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적인 스펙트럼, 공간과 색-서부옥 작가의 최근 작품 ● 한국 작가 서부옥의 최근 작품은, 꽃을 중심으로 그리던 초기의 작품에서, 공간과 색에 관점을 둔 보다 명확한 추상적 작품으로 변화 되었다. 서 작가의 최근 작품 시리즈, 판타지(Fantasy) 와 일루전(Illusion)은 일종의 "유동적인 스펙트럼" 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비가 온 뒤에 겹겹히 층을 이룬 구름들 사이에 보이는 하늘의 색을 상상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색이 하나의 공간이라는 장(field) 안에서 정지되어 있음에도, 그것이 마치 떠다니는 듯 유동적으로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서부옥_illusion_캔버스에 유채_72.5×72.5cm

서부옥_lovely_캔버스에 유채_45.5×45.5cm

유동적 조화를 이루는 상태로 색을 구상하는 과정 자체가, 서부옥 작가의 작품들이 정지되어 보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오히려 작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시각적 움직임으로 채워진 극도의 행복감이다. 모든 작품들은 캔버스 위에 유화 물감을 바르는 것으로 짧은 시간 속에 정지되어 있지만, 작품들 위에 감도는 어떤 시각적 느낌을 발견하게 되고, 느끼게 된다. 이것은 회화 작품속에 있는 공간의 장(field)이 결코 정지해 있지 않다는 공식적인 원리를 제시한다. 오히려 그들은 계속적으로 진동하고 움직여 나간다 ; 이러한 진동 방식으로 그들을 점점 더 자연 속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우주의 질서 속으로 팽창해 나가게 된다.

서부옥_s_lovely_캔버스에 유채_41×53cm_2014

서부옥_spring_캔버스에 유채_72.5×72.5cm

이러한 감각은 부분적으로 한 사람의 상상력, 즉 본다는 것이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채색의 움직임과 시각적 장(field)이 내재되어 있는 서부옥 작가의 최근 작품들은 창조의 과정과 영원히 자연 속에 머물러져 숨겨진 현상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감상자들에게 제공한다. 어떠한 방식으로 든 이 두가지는 독특하게 결합되어 있다. 창조의 과정은 대부분 자연의 존재를 느끼는 과정 속에서 우연적으로 이루어 진다고 할 수도 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구름으로가득 찬 파란 하늘을 관찰하면서 느낀 공간감에서 영감을 얻어, 사상들, 이미지들, 소리들, 형태들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처음에 보면, 그것들은 서부옥 작가의 작품, 판타지(Fantasy) 혹은 일루젼(Illusion) 시리즈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반적인 추상화들로 보인다. 하나의 음악을 처음 들을 때, 그것은 하나의 추상적인 음계들의 연속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일반화된 추상인 것이다. 그러나 색상들이 어떤 공간의 장 속에 존재하면서 표현된 추상작품은 또 다른 형태의 추상이 된다. 색이 음악을 자극할 때, 또는 음악이 색이나 시 혹은 춤처럼 몸을 움직이는 욕구를 자극할 때, 이러한 종류의 경험은 심리학에서 초감각적 경험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시각적 감각이 색상에서 시작된 것은 궁극적으로 청각적 의미로는 음악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서부옥 작가의 작품을 가장 가깝게 이해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다.

서부옥_illusion 01_캔버스에 유채_91×72.7cm

서부옥_illusion 02_캔버스에 유채_91×72.7cm

서부옥 작가에게 있어, 공간과 색에 관점을 둔 최근 작품에서 쏟아져 나오는 에너지의 원천은 작가가 가진 예술에 대한 열정을 기본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이것은 또한 음악, 시, 또는 춤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나의 감각이 입력되면, 이것은 다른 감각들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서 작가의 초기 작품들, 사랑(Love) 과 비행(Flying)에서 처럼 구체적으로 장미 꽃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면서 꽃들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서 작가의 관점은 굉장히 서사적이었고, 시적이었다. 이들 두 작품들 중, 비행(Flying)은 서사적 표현에서, 최근의 추상 작품으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작품 비행(Flying)에서 보여지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움직임, 즉 정적인 공간에서 활성화되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고, 이는 결국 추상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많은 감상자들이 (아마도 감성적인 이유 때문에) 꽃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듯 표현한 방식을 선호하기도 한다. 반면에 판타지(Fantasy)와 일루젼(Illusion)와 같은 작품은 더 예술적이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숨겨져 있는 심오한 감정들의 표현으로 여긴다.

서부옥_illusion 03_캔버스에 유채_91×72.7cm

서부옥_illusion 04_캔버스에 유채_91×72.7cm

최근의 작품, 판타지(Fantasy)와 일루젼(Illusion)은 공간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추상적 느낌의 영역으로 이끌어 간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리듬들은 자연에 더 근접하게 된다. 그들은 균형적인 방식 안에서 정제되고 이완되어 있다. 서부옥 작가의 추상작품에서 표현된 복합적 효과는 그 접근 방법에 있어 확신이 있으며, 이러한 확신을 통해, 우리에게 지속적인 감정적 섬세함을 전달케 한다. 이러한 작품들의 영향은 이미 알려진 표현 방식인 우리의 서사적인 기대감을 융화시킨다. 최근의 작품, 판타지(Fantasy)와 일루젼(Illusion)들은 우리가 실제적으로 자연과 연결된 문을 열 수 있는 소우주적인 경계 안에서 새로운 형태들을 고안해 낸다. 이것은 우리의 본성이 외부의 시각 세계에서도 그 본성과 함께한다는 불교의 사상과도 연결된다. 바로 추상적 공간과 색 안에서 존재하는 이 경계가 아마도, 지구 촌 도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간의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는 심오한,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감정들을 우리가 인지하게 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 로버트 씨. 모건(Robert C. Morgan)

Vol.20160611f | 서부옥展 / SEOBUOK / 徐芙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