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라이브페인팅 / 2016_0701 ▶ 2016_0715
참여작가 / Fabien Verschaere_장태영
주최 / 경기도 주관 / (재)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 후원 / 한국메세나협회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삼화페인트_㈜엔컴
관람료 성인 4,000원 / 초·중·고생,군인 2,000원 4~7세 미취학아동 1,000원(단체할인불가) 4세미만 유아,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그 배우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인솔교사 1인 무료 * 안산시 중·고생 무료 * 경기도민 25% 할인, 20인 이상 단체 50% 할인(중복할인 불가)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1월1일,설날·추석 당일 휴관 *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경기도미술관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초지동 667-1번지) 2층 기획전시실 Tel. +82.31.481.7000 gmoma.ggcf.kr www.facebook.com/ggmoma
21세기 현대미술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마저 하나의 진행형 작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적어도 20세기 미술은 완결된 작품을 관람객에게 던지듯 이루어졌으며, 우리들 역시 그 광경에 익숙해 있던 것도 사실이다. 1960-70년대 이러한 제한된 방식의 미술 전달방식에 반하여 이루어진 '탈(脫) 미술 공간'에 대한 논지가 이루어지기는 하였지만, 지배적인 '미술관'이라는 공간의 공포에서 비롯된 절대불변의 정의에 도전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이러한 논지는 작가의 작품이 완결된 완성작품을 봐야만 하는 이상야릇한 괴리감보다는 '미술관'이라는 특정 공간에 국한된 성문법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 미묘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벗어나서 '인간이 그 가장 고상한 모습을 과시하는 곳'으로서의 미술관이 미술의 신전 또는 성전으로 비유되어 온 것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작품으로부터 그 구체성과 현장성을 제거하여 일종의 메타-시간이 적용되는 추상적인 공간에 진열하는 미술관의 방식이야 말로 '한정된'예술성을 제시하기 적합한 공간으로 규정되어진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대미술은 이러한 규정된 시각으로 해석하기에는 그 한계성에 직면하였으며, 더 확장된 사고와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 현재의 미술은 공간, 적용, 대상, 범위, 장르, 개념 등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확장성을 통해 증식하고 있으며, 지금 현재에도 진화하고 있다.
경기도미술관의 『G-Live : Fabien & Taeyoung』전은 현대미술의 다양한 관점을 전시장 내부로 유도하였으며,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공유하는 전시공간으로 확장을 시도하려한다. 전시장의 작품은 완결되어야 한다. 선입견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작가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 작품에서 드러나는 대중의 메시지가 어떠한 것인지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랑스의 파비엥 베르쉐르(Fabien Verschaere)과 한국의 장태영의 라이브(live) 전시를 구성하였다. 다소 생소한 라이브(live)방식은 20세기 미술에서 이따금 사용되었던 방식이다. 특히나 전시장에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가끔 행해졌고, 다양한 방식의 매체를 통해 전달되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파비엥의 작업은 마치 일기를 쓰듯 연속적으로 그림을 그려나가고, 이를 '자동페인팅(automatic painting)'이라 말한다. 장태영 작가는 무의식과 의식사이를 오가며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일상을 축척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두 작가 모두 반복적이고 연속적이며, 동시에 무의식을 화면에 드러내는 행위가 작품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지점이다. 작가가 말하는 예술은 보편적인 일상을 벗어나 거대한 억눌림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자연스러움인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우리는 언제인가부터 예술의 거대한 억눌림에 자연스러운 생각을 지워버렸는지도 모른다. ● 파비엥의 작품은 가상의 이미지가 현실성(reality)을 전제로 자리 잡고 있다. 작가의 어릴 적 경험에서 출발하여 현재 자신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한 이야기들의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파비엥의 이미지는 어디선가 본 익숙한 이미지들로 나열되어 보이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들이며, 현실에 존재한다고 해도 부정적인 상징들의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작가는 '죽음'이라는 큰 물음에 끊임없이 묻고, 그리고, 지우고, 채우고 있다. 파비엥의 현실(저신장 장애_short stature)에서는 일반인보다 '죽음'에 자유롭지 못한 스스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장태영 작품의 화면 안에는 익숙해 보이는 자연풍경이 현실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품에 한 걸음씩 다가설수록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패턴들과 작가만의 규칙으로 만들어진 '화점'들이 무수히 자리 잡고 있다. 현실성(reality)으로 출발하지만, 비현실적(unreality)인 가상공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무수하게 반복되는 패턴은 화면을 가득 채우며, 전체의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작가는 '화면을 지우고 있다'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풍경, 혹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만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것에 대한 역설적 표현이다. 즉, 익숙함을 지우고, 지운다면 더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한 것이다.
