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 거기(Every nook and cranny)

백정기_신석호_최은경展   2016_0716 ▶ 2016_0907 / 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인형극단 또봄_장항 문화예술창작공간

후원 / 서천군 기획 / 박종찬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일,월요일 휴관

장항 문화예술창작공간 Janghang Culture Art Space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 장산로 323 Tel. +82.41.956.3161 blog.naver.com/eehqha

장항을 담은 『여기, 저기, 거기』 ● 현재 장항에서는 많은 기관과 사람들이 문화적 재생을 모색하는 중이며, 앞으로 많이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 장항지역에 대한 문화적 근거자료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장항의 도시환경이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장항에 대한 보다 많은 인문학적 자료들의 축적과 다양한 시각으로 도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여기, 저기, 거기』 장항리서치 프로젝트는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출발하였다. ● 참여작가는 백정기, 신석호, 최은경으로 3월부터 작가들과 함께 장항지역 읽기의 일환으로 장항투어,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이후 현재까지 작가들의 개별적인 지역연구가 이루어 졌다. 본 전시는 그에 대한 결과물이다. ● 단편적으로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은 일본에 의해 자원 침탈을 목적으로 조성된 산업도시다. 1920년대 도시계획과 토지매립을 시작으로, 장항제련소, 장항항, 장항선 3대 산업시설을 중심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 산업구조의 변화,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산업도시로서 장항은 도태되어 있는 실정이다. ● 이러한 장항의 배경에서 시작하여 각 작가들은 각자의 관점으로 폭을 좁혀가며 탐색을 진행하였다. 백정기작가는 과거에 장항선이 정상 운행되던 상황과 현재의 풍경을 병치시켜 장항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상기시킨다. 신석호작가는 헐어진 건물터에 일궈진 작은 텃밭에 주목하였다. 그는 이러한 풍경들이 내재적으로 정화하는 자연과 생태적인 어떤 징후들로 보였다고 한다. 최은경작가는 장항을 근대화 과정에 의해 생산되고 동시에 훼손된 슬럼(slum)화된 곳으로 보았으며, 장항은 삶의 체험이 켜켜이 쌓인 지층의 단면에 박혀있는 굳은살, 티눈, 옹이구멍이자 과잉된 상처의 지점이며, 그것이 바로 21세기적 우리 삶의 단면이자 기형적인 우리 근대성의 지점이라 말하고 있다. ● 이번전시는 이러한 작가적 관점으로써 장항을 두루 살펴보고 장항의 기억들이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장항의 문화적 재생을 모색하고, 장항에서 나타나는 근대성, 장항 사람들의 삶을 인문적 시선으로 기록하고 수집하는데 본 전시의 뜻이 있으며, 이것들이 켜켜이 쌓여 장항의 새로운 맥락을 형성해 줄 것이다. ■ 박종찬

백정기_장항 문화예술창작공간_2016
백정기_장항 전차대_종이에 연필_17×40cm_2016
백정기_장항선_종이에 연필_17×40cm_2016
백정기_바위돌꽃_비디오_00:15:00_2016
백정기_장항선_비디오_00:25:00_2016

