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 Portraits 꽃의 초상

얼터네티브(Alternative) 프로세스라 불리는 고전 사진 인화술은 전통적 흑백사진술 이 발명된 시점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다른 형태의 인화방식으로, 검 바이크 로메이트 프린트, 시아노타입, 반다익 브라운 프린트, 알루민 프린트, 백금& 팔라듐, 카본 프린트, 브롬오일, 포토그래비어 등 다양한 인화 기법이 있다. 이번 루시다 기획전에서는 최수정의 Flower Portraits 를 통해, 검프린트로 제작된 사진과 백금& 팔라듐, 반다익 브라운 프린트 다수를 선보인다. ■ 김정현

최수정_Flower Portraits 03_수채화 용지에 검 프린트_43×31cm_2016

최수정_Flower Portraits 04_수채화 용지에 검 프린트_43×31cm_2016

최수정_Flower Portraits 10_수채화 용지에 검 프린트_43×31cm_2016

최수정_Flower Portraits 07_수채화 용지에 백금, 팔라듐 프린트_21×26cm_2016

의연하고 우아한 꽃의 곡선이야말로 위대한 자연의 조형물이다. 나에게 있어 "꽃"이란 오브제는 아름다움의 대상으로써 선택된 소재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조형적인 형상은 수많은 관념들을 농축시켜 내 마음속의 새로운 심상을 꿈틀거리게 한다. 일정한 형상과 색채를 지닌 꽃들은, 프레임 안에서 단 하나의 얼굴을 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꽃을 의인화시켜 꽃에도 감정이 깃들어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다. 자연물이라는 꽃을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과 감정들을 대변해 보고 싶다. 이것은 나의 모습이며, 내가 세상을 대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최수정_Flower Portraits 09_수채화 용지에 백금, 팔라듐 프린트_21×26cm_2016

최수정_Flower Portraits 11_수채화 용지에 반다이크 브라운 프린트_26×33cm_2016

최수정_Flower Portraits 13_수채화 용지에 반다이크 브라운 프린트_26×33cm_2016

꽃의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보이게 하면서, 깊은 묘사력을 가능하게 하는 옛 방식의 사진 언어인 검 프린트(Gum Bichromate Print) ... 내가 비은염 방식의 프린트로 사진을 하는 이유는, 반복적인 붓질과 오랜 시간의 수세 과정을 거치면서, 나의 감성과 노력이 한 겹 한 겹 고스란히 작품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아날로그적인 기다림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매순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쌓여 지금의 나를 있게 했듯이, 결코 수정할 수 없는 붓질이 쌓이고 쌓여서 꽃을 피우는 과정들이 나에게는 중요하고 기도와도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한 겹 한 겹 다시 피어나서 잊혀 지지 않는 의미로 다가와 마음속에 오래토록 남아있는 영원의 꽃을 피우고 싶다. ■ 최수정

Vol.20160609h | 최수정展 / CHOISOOJOUNG / 崔秀禎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