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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년_0616_목요일_06:00pm
제62회 청년작가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우진문화공간 WOOJIN CULTURE FOUNDATION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 376 Tel. +82.63.272.7223 www.woojin.or.kr woojin7223.blog.me
쉬어가기 - 숲에서 ● 모순의 현실을 살아가면서 차라리 비현실적 희망을 갈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욕망의 기호들 속에서 잠시 눈을 감아본다. 소음, 밀집된 도로, 반복되는 하루, 흐르는 사람들의 역동은 어느새 나무와 새 또, 바람이 되고 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정량으로 맞춰진 현실의 사람살이는 진열대에 정리된 똑같은 물건들처럼 지루하고, 이미 그 안에 나란 존재는 희미하다. 이 '쉬어가기'라는 명제는 어쩌면 다시 바로잡아 가기에 가깝다. 덜어낼 것은 덜어내고 모자란 것은 채워서 다시 가뿐한 걸음으로 가야만 이 길이 온전한 나의 길이 될 것이다. 그 길에 만난 숲이란 곳은 내면을 들여다보고 풀어내기에 적당한 공간이다. 숲의 어느 나무 아래 짐을 내려놓고 각양각색의 생명체들이 발하는 기운을 느낀다. 그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그들의 존재를 전한다. 늘 함께 하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려웠던 소통의 부재, 이 숲에서는 귀가 아닌 숨결과 피부로 전해져 흡수되는 신비를 맛보게 된다. 낯선 존재들에게 나의 언어로 말을 걸고, 그들의 말을 배워간다.
"숲에서 마술사를 만났어요. 보자기 하나로 새도 날아오르게 하고 무지개도 피어나게 해요. 어찌 그리 신통한 마술을 부리냐고 물어보았더니 '믿는자에게만 보인다.'라고 하네요."
'세상은 보려고 하는 대로 보인다,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말처럼 나와 나의 이웃이 어떤 의심도 없이 함께 오색의 무지개와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다면, 희미해져가는 자신들의 존재감을 되찾아 자신이 가고자 했던 그 곳까지 즐겁게 갈 수 있다면... 그 믿음으로 인해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잠시 쉬어가며 현실을 살아낼 에너지를 채울 숲과 따로 떨어진 곳이 아닌 같은 곳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꿈을 그려본다. ■ 이일순
Vol.20160616h | 이일순展 / LEEILSOON / 李一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