이번 『G-Live : Fabien & Taeyoung』전시는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관람객에게 노출하며, 또 다른 형태의 현대미술영역을 소개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1960년대 간헐적인 시도들로 평가되는 '진행형 전시'와도 유사한 면을 갖지만, 온전하게 관람객과 작가가 한 공간에서 서로의 숨결을 느끼는 방식은 생소한 일일 것이다. 2014년 『거리의 미술_그래피티 아트』전시를 통해서 제도권 밖의 미술, 거리에서 행해지는 자유로운 미술이라는 실험은 예술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전시였지만, 이 역시 완결된 형태로 작품을 소개하고 그래피티 특유의 스프레이 향기만으로 제작과정의 느낌을 전달해주었을 뿐이다. 이번 전시공간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미완성된 작품을 마주하고, 동시에 작가가 작품을 그려나가는 그 행위를 적나라하게 봐야하는 것이 미술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당연한 전시의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움직임을 담아 낼 수만 있다면 즐거운 시도가 될 것이다. ●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은 종종 전시된 작품의 숫자에 압도당해, 그들 중 겨우 몇몇 작품만 주의를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한계에 놀라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현대미술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적절한 현실성이나 대안보다는 작가주관적인 시선을 불친절하게 제시하는 경향이 많았다. 또한 제시된 작품의 다양성은 관람객의 수용한계를 무너뜨리는 요소이며, 작가주의적 작품은 제작과정이나 작품의도를 모르고는 쉽사리 이해하기 어렵다.
작가가 작품을 그려나가는 행위 자체는 완성된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품이라는 것, 완성되어진 것은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단편적인 이야기만을 전달하는 불편함이라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가가 관람객을 만나는 전시장 안에서 그려나가는 행위 자체가 작품을 더 완성되어지게 하는 양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그려나가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관람객이 보는 작품과 작품설명보다 관람객과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전시로 진행된다. 단순히 어떻게 그리는 것, 무엇으로 그리는 것을 넘어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감성과 태도에 주목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다. 라이브 페인팅(live-painting)은 작가가 보여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직접적인 경험의 공감인 동시에 전시장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또 다른 경험이 된다. ● 앙드레 말로(A. Malraux)의 '벽 없는 미술관(Museum without Walls)'은 20세기 현대미술의 단편적 미술관의 형태를 문제 삼았으며, 제한된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전시된 완성작품들 역시 일방적인 소통을 강요하는 형태의 예술이라고 지칭하였다. '예술'이라는 것이 규정된 것만으로 이해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특히나 예술을 가공하고 만들고, 제시하는 작가의 작품 안에서 무엇을 잊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 『G-Live : Fabien & Taeyoung』 전시의 구성에서도 작가들의 작품을 완성된 형태로 전시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결되는 과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제한된 공간과 제시된 명제에 의해서만 작품을 대면하는 것과는 다르게 유동적이고, 능동적인 전시장에 다다를 것이다. 이번 경기도미술관의 'G-Live'전시는 현대미술이 "살아있는", "살아가는",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전시가 될 것이며, 경기도 미술관이 2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확장과 실험이 될 것이다. ■ 경기도 미술관
Vol.20160708i | G-Live : Fabien & Taeyoung-경기도미술관 개관 10주년 특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