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507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좌담토크 / 2016_0507_토요일_03:00pm Fernglas밴드 공연 / 2016_0507_토요일_05:30m
참여작가 황인기_곽성은_김영민_노현정_류한솔_박경진 박선희_박솔_박준범_배상순_서원미_송민철 신제현_신지선_양윤임_오상열_이상택_이영선_이정열 이정웅_이혜성_장준원_전기숙_전은숙_정기훈_정다영 정서연_정지희_조성호_조영주_진이칸_채진숙_홍지수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이정아 갤러리 L JUNG A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5(평창동 99-35번지) Tel. +82.2.391.3388 www.ljagallery.com blog.naver.com/ljagallery
우리는 외부환경의 급변에 따라 가치관도 급변하는 혼란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물질의 소유력이 삶의 성공여부를 결정하고 있고 각종 매체들은 빠름을 적응력과 동일시하며 찬동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구태(舊態)를 넘어 과거로 회귀하는 도피로 간주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그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느림을 의도적으로 찾는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빠름에 익숙해진 시대에 예술도 그런 시류를 반영한 결과, 예술의 시각적 완성도는 높아졌으나, 예술 본래의 근본적인 고민은 경시되어 작가들이 빈약한 창작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 '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데서 비롯된다'는 말로 파스칼은 느림을 언급하였습니다. 이 시대에 있어서 느림이란, 결코 게으름이 아닙니다. 각자의 삶을 사는 동안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자기 안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25년 동안 황인기 교수님께 배워온 제자들이 작가 혹은 교육자로서의 길을 가면서 '휙'이라는 시간 안에 느림의 여유를 통해 쌓아온 그들의 오롯한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휙'展은 '황인기 교수님'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동안의 노고와 고마움을 함께 나누고자 제자들이 준비한 특별한 전시입니다. 25년간 성균관대학교에 몸담은 동안, 많은 제자들이 배출되었습니다. 그 제자들은 '휙'이라는 마지막 주제어를 받아들고 각자의 가치관과 예술성에 입각하여 진지하게 과제를 완수하였습니다. ● 황인기 교수님에 있어서'휙'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그의 작품과 인생을 포괄하는 가장 압축된 단어입니다.'휙'이라는 단어가 전시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95년 개인전이었습니다. 당시의 개인전 제목이 '한 바퀴 휙'이었고, 이번에 제자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과제의 단어가'휙'입니다. 1995년 황인기 교수님의 '한바퀴 휙'이 주변을 둘러보고 관찰하는 동(動)적인 의미의'휙'이었다면 이번의 '휙'은 지난 과정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정(靜)적인 의미의 '휙'입니다. 이는 황인기 교수님의 작업이 외부 관찰자적 관점에서 현재 내부 자기관찰적 관점으로 변모하였음을 알 수 있고, 그동안에 쌓아온 작가의 심적인 내공 또한 깊어짐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휙'이라는 단어는 광속의 디지털 시대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면서 작가적 정체성을 점검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러므로, 이 단어에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으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에게 매우 적절한 과제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황인기 교수님의 작품들과 제자들의 자유작, 그리고'휙'이라는 마지막 과제로 주어진 소품작들로 이루어집니다. ● '휙'이라는 속도감 있는 사회적 언어에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이면에 존재하는 예술적 언어를 느껴보시기 바라며, 교수보다 작가로 각인된 황인기 교수님의 새로운 작품들과 함께, 성장한 제자 작가들이 참여하는 '휙'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이영선
Vol.20160507a | 휙-황인기교수 정년 퇴임 사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