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영준_김한나_문소현_박광수_서평주 심래정_에릭오 Erick Oh_정유미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9:0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SHINSEGAE GALLERY CENTUMCITY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35(우동 1495번지) 신세계 센텀시티 6층 Tel. +82.51.745.1508 shinsegae.com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영상시대라 불러도 가감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수없이 쏟아지는 영상들과 함께 살아가고 또 그 영상들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예술은 무릇 그 시대를 담아내기에 예술작품들이 영상으로 제작되거나 혹은 작품의 주제로 영상이 다뤄지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매해 열리는 수많은 기획전시들 중 '영상' 만으로 이루어진 전시를 만나는 건 쉽진 않다.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 관람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을 요하는 영상은 전시장에 상영하기에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고, 이를 위해 새하얀 전시장은 빛이 차단된 '블랙박스'라 불리는 검은 공간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수고를 수반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품으로 거래되기 힘든 영상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상업갤러리에서는 다루기가 쉽지 않고, 또 같은 이유로 작가들도 다루기를 꺼려한다. 신세계갤러리가 준비한 이번 전시 『The Animation Show』는 전시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상,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만을 추려 보여주는 전시이다.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지만, 대게는 프랑스의 만화가 에밀 콜(Emile Cohl, 1857~1938)이 1908년에 제작한 「팡타스마고리(Fantastmagorie)」를 그 시작으로 본다. 이 작품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린 후 그것을 촬영하는 '페이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1분 19초의 짧은 영상이었지만 하나하나 그리고 찍는 과정이 필요했기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소요되었다. 이후 애니메이션은 고정된 배경 위에 캐릭터만 움직이게 만드는 '셀 애니메이션 기법'이 개발되면서 이전보다 제작이 많이 용이해졌다. 여러 작가들이 이 기법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애니메이션이 보급화되기 시작하였고,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01~1966)가 이 셀 애니메이션 기법을 바탕으로 영화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동화나 환상의 세계를 재현하며 큰 성공을 거둬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애니메이션은 다소 정체기를 맞다가 현재 3D 애니메이션의 등장으로 또 새로운 국면을 나아가고 있다.
그림에 기반한 애니메이션은 사진에 기반하는 영화보다 어쩌면 더 순수예술에 적합한 장르라고 여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술사를 살펴보면 애니메이션이 순수예술 영역에서 다뤄지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인 걸 알 수 있다. 이유인 즉, 1초에 최소 24장 혹은 그 이상의 그림이 돌아가는 애니메이션은 제작에 있어 엄청난 노동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 하는 막대한 비용 없이는 제작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은 자연스럽게 기업화, 상업화 되어갔고 이는 작가의 오롯한 생각을 담아내는 매체라기보다 소비를 전제하는 대중매체의 하나로 인식되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에 와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 2007년 現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인 배명지는 그녀의 전시 『크로스 애니메이트(Cross Animate)』의 서문에서 "최근 몇 년간의 국제 비엔날레나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특징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을 매체로 수용한 작품들의 급증이다. 애니메이션을 기법적 요소로 끌어들여 작품 제작과 형식실험에 활용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후반 이후 미디어 아티스트들뿐 아니라 회화, 판화 등을 주 매체로 하는 평면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동시에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고 말했는데, 그녀의 말대로 이제 애니메이션은 기타 회화나 조각, 설치 등 다른 매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곳곳의 중요한 전시에 초대되면서 그 미학적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과 이전보다 간소해진 애니메이션 제작 툴(tool)의 개발, 그로 인한 1인 스튜디오의 출현 등이 이와 같은 성과의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 『The Animation Show』는 '작가주의 애니메이션' 혹은 '실험 애니메이션'이라 부르는 기업의 후원이나 간섭 없이 고집스럽게 자신만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려는 국내·외 작가 8명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전시에는 미국의 대형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PIXAR)에서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며 동시에 자기만의 애니메이션을 따로 제작하고 있는 작가,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블로냐 라가치의 대상을 수상한 작가, 게임회사의 영상디자이너였다가 돌연 그만두고 자신만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만든 작가, 회화와 드로잉을 주 매체로 다루면서 동시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는 순수예술 영역의 작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8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일 중에서 또는 일과는 별개로 애니메이션 언어를 개척하고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가고 있다는 데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신세계갤러리가 영화, 영상의 도시 부산에 준비한 『The Animation Show』전을 통해 애니메이션 장르의 다양성을 즐기며 그 깊이와 가능성도 타진해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 신세계갤러리
Vol.20160616f | The Animation Show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