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거북없는

서태경展 / SEOTAEKYUNG / 徐汰炅 / painting   2016_0611 ▶ 2016_0626 / 월요일 휴관

서태경_untitled_유채_72.7×65cm_2016

오프닝 퍼포먼스 / 2016_0611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막사(플레이스막) MAKSA(placeMAK)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8 동진시장 내 Tel. +82.17.219.8185 www.placemak.com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녀가 지금껏 믿어온 세상이 허상으로 판명될 때, 익숙하던 세상은 낯설고 섬뜩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변화로 깨지고 무너져 내린 그녀의 세상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이때 느껴지는 당혹감과 갑작스러움은 삶에 대한 공포로 다가온다. 즉, 혼돈의 시작이다.

서태경_untitled_유채_161.8×130cm_2016

서태경 작가의 작업들은 untitled란 이름을 가진다. 익숙하고 편안하던 것이 낯선 것으로 느껴질 때의 이중성에 대해 우리는 무어라 명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작품에 넘버링도 하지 않고, 개별적인 untitled라 정의할 수밖에 없었다. 물감을 쌓고, 섞고, 흘러내리고, 다양한 질감의 표현으로 구체적 형상을 가진 이미지와 깨지고 추상화된 이미지의 충돌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는 아마 그녀가 겪은 생경한 세계일 것이다.

서태경_untitled_유채_73×60.5cm_2016

더불어 작가는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으로 이어가는 방식이 아닌, 여러 개의 캔버스를 펼쳐 놓고 동시다발적으로 작업을 하며 중간중간 드로잉과 퍼포먼스, 영상 등의 다른 매체 작업으로 확장한다. 이는 회화의 완성 시점의 지연으로 작용하며, 한 작가의 한 시기의 작업이라 보기에 그 표현방식과 화면의 구성의 폭은 매우 넓다.

서태경_untitled_유채_53×45.5cm_2016

다양함이 부딪히고 맞물려지면서 이질적인 것들은 혼합과 분리의 경계를 가진다. 그리고 이는 우리에게 그로테스크함을 선사한다. 그로테스크는 미와 반대되는 추의 개념에 속하며, 문학과 미술에서 사용되어 왔다. 조화와 비례와 같은 기존 중심 질서로서의 미적 규칙은 삶 속에서 쉽게 깨어지며 그 사이에서 드러나는 모순과 혼란은 항상 주변부에 존재하다가 어느 순간 우리 앞에 나타난다. 그로테스크의 핵심은 죽음이 아닌 삶의 공포이다. 일상적인 삶의 질서가 적용되지 않음으로써, 일반적으로 명확히 구별되는 영역들이 뒤섞이고 정역학의 법칙이 무색해진다. 이때 사물의 정체가 불분명해지는가 하면 자연스러운 비율이 왜곡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사물의 범주가 사라지고, 고유한 개인적 특성이라는 개념이 파괴되며, 하나의 연속성을 가지는 시간의 질서가 허물어진다. 그렇기에 추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주변이라는 경계적인 것으로 자유와 해방의 가능성을 가진다. 더 나아가 정확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도록 깨어지고 지워진 형상들은 온전한 의미를 잃고 무의미 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서태경_untitled_91×72.5cm_2016
서태경_untitled_유채_72.8×60.5cm_2016
서태경_untitled_유채_117×72.8cm_2016

경계는 이질적인 것들의 접합이며 모호함이고 혼란의 공간이다. 그렇기에 위계가 없고, 동시성을 가지는 현존하는 곳이다. 작가는 삶에서 맞닥뜨리는 혼란과 현실의 충돌로 미지가 만들어진다고 보고, 이를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다양한 접근으로서 작업을 대한다. 이러한 생각은 작품 설치에도 투영되었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혼란과 소리 없는 비명을 작업을 통해 드러내며 소화해나가는 작가의 작업은 전시 공간을 고래 뱃속과 같이 밀려오는 것들을 소화해 나가는 미지의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 구주희

Vol.20160611a | 서태경展 / SEOTAEKYUNG / 徐汰炅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