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rilegia: 혼종식물 화보집

이지원展 / RHIEJIWON / 李智苑 / drawing.printing   2016_0720 ▶ 2016_0725

이지원_Florilegia Mosaic #1_종이에 검정잉크_172×167cm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토포하우스 TOPOHAUS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관훈동 184번지) 1층 전시실 Tel. +82.2.734.7555 www.topohaus.com

「프롤릴리지아」시리즈는 인간의 복잡하고 미묘한 행동방식과 감정을 의인화된 식물을 통해 표현하고자 시작한 작업이다. 나는 이 시리즈에서 묘사된 다양한 종의 식물들이 단순히 상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닌, 마치 실재하는 것과 같은 설득력을 갖추길 원했기에 프롤릴리지아/Florilegia(유럽에서 15세기에 발현하여 17세기에 대부흥을 이룬 오래된 식물화보집을 흔히 일컬음)의 형식을 빌어 표현하였다. 식물화보는 정확한 정보전달의 목적을 지녔음에도 꽃이라는 소재가 주는 시적인 감동이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Florilegia시리즈 속에서 가상의 식물들이 갖는 형태의 기이함, 다른 종들 끼리의 불가능한 결합, 그리고 그들의 비현실적인 배치 등이 인간감정의 다양함을 상기시키고 사회속에서의 인간이라는 존재를 표현해내기를 희망했다. 예를 들면, 생존본능과 더불어 개인의 욕망이 이 세상에 어떻게 작용하고 그것들이 타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탐구하고자 했었고, 그로인해 영향을 받는 개인의 감정-사회적 관계속에서 영향을 받을때 필연적으로 생기게 되는, 예를 들어, 타인에 대한 경계와 불안감, 갈등, 영역의 침범, 자기방어, 권력/권력욕, 우연한 사고, 경계, 이념의 대립, 수직관계의 불평등함, 철학, 가치관, 사고방식, 대립, 그리고 이 모든것의 이면에 가려져있는 인간본성등-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지원_Florilegia Mosaic #1_종이에 검정잉크_172×167cm_2016_부분
이지원_Florilegia #1_종이에 검정잉크_72×53cm_2015

1. 본 전시의 대표작인 「Florilegia」시리즈를 위해 펜과 검정색 잉크를 주된 재료로 사용하게 된 계기는 후기 Florilegia의 표현방식에서 두드러진 동판화나 펜화(pen drawing)의 특징적인 스트로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얻게된 영감과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펜화에 대한 개인적인 애착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지원_혼종화의 표본_사이아노타입 프린트 설치_119×109cm_2014

2. 1842년에 처음 발명되어 그 이듬해에 식물학자이자 최초의 여성사진가로 알려진 애나 아킨스(Anna Atkins)의 식물표본집을 위해 사용된 원시사진술인 사이아노타입(청사진)기법은 앞서 언급된 '실재하는 듯한 사실성'을 위해 「혼종화의 표본: Specimina of Hybrid Flowers」이라는 작품에 동일기법으로 제작, 사용되었다. 서로 다른 종의 조화를 기타재료와 혼합하여 만들고 그 형상을 인화해서 29개의 사이아노타입 프린트로 구성한 「혼종화의 표본」은 애나아킨스의 업적과 그녀 일생의 연구에 대한 개인적 오마쥬이다.

이지원_Embossed Flowers #1_종이에 양각_48×37cm_2015

3. 양각(陽刻)기법으로 만들어낸 엠보스 판화인 『양각화』(陽刻花: Embossed Flowers)시리즈는 상상으로 그려낸 꽃들을 디지털이미징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합성과 변형, 왜곡을 통해 새로이 디자인하고 그 이미지들을 동판으로 제작한 뒤 프레스기를 이용해 종이위에 압력을 가해 만들어졌다. 하이브리드(혼종)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현 시대에 이미지를 손쉽게 조작하고 혼합하는 행위자체가 상상화(想像花)를 만드는 또 하나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꽃을 표현하는데 있어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화려한 색감의 사용과 명암표현에 대한 필요성을 묻게되며 시작된 『양각화』는 색깔도 명암도 사라진, 오직 부조의 형태로만 존재하는 실험작이다.

이지원_Embroidered Silk Flowers_조화에 자수_가변크기_2016

4. 조화(Embroidered Silk Flowers)시리즈는 여러종류의 모조화를 하나의 다발로 엮어 각각의 꽃잎과 잎파리에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이용해 수를 놓은 작품으로, 실재하지 않는 꽃의 실체화를 위한 사색으로부터 출발하여 물성의 변화-자수로 연결되어 물리적 변화를 겪은 꽃잎들이 하나의 몸으로 통합되어 독립적인 개체로 인식되는-를 부여하는 행위로 이어지는 수작업과정에 의미를 둔 입체물이다.

이지원_혼종화 표본집_종이에 수채, 디지털 프린트_15×19cm_2014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삶을 통해 축적하게 되는 경험. 내게는 그것이 한 사람의 지혜로움을 헤아리는 척도가 되기도 하지만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예상 가능한 리스크와 기회비용에 대한 불확실한 예측이 늘어나고 이 둘을 통한 결과로서 개인이 수용해야하는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대한 후회와 두려움 역시 크고 깊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이타적이지는 못해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타인으로부터 피해를 받기를 원치않는 내 윤리기준의 예민함과 엄격함은 판단과 연관된 모든 관습적 행위를 통제하고, 스스로가 자초한 불안감으로 마음의 휴식을 방해하기도 한다. Florilegia는 서로에게 전혀 정신적 영향을 주지 않거나 커뮤니케이션 없이 살아가는 삶이 불가피한 현대인들의 이야기이며, 부정적이던 긍적적이던, 자신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의 영향속에 살아가는 내 자신의 자서전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 이지원

Vol.20160720g | 이지원展 / RHIEJIWON / 李智苑 / drawing.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