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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716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11:00pm
공간 이다 alternative culture space IDA 경기도 하남시 검단산로 271(창우동 249-7번지) Tel. +82.31.796.0877 blog.naver.com/space-ida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미지 ● 특정 이미지를 떠올리며 작업을 하고 탐구하기에는 시간과 역량은 항상 부족하다. 본래 이 사진들은 리서치용으로 촬영하여 보관하던 무수히 많은 사진들 중 몇 장을 병치하면서 시작되었다. 가능하면 게으르고 게을러서 게을러지고 싶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아무래도 괜찮다... 모든 게 어떤 순간을 제외하면 뭐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목적이 없는 결과 ● 무언가 되고 싶었던 적이 별로 없지만, 무언가가 되어간다. 스스로 돌이켜 보면 낯설고 생경한 환경들, 접하지 않은 세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은 없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사진 속 실체들은 어쩌다 발 닿은, 시간 나서 배회한, 생존의 일상으로부터 마주한 풍경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괜찮으니까... 상황에 따라 뭐든지 가변적으로 사용 가능한, 돌려막기 해도 뭔가 얘기가 될 만한 것을 ― 주관적이지만 조형적으로 있어 보이는 ― 시각적인 문장을 만들어 게으름을 포장하고 만회하려고 하였다. 그 결과다.
시각적인 시 ● 어쩌다 얻어걸린 사진을 보며 문장을 만들기 위해 가변적으로 사용 가능한 특정 인상들을 수집하고 싶어졌다. 문장을 만들기 위한 단어들을 떠올린다. 문장에 맞는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이미지에 맞는 문장을 떠올린다. 하지만 무엇 하나 정해진 건 없다.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래도 별 상관은 없다. 엇비슷한 이미지의 병치가 시각적 운율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운과 압운을 시각적으로 대체한다면 대상의 조형적 특징과 형태의 유사성, 반복되는 병치 그리고 다수의 이미지라 생각한다. 문장을 만드는 반복적인 생각은 시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 모든 것이 시(詩)다. 문학을 모르지만 시를 설명하는 것은 "그냥"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한편으로 문장에 운율이 없어도 충분히 시가 된다고 생각한다. 딱히 이해를 바란 적이 없다. 이해해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해석할 필요도 없고. 해석될 필요도 없다. 가끔 어리숙한 말솜씨의 유년기 소년처럼 멋대로 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고 지랄 좀 해도 괜찮을 텐데... 운율이든 선율이든 리듬이든 반복이건 화음이건 어떻든 간에 모두 개소리면 좋겠다. 이걸 작성하는 지금도 무엇 하나 뚜렷하게 설명을 못하겠다, 하고 싶지도 않다.
단어 ● 시각이미지는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하게 읽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시각이미지를 단어로 바꾼다면 뚜렷한 의미의 명사보다는 부사, 접미사, 형용사, 의존 명사, 조사, 보조사 같은 단어들의 연결고리이거나, 명사와 명사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 분해가 가능한 단어이면 좋을 것 같다.
언어유희 ● 랩퍼의 라임을 좋아한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시쳇말로 '라임 돋네' ―유행이 많이 지났을 수 있겠다― 라고 말하는 운율이 있는 말장난이 좋다. 떡볶이 집에 갔더니 화장지에 "티쓔 / 필쑤" (압운을 사용한 적절한 예) ● 재미있는 걸 좋아한다고 하여 재미있는 사진을 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삶은 생존을 위한 놀이였으면 좋겠다. 좋나 재미없으니까...
전시의 목적 ● 대단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대단한 문장도 없다. 고로 아마도 대단한 사진도 없을 것이다. 그냥 시각적 문장을 만들기 위한 연습, 학습, 훈련, 수행, 수양, 집착 같은 모색의 과정을 소개해 보고 싶었다. 다른 이들의 잔소리 간섭도 들어보고 다른 방법들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것 같다. 좀 더 적극적인 곁눈질과 귀동냥을 위해 전시를 택했을 뿐이다. ■ 박민구
Vol.20160716a | 박민구展 / PARKMINGU / 朴敏九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