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606_월요일_06:00pm
후원 / 문래예술공장_네오룩
관람시간 / 11:00am~06:00pm
서울시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 포켓갤러리 SEOUL ART SPACE MULLAE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88길 5-4(문래동1가 30번지) Tel. +82.2.2676.4300 www.sfac.or.kr
우리는 이제 너무나도 보여지는 삶에 익숙하다. 미디어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즉 SNS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온갖 이미지들이 범람한다. 이에 사람들은 경쟁하듯 게시글을 올린다.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업로드가 이루어지고 나 역시 사용자로서 그것들을 접하게 된다. 온갖 필터와 구도, 세팅, 재단을 거친 이미지들은 업로더를 대변하고 있으며 그 사람이 누군가 인지 상상해 보게 된다. 그러나 꾸며낸 이미지들은 결국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그것은 그저 허구의 세상에 머물게 되고 만다. 사용자들은 그 허구의 이미지들에 열광하며 닮고 싶어하거나 자신도 제2의 이미지들을 꾸며내어 사람들에게 공개한다. 이런 이미지들의 순환은 지금 너무나도 일상적인 것이 되어버렸고, 어딜 가나 사진을 위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현상에 매우 흥미를 느끼고, 사람들 혹은 나조차도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군가가 바라봐 주길 원하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나 자체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나의 삶을 얼굴조차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확인 받고 싶은 이유는 어쩌면 내가 멀쩡히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타자의 시선'의 의미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네'가 있기 때문이다. 실존의 문제는 홀로 생겨나 있어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사람은 태어나자 마자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스스로 인식되고 타자를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것이 나 자신이 실존하게 되는 조건이라고 가정한다. 가령 부모와 자식, 혹은 선생과 제자 등 많은 관계에서는 나 혼자만으로는 딸이 될 수 없고, 학생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관계들 속에서 타자의 존재는 나의 실존, 존재감에 영향을 끼친다. 그들이 나에게 원하는 역할과 모습이 있고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것을 학습하며 때로는 강요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보여지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나의 만족스러운 삶을 타인에게 공개함으로써 느껴지는 안도감은 어쩌면 내가 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려 하는 수단일 것이다. ■ 소은
Vol.20160606b | 소은展 / SOEUN / 蘇恩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