장항역, 바위돌꽃 ● 장항선은 천안에서 익산까지, 반원을 그리면서 충남을 가로지르는 철도노선이다. 2008년 장항선이 금강을 넘어 군산으로 연결되면서 장항선은 장항을 비껴나간다. 지금 장항에 남아 있는 철도 노선은 장항선의 지선인 '장항화물선', 장항역은 '장항화물역'이 되었다. 장항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장항화물역 승강장에는 아직도 '장항역'이라고 쓰인 입간판이 세워져있다. ● 물론 철길은 장항화물역에서 끊기는 것이 아니고 남쪽으로 더 내려가다가 해안선을 만나면서 급하게 서쪽으로 선회한다. 이 철길 중간에 전차대가 놓여있다. 전차대는 기차의 방향을 회전시켜주는 장치로 주로 철도의 종점에 설치되는 시설물이다. 장항이 장항선의 종점이었음을 증언해주는 또 하나의 시설물이다. 지금은 전차대에 발판을 얹고 난간을 설치해서 보행다리로 개조되어있다. ● 내 작업은 장항이 종점이었던 장항선을 재현하는 영상작업이다. 복선화, 직선화, 연장 과정을 거치면서 장항선에는 23개의 역이 폐쇄되었다. (보명역, 쌍용역, 배방역, 세교역, 신창역, 학성역, 선장역, 오가역, 화양역, 신성역, 신속역, 원죽역, 청소역, 주포역, 주교역, 남포역, 옥서역, 간치역, 주산역, 온동역, 기동역, 삼산역, 구절역) 「장항선」은 옛 장항선을 가상으로 운행하면서 폐쇄된 역을 되살려 내는 영상 작업이다. 「바위돌꽃」은 폐기된 전차대를 가상으로 운영하는 작업이다. 전차대에 실려 있는 기관사가 봤을 풍경을 재현하면서 비현실적인 시간을 만들어 냈다. ■ 백정기

신석호_장항 문화예술창작공간_2016
신석호_Useful garden_잉크젯 프린트_90×90cm_2016
신석호_Useful garden_잉크젯 프린트_90×90cm_2016
신석호_찬란한 마음_잉크젯 프린트_45×45cm_2016
신석호_눈에 들어온_종이에 펜_7 piece(가변크기)_2016

Useful Garden ● 한적한 지역도시의 바쁠 것 없어 보이는 장항은 한 때 근대산업의 전략적 거점도시였던 곳이다. 주요한 산업시설이었던 제련소와 국제무역항 등으로 번잡했을 이곳은 이제 항구보다는 경관으로 남아 있는 선창과,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로와 역사, 헐어진 건물들로 지난 시간의 유물 같은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개발과 성장 지체와 쇠퇴사이에서 멈춰 선 듯 한 모습은 초현실적인 모습으로 낯설어 보이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변화들이다. 낡은 건물의 헐어진 건물터가 일궈진 밭으로 사용되고, 그 안에서 자라는 작물들과 겹쳐진 풍경들은 새로운 생태적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헐어진 건물터에 일구어진 도심 텃밭은 어쩌면 내재적으로 정화하고 재생하는 자연과 생태적인 것들에 대한 모종의 징후같이 보이기도 한다. ■ 신석호

최은경_장항 문화예술창작공간_2016
최은경_장항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6
최은경_서쪽의 초행길, 장항 가는 길_사진인화_21×38cm×6_2016
최은경_서쪽의 초행길, 장항_지면작업_21×13.5cm_2016
최은경_[바다] 드로잉_트레팔지에 프린트, 사진인화(8점), 캔버스에 유채(3점), PVC필름에 시트컷팅_ 42×30cm, 21×38cm×8, 24×34cm, 22×27cm, 16×23cm, 180×100cm_2016

서쪽의 초행길, 장항 ● 장항은 우리가 통념적으로 '풍경'이라 불리는, 풍경의 카테고리 밖에 있는 비풍경적 요소들로 이루어진, 근대화 과정에 의해 생산되고 동시에 훼손된 슬럼(slum)화된 곳이다. 삶의 체험이 켜켜이 쌓인 지층의 단면에 박혀있는 (삶의) 굳은살, 발가락 사이의 티눈(魚目), 옹이구멍. 혹은 카프카의 『가장의 근심』에 나오는 아무리 부대껴도 마모되는 법 없이 아무데나 살면서 폐가 없이 웃는 듯한 웃음으로 우리가 없는 곳에서도 우리를 응시하는, 그래서 언제나 예기치 않게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응시, 응시의 구멍, 오드라덱. 즉,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변형된 외설스럽고 불경한, 변이(變異)적이고, 과잉된 상처이자 '돌기'로, 바로 21세기적 우리 삶의 단면이자 기형적인 우리 근대성의 증상적 지점일 것이다. ■ 최은경

Vol.20160717d | 여기, 저기, 거기(Every nook and cranny)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