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정직성_이경_이진혁_채은미_서수영 차영석_장재록_전윤정_강성은_김명남 고산금_하태범_윤정미_박현주_한수정 김태균_송창애_송명진_김건일
입장료 / 어른 13,000원 / 청소년(만13~18세) 12,000원 어린이(36개월~만12세 이하) 11,000원
관람시간 / 10:00am~10:00pm / 입장마감_09:30pm
63 아트 미술관 63 ART MUSEU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0번지 63빌딩 60층 Tel. +82.2.789.5663 www.63.co.kr
63 아트 미술관은 2016년 7월 특별기획전시로 일곱 가지 색을 주제로 각각의 색이 강조된 화면에서 색이 갖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 그리고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탐-색』展을 개최한다. 『탐-색』展은 색을 깊이 연구하고 색으로 자신의 감정과 메시지를 표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색을 매개로 던지는 다양한 시선과 해석뿐만 아니라 색이라는 조형언어의 실험과 표현의 확장을 경험하고자 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는 일곱 가지 색은 빨간색, 황금색, 검정색, 흰색, 분홍색, 파란색, 초록색이다. 각 각의 색 부분에는 그 한 색만을 가지고 작업하여 그 색이 트레이드 마크인 작가, 색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색 시리즈를 가지고 주제를 표현하는 작가, 또는 형태보다 색에 집중하여 은유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경험할 수 있도록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 예술의 역사에서 색은 이론적 담론의 범주에서 벗어나 부수적이거나 감각적인 것으로 오랫동안 치부되었다. 인간의 이성이 그대로 담긴다고 간주되었던 형태, 즉 designo(데시뇨)와는 달리 색은 너무도 순간적이고 덧없는 외양의 형상들이었던 것이다. 색을 과학적으로 인지하려던 아이작 뉴턴의 시대에 프리즘이라는 자연현상에서 명명된 일곱 가지 색들은 구성원칙에 따라 다시 빨강, 노랑, 파랑이라는 세가지 색으로 규정되었고 여기에서부터 모든 색이 그 근대적 이름을 얻었다. 과학은 색을 빛과 어둠에 연결하고 색은 흡수되거나 생성되면서 투명성과 불투명성, 가까워짐과 멀어짐, 서로의 결핍에 대한 보충이거나 대립과 같은 개념들을 탄생시켰다. 시 지각을 기반으로 하는 색에 대한 과학이론은 인간의 심리적 기저와 깊숙이 맞닿아 모호한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우리는 이로 인해 '새빨간 거짓말'과 같이 온갖 감정이나 성격을 나타내는 형용사가 첨부된 색에 관한 관용구들의 목록을 갖게 되었다.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인상주의로부터 색이 사물의 단순한 묘사에서 벗어나 개인의 심리나 감정을 주관적이고 독자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것도 19세기 중반 개화한 색채 및 화학 이론과 인간 심리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 색의 또 다른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로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회 문화적 상징과 기호로서의 색이 있다. 붉은 황토에서 인류 최초의 안료인 빨간색이 추출된 이래로 색은 19세기 중반 합성염료가 발명되기 전까지 언제나 그 사회의 가장 높은 존재의 권위나 상징, 또는 상류층의 활동 등과 연관되었다. 오늘날 색은 그 숫자를 다 헤아리지 못할 만큼 세분화되었고 우리는 가히 폭발적으로 다채로워진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색은 필연적으로 여전히 유형과 집단으로 분류되며 피부색이나 성 정체성, 또는 이데올로기와 연관된 특정 색처럼 사회 정치적인 뜨거운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기도 하다. ● 이번 『탐-색』展에 참여한 작가들은 색을 통해 개인의 감정과 심리의 기록에서부터, 문화적인 상징과 사회적인 논쟁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조형적인 매체 실험과 정신적 고양의 추구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긴 색의 향연을 펼친다. 색은 통칭되고 분류되지만 그 각각의 색의 의미와 상징은 사실 텅 빈 사회적 기표일 뿐이다. 색은 오히려 마르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향기와 맛으로 기억되는 마들렌처럼 우리의 삶 속에서 진행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경험되고 기억된 한 장면의 빛깔이자 삶의 다양한 이야기이다.
정직성은 도시 건물의 형태를 재조합하여 새로운 도시의 이미지를 만든다. 작가는 상시적인 재개발로 빠르게 변해가는 고밀도 도시의 획일화된 모습과 그 곳에서 느끼는 정신적 외상을 붉은 추상 형태의 주택으로 표현하여 도시의 낯설고 인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경험을 색으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이경의 「형용사로서의 색채」 연작은 캔버스를 가득 채운 색에 감정을 묘사하는 형용사가 희미하게 드러나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나타나는 글자들은 일방적으로 색에 대한 느낌을 강요하지 않고, 경험을 통해 관람자가 새롭게 색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이진혁이 그리는 빨간 자동차들은 현대 도시의 무한한 경쟁과 과열 속에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마치 도장으로 찍은 듯한 빨간 자동차들은 정처 없이 떠돌며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데 이런 장면은 작가가 현대인들의 소외와 속도의 패러다임을 표출하고자 한 것이다.
금박을 재료로 하여 작업하는 서수영은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새로운 화면으로 탄생시킨다. 특히 황실을 상징하는 소재와 대상을 배열하고 금박을 더하여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이는 사라진 황실을 기억하고 우리 문화의 정신을 일깨우고자 하는 작가의 메시지이다.
