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603_금요일_04:00pm
관람시간 / 01:00pm~05:00pm / 월요일 휴관
더텍사스프로젝트 THE TEXASPROJECT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290번지 www.facebook.com/thete×asproject2013
# "바라보기-들어가서 느끼기-정화-사랑"의 내용을 詩書畵樂으로 풀어나간 수묵과 현대서예의 융합작업을 설치한다. # 이 곳 장소 자체가 예술이기에, 많은 작가들이 흔적을 침해하지 않고 소중하게 살리면서 최소한의 작업을 즐기는 편이다. 이번의 나의 작업은 사각사각 풀 먹인 새하얀 속옷을 입혀주고자 함이다. 가리고 싶을 최소한의 치부를 가려주고, 묵향으로 文氣가 흐르게 하여 토닥토닥 또 다른 위로를 주고 싶다. 최치원, 이퇴계, 한용운님의 한시를 전서를 통해 회화화 시킨 작품들을 선보이며, 수묵드로잉을 오브제등과 결합시킨 작품들이다.
# 길음역 10번 출구를 나와 10여분을 걸어 성북구 하월곡동 99-290번지를 찾아 걷노라면, 미아리 텍사스라는 집창촌이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한 때 600여가구가 성업중 이었으나 지금은 도시재개발에 밀려, 120여 가구가 영업 중이다. 새로 높게 세워진 아파트의 위용이 안 그래도 찌그러져가는 집창촌을 더욱 짓누른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 거의 문닫은 폐가의 골목벽에는 숱한 찌라시, 벽보등의 붙였다 떨어진 자국들이 이 곳의 역사성을 드러낸다. 기가 비교적 쎈 터여서인지 골목 여기저기 점집들이 깃발을 나부끼고 있어, 스산함에 두려움까지 더해진다. 거칠고 낯선 이 곳 아줌마들의 시선에 발이 땅에 붙는 듯도 하다. 인사를 해야 하나 그냥가야 하나.... 갤러리 앞집의 도마질하는 소리, 생선조림 냄새, 널어놓은 빨래들,,, 이곳의 일상도 다르지 않음이다.
# 더텍사스프로젝트! 지나간 어느 시간 속에 멈추어버린 회색 공간. 켜켜이 남겨진 흔적들, 위에 올라붙은 작은 창들, 뜯겨진 도배지, 내려앉을 듯한 천장, 기억의 벽, 캄캄한 욕망의 방들, 한사람 누이기도 힘들 작은 방, 엉킨 통로들, 퀴퀴한 냄새, 평소 자기의 쉼터를 점령한 예술가들을 낯설게 쏘아보는 고양이... 이제 누구의 것도 아닌 스산한 풍경이 생경하다.
# 이 곳을 뜻있는 한 사진가 선생님이 3년동안 임대하여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으로 빌려주고 있다. 하여 그간에 300명의 예술가들이 드나들어, 이곳 아줌마들도 "갤러리 저 쪽으로 가면 된다"고 친근하게 알려주는 것이 내심 반가운 모양이다. 이 곳은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다. 전기가 없어 컴컴하지만, 예술가들은 어둠을 즐기거나, 불을 밝히거나 각기 조각과 설치와 회화로 이 곳에서 받은 인상을 나름대로 작품화한다.
# 전시를 위한 여러 번의 방문으로 이젠 자리를 깔고 질펀하게 앉아 김밥도 먹고 수다도 떤다. 어제는 이 곳 아줌마 세분이 갤러리를 방문, 진지하게 작품들을 보고 갔다. 더텍사스프로젝트의 진정한 손님인지도 모르겠다.
# 이 곳에도 어김없이 한 몸 누일 만큼의 햇볕이 찾아오고, 바람이 분다. 이 곳에도 누구보다 치열한 삶이 있었던 것이다. 그대들의 천진한 웃음소리, 화장하는 소리, 밥상머리 소리, 씻는 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온다.
# 천장에 올라가 붙은 두 뼘 정도의 쇠창살 창문! 얼마나 저 너머 세상을 꿈꾸었을까 떠나는 것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대의 마음에 마음 한 조각 얹고 간다 나비야 청산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가자 가다가 날 저물면 꽃에서라도 자고 가자 네가 앉은 곳이 꽃자리이다. 네가 바로 청산이다
# 가슴에 먹먹함을 담고 사람들이 다녀간다. 두렵고 낯선 곳의 특별한 전시에 초대받아 고맙다는 말들을 남기고 간다. 충격으로 전시장 꿈을 밤새 꿨노라고,,,뒷얘기들을 오래오래 하며 주변 사람에게 꼭 가보라고 하겠노라고,,,인생의 큰 체험을 해보았노라고,,, 선한 얼굴로 이야기한다.
# 회화작가들은 평면에 작품을 거는 것으로 설치가 끝난다. 이곳 15개의 방은 입체적인 설치가 가능하여, 설치의 폭을 맘껏 넓힐수 있어 내안의 나도 모르는 감각이 꿈틀거려 행복하게 임할수 있었다. 더텍사스프로젝트가 네게 준 큰 선물이었다. ■ 이현성
Vol.20160610h | 이현성展 / LEEHYUNSUNG / 李現性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