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629_수요일_05:00pm
스피돔갤러리 2016 공모선정 초대展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관람시간 / 10:00am~05:30pm / 금~토요일_11:30am~07:30pm 일요일_11:30am~07:00pm / 월,화,경륜휴장일 휴관
스피돔 갤러리 SPEEDOM GALLERY 경기도 광명시 광명6동 780번지 광명돔경륜장 4층 Tel. +82.2.2067.5151 www.krace.or.kr
공간을 그리는 세 명이 모여 『유용한 풍경』展을 기획하였다. 3인에게 공간이란 온전히 타인을 위한 이타적인 쉼터로써의 역할을 하기 하고, 현실의 허무함을 채우기 위한 복합공간이기도 하며, 자신만을 위한 기록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3인은 자신들의 삶에 근거한 개성 있는 공간을 각자의 화폭에 담는다. 이진이는 일상 도구를 회화에 적용함으로써 우연의 효과를 연출한다. 정재원은 동양의 전통시점을 응용하여 작가만의 새로운 화면구성을 이룬다. 한지현은 전통 회화 구도를 차용하지만, 내용면에서는 현대적 소재를 활용한다. 본 전시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전통미술양식의 지속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시가 될 수 있으며, 더불어 작가들의 참신한 시각으로 이루어져, 전통·현대·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관람객을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자 『유용한 풍경』展을 기획하였다.
이진이는 버드나무 속 쉼터를 그린다. 예부터 버드나무는 풍류를 위한 나무였다. 한적한 버드나무 풍경을 통해 시간, 장소, 계절에 상관없는, 관람객 스스로의 은신처로 들어가는 통로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압도적인 크기로 공간을 그림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버들 옆을 거니는 듯 착각을 준다. 관객은 작품 속에 자유롭게 머물며 따뜻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고, 나아가 지친 내면을 치유 받을 수 있다. ● 공간은 이상적이다. 버드나무가 실제로 심어진 공간에서 느낀 분위기와 감정을 그리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공간임에도 구체적인 형태가 사라지고, 순간의 감상만이 남아있다. 공간의 연출은 작은 부분으로 시작하여 전체를 이룬다. 표현은 종이테이프(마스킹테이프)를 버드나무 형상으로 붙였다 떼어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서정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우연의 효과가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그리지 않고 자연스레 발현되기를 바랐다. 종이테이프를 얇게 잘라 가지를 만들고, 넓은 면적을 찢어 나뭇잎을 만든다. 마스킹 작업이 끝나면 먹과 봉채 등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나머지의 화면을 채운다. 마지막으로 종이테이프를 떼어낸다. 그렇게 하나의 이파리와 가는 줄기가 모아져 한 줄의 풍성한 버들가지가 되고, 그 버들가지가 모여 온전한 형태의 버드나무를 만든다. ● 버드나무는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린다. 풍류(風柳 바람버들)다. * 바람(風) 아래 버들(柳)을 바라보며 풍류(風流)하는 맛도 나쁘지 않을 터이다. (* 김주영, 『객주』 인용)
정재원은 바쁜 일상에서 오는 허무함을 채우고자 떠난 여행에서의 감상을 바탕으로 한 풍경화 작업을 해왔다. 그 중 대표적으로 담양의 죽녹원이 있다. 작가는 죽녹원을 여행하며 느꼈던 대나무에서 풍겨져 나오는 온화함, 웅장함 속의 따뜻함, 기분 좋은 압도감 등을 그림으로 재현하고자 한다. 그 표현 방식이 특히 흥미로운데, 특정 시간과 공간을 보고 느낀 시선 하나하나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한 화면에 여러 시점을 담아내었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의 시선들을 한 화면 안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멀리서 보면 하나의 시선과 공간이지만, 가까에서 보면 분할된 작은 시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분할된 모든 시선들 각각이 작가의 감정이자 기억이고 경험이라는 생각이다. 작가의 이동, 궤적을 따라 함께 움직이는 시선들은 마치 같은 시공에 존재하는 것처럼 재구성됨으로써 죽녹원이라는 공간은 또한 시간성을 내포하게 된다. 객관적인 실제의 모습과 작가의 기억과 경험으로 인식된 모습의 차이는 어떤 동일한 대상의 장면이 높낮이를 달리하면서 혹은 원근을 달리하면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데서 알 수 있다. ● 최근 들어 작가는 죽녹원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공간을 복합시키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소설, 영화, 인터넷 공간 속 이미지와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이와 흡사한 풍경들이 교묘하게 엇갈려 있는데, 즉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이미지들의 조합이다. 실제 존재하는 듯한 풍경은 작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이 묻은 현실적인 공간이자 과거, 현재, 미래 시점이 두서 없이 교차하는 비현실적인 공간이며, 동시에 작가의 지난 기억에 대한 깊은 갈망의 회상이다.
한지현 작업의 시작은 '공간의 기록'이다. 새로운 공간에서 낯섦을 느끼고, 그 신선함은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객관적 사물은 사진으로 남길 수 있지만 경험은 남길 수 없다. '경험을 정신 속 신선한 아우라로써 소유'하고자 함에서 본인이 경험한 공간들을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 낯선 곳을 방문 할 때, 현실의 해방감,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등으로 즐거움(지복 至福)을 느낀다. 그 순간, 일상 공간과 비교 되면서, 동화와 판타지 소설 속의 모습이 현재의 현실과 공존한다. 영화 속 '요정의 숲'을 발견하거나 '저 너머 세상'을 발견한 것 같은 환타지이다. ● 그림의 목적은 전통 동양 산수화의 뜻에 기인한다. 동양의 산수화는 산수가 인간에게 주는 기쁨(와유臥遊)과 자연의 원리를 통해 인간세계에서의 상하구조, 우주의 이치 등을 교화하였다. 그림의 공간은 그 목적은 아니지만, 일상의 아쉬움을 달래 줄 수 있는 공간 구현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산수화의 역할을 현대인의 사고와 시점으로 시도하고 있다. 「지복의 공간」은 100% 자연 공간은 아니다. 현대인으로서 편리를 추구하는 시설과 공간에 필요한 만큼의 자연이 존재한다. 어떠한 사람과도 얽히지 않으며 오히려 장소가 가지는 자연의 모습과 교감을 나누는 공간의 특성만을 표현한다. 기록 방법은 동양의 기록화 양식과 전통 채색도구들을 기반으로 하면서 현대인 시각에 익숙한 표현법들을 이용한다. 이 공간의 이미지는 동양적 환타지 요소가 많은데, 환타지는 곧 '지복至福', 행복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 '환타지'는 중요하다. 전통재료는 환타지적 성격을 더 돋보이게 한다. ● 「지복의 공간」은 한시적 경험의 아쉬움을 달래고, '지복(至福)의 강렬함을 기념한다. 이 기억이 소중한 만큼 공간 속 모든 이미지를 최대한 구체화시키고, 작가가 본 환영의 기록은 그대로 관객에게 보여져 나의 지복의 순간을 함께 하게 된다. ■ 이진이_정재원_한지현
Vol.20160629f | 유용한 풍경 有用한 風景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