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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완물취미 wannmul 玩物趣味 서울 강남구 삼성로 751 문영빌딩 1층 Tel. +82.2.3446.6480
곽경화는 물 한 방울에서 시작된 개인적 명상을 일반적이고 가변적인 자연현상에 대한 숙고(熟考)로 확장한다. 작가는 바다 혹은 안개 짙게 내려앉은 새벽녘 풍경으로 짐작될 모호한 푸른 화면을 재현한다. 그 어느 쪽이든 신비하고 은밀하며 예측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본질적으로 포착 불가능한 화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흙과 불이 만나 이지러지고 번지고 녹아내린 자취에서 하늘과 맞닿아 있으면서 빛과 시간에 의해 시시각각 변모하는 아득한 물의 풍경을 떠올린다. 우리의 망막에 비친 세상의 풍경은 항상 움직이고 부유하며 어딘지 불안하게 떠도는 것이기에 모호한 푸름 속에 혹여나 처연하게 드러누운 바다가 혹은 서늘한 빛이 두꺼운 연무 속에서 파드득거리는 풍경이 존재할 것 같은 몽상을 본능적으로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보겠다는 우리의 욕망과는 다르게 곽경화의 푸른 그림은 그저 흙의 표피를 덮고 있는 또 다른 흙의 층위의 조합이며, 한때 흐르고 끈적거리는 물질이 불을 만나 번지고 흐르고 엉겨붙은 화학작용의 결과물에 불과할 뿐이다. 그것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구상을 이루는 추상이지만 동시에 구상적인 이미지다. 바다라는 실체는 물질과 이미지 사이에서 기이하게 존재한다. 환영과 풍경 사이의 경계에 위치해 있다.
물의 사유는 천천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점을 찍고 수직과 수평의 선을 내리 긋는 것으로 실체화된다. 불규칙한 점과 흔들리는 선은 한 순간도 정지할 수 없고 동요하지 않을 수 없는 살아있는 인간의 숙명과 행위의 궤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점은 눈물이자 하얀 포말처럼, 수직선은 빛 혹은 비의 궤적처럼, 수평선은 하늘과 땅 혹은 하늘과 수의 경계처럼 우리 눈에 비춰진다. 하지만 이 모든 형상은 특정 자연을 재현하겠다는 의지와 무관하다. 이처럼 곽경화는 물 이미지들은 대상의 재현으로서의 회화가 아니라 자신이 대면한 세계에 대한 반응이자 자연에서 경험한 인상과 기억의 목록이다. (전시평론「물의 사유」에서 발췌) ■ 홍지수
Vol.20160531c | 곽경화展 / KWAKKYOUNGHWA / 郭暻和 / ceramic.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