩이의 조형물로 탄생시키고, 각 단계마다 잉크의 물성이 액체, 기체, 고체로 변해가는 재료의 반응, 거기에서 발생하는 작가의 신체적 에너지와 작품이 설치되는 공간 등을 포함한 제작과정의 모든 시간과 수공예적인 노동력이 작품으로 수렴된다.
전시공간에서 작업 과정 자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이번 전시를 하나의 소설처럼 나를 찾기 위한 여정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지극히 개인적인 보고서나 자전적 일기로 보아도 무방하다. ● 작가가 의도하는 것은 닫힌 구조로 이루어진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욕구, 의지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방식인 설치, 영상, 페인팅을 활용하여 개인의 흔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이 성찰적인 작업은 '내'가 중심이 되는 현재의 절대적인 가치와 중첩된다. 그리하여 관람자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공동체 안에서의 주체에 관해 고찰해보고, 각자가 개인적인 '나'만의 시간에 집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하나의 형식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박수호의 작업은 자신을 절대적인 기준이자 중심으로 삼아 현실을 관찰하고 고민하면서 바라본 동시대인의 삶을 작품에 삽입한다. 그리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두루마리처럼 연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와 '삶'에 대해 반추하고 생각을 전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최인선
* 교열,윤문 / 허효빈
Vol.20160721c | 박수호展 / PARKSUHO / 朴秀浩 / installation.video.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