채은미는 금이라는 물질이 지니고 있는 순수성과 에너지에 주목하여 작업한다. 미세한 움직임과 약한 바람에도 찢어지는 예민한 금박은 다루기 어려운 소재로 작가는 종교적 경건함을 가지고 이러한 금박을 오랜 시간 동안 수십, 수 백장을 덧붙여 말끔하게 감싸는 인내와 산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차영석은 연필과 금색 펜을 가지고 복잡하고 세밀한 사물들의 세계를 묘사한다. 작가는 주변에서 수집한 사물들을 나열하는 이전의 작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하나의 사물(마트료시카)을 원형과 직선, 곡선의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자유롭게 구성하고 금빛으로 장식성과 화려함이 더해진 화면을 보여준다.
장재록은 '먹'이라는 전통적인 재료를 가지고 자동차, 샹들리에, 보석 등 화려한 욕망의 대상들을 표현한다. 검은 먹의 농담만으로 대담하게 표현된 작품 속의 대상들은 색이 없어도 그 대상이 드러내는 화려함과 광택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전통적인 수묵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작가의 다양한 실험 가운데 탄생한 결과물이다.
검은 색 라인테이프를 가지고 작업하는 전윤정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을 검은 선에 대입하고 선들의 교차와 중첩을 통해 현대사회의 불안하고 불편한 감정들을 새로운 형태로 표출한다.
강성은의 연필 드로잉은 밤이라는 시공간 속에서 포착한 풍경을 묘사한 작업이다. 펜슬 클래식이라는 이름의 드로잉 작업들은 작품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드로잉에 대한 실험과 탐구로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
고산금은 자신이 읽은 책 또는 시 등의 인상적인 부분들을 발췌하여 인공진주의 형태와 숫자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는데 작가가 선택한 텍스트는 차용과 변형의 과정을 거쳐 의미 전달의 기능이 사라지고 시각적인 조형성만이 강조된 형태로 재탄생 된다.
하얀 묘법 작가로 알려진 김명남은 흰 종이 위에 드로잉 하듯 바느질을 하고 송곳과 칼로 스크래치를 내어 만들어진 구멍과 여백으로 하얀 화면 위에 빛과 공간을 제시한다.
사건, 사고, 재해의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색이 제거된 흰색의 화면으로 보여주는 하태범의 작품은 사건 현장에서의 부정적인 요소들이 제거된 고요하고 비현실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가 만들어낸 흰 색의 장면들은 각종 매체들을 통해 쏟아지는 여러 이슈와 사건들에 노출된 현대인들이 사회 문제에 무감각해져 방관하는 태도를 지적하기 위한 상징으로 나타난다.
박현주는 빛과 색을 주제로 다양한 각도에서 생겨나는 빛에 대한 이미지를 연구한다. 작가는 작품 속에 빛과 색을 평면과 입체, 수직과 수평의 조형적인 하모니로 구성하여 각각의 색이 빛과 결합되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장면들을 담아낸다.
사진 작가 윤정미는 우리 삶 속에 고정관념으로 정착된 코드화된 색의 장면들을 보여준다. 작가의 「핑크 & 블루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 속에서 자란 어린이들이 사회적으로 관습화된 색깔 코드로 인해 여자아이들은 분홍색, 남자아이들은 파란색을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작업으로 사회적 관습과 성 정체성 등의 민감하고 어려운 이슈들을 재치 있게 해석한다.
한수정의 꽃은 위협적인 크기로 확대되어 우리의 관점과 크기의 혼란을 야기시키며 보통 달콤하고 부드러운 색채의 대명사인 핑크는 수 많은 주름으로 파동치며 낯선 물질로 다가온다.
송창애는 물을 사용하여 물 속의 풍경을 그리는 '워터 스케이프' 작업을 한다. 작가가 표현하는 물은 물에 대한 외형적 재현이 아닌 생명의 근원으로써 흐르고 유동하는 물의 속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푸른 바탕색을 칠한 화면에 에어건으로 물을 분사하여 물감을 지워나가는 방식의 작업은 마치 액션페인팅과 같은 행위를 수반한다.
블루 작가로 알려진 김태균은 파란 하늘과 바다를 사진에 담는다. 작가는 자신이 포착한 이미지 그대로를 포토샵이나 리터치 등의 일체의 변형을 가하지 않고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파란색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작품 속 파란색은 깊은 밤을 지난 새벽에 발견할 수 있는 색으로 하늘과 바다, 수평선이 보여주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미세한 움직임들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송명진의 작품은 녹색으로 상징되는 식물들을 평면성이 강조된 형태로 재해석한 화면이다. 자연적인 소재는 단조롭고 반복적인 배치를 통해 인공적인 느낌을 주고, 식물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 초록의 유기체들은 움직임과 형태가 부여된 동물적인 형상들로 그려진다. 이러한 인공과 자연,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 있는 작업은 작가가 자연과 사물로부터 느낀 촉각적인 경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김건일의 숲은 자신만의 기억과 망각, 욕망의 행로를 녹색의 색채와 톤으로 화면 깊숙이 함축시킨 자연이다. 그는 물감을 천으로 지워내며 얻은 화면의 층들에서 녹색 풀의 형상으로 드러나는 기억에 대한 탐색을 시도한다. ■ 63 아트 미술관
Vol.20160712c | 탐-색 Craving Color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