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과 노하우 Skills and Knowhow

인스턴트 루프의 2015-2016 시즌은 조민아의 『숙련과 노하우Knowhow』로 막을 내립니다. 한국화 기법으로 동시대 젊은 세대의 팍팍한 삶을 기록하는 조민아 작가의 이번 전시는 2015년 안양에서 열렸던 개인전 『숙련과 노하우 No.How』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안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오늘도 아슬아슬한 기예를 선보여야 하는 개인의 모습을 서커스단 동물들의 삶에 비유했던 2015년 작품과는 달리 이번 인스턴트 루프에서 선보이는 '숙련과 노하우Knowhow'는 가쁜 숨을 가다듬은 작가가 자신이 찾아낸 부조리한 시스템 안에서 투쟁하는 개인의 힘과 연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5m 장지에 그려진 조민아의 도상들 속에서 관람객 여러분은 각자 자신의 모습 혹은 친구, 연인 그리고 동료의 모습을 찾아 낼 수 있습니다. 일상에 함몰되어 우리가 잊고 있던 타자에 대한 연민과 사회적 약자들간의 연대에 대한 조민아의 순수한 믿음은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작은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박기현

조민아_숙련 그리고 Knowhow_장지에 혼합재료_59×530cm_2016_부분

조민아_숙련 그리고 Knowhow_장지에 혼합재료_59×530cm_2016_부분

조민아_숙련 그리고 Knowhow_장지에 혼합재료_59×530cm_2016_부분

2015년에 했던 전시 '숙련과 No.How' 는 안양에 사는 5명의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부터 시작했다. 갓 30대로 진입한 그들이 개인, 지역, 사회에서 느꼈던 삶을 풀어놓았을 때, 각자의 이야기에서 일종의 '체념의 상태'가 공통으로 발견되었다. ● 우리는 이전 세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풍요를 누리며 사는 듯 보이지만 개인의 상황을 들여다 보면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세대다. ● 아르바이트 임금 체납,비정규직 문제와 같이 약자에 대한 착취가 당연시되는 사회 구조 속에서 개천의 용은 점점 사라지고, 계층 간의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 등을 직, 간접적으로 체험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수동적이고 안정 지향 주의자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 후로 부터 반년 뒤, 인스턴트루프 Instant Roof에서 당시 내가 미완으로 전시 할 수 밖에 없었던 '숙련과 노하우No.How'를 '숙련과 노하우 Knowhow'라는 제목으로 다시 전시하게 되었다. 이 전시를 위해 나는 6m 길이의 족자를 다시 그렸다. ● 전시를 준비하면서 나는 내가 이야기 했던, 사회생활의 노하우인 '일시적인 관계의 균형', '의도적인 회피', '처세술' 등과 같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여전히 어렵고 숨 막히는 이 기술들을 연마하며 인생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고 싶었다. 애써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청년이라 불리우는 내 또래세대와 연대감을 드러내며,No.How에서 Knowhow로써의 진화를 시도하는 개인글의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했다. ■ 조민아

Vol.20160626b | 조민아展 / CHOMINAH / 趙珉娥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