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산토리니 서울 SANTORINI SEOUL 서울 마포구 서교동 355-1번지 3층 한국예술교육원 Tel. +82.70.5001.2556 santoriniseoul.com
문자로 이미지를 설명한다는것은 무슨 의미인가? 문자는 인간이 매우 폭넓게 느끼는 감성들에 비해 너무나 단순하고 분절적인 의미들로 구성되어있어서 실제 보고 느끼는 감정들을 왜곡시킬수 있다. 아름답다는 표현을 하는 순간 우리 신체의 온 세포와 정신의 이미지 대상을 보고 느꼈던 시각,촉각,후각 등의 모든 섬세한 감정들은 아름답다는 단순한 단어에 의해 증발되고 한 단어로 화석화되버릴 수 도 있다. 혹은 별로 감흥이 없었던 느낌이 아름답다는 설명을 듣고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식으로 본래의 감성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 물론 문자 자체도 상상속의 이미지 세계를 만들어내지만, 소설가가 구성하는 이미지의 세계는 문학적 상상속의 세계일 뿐이며, 문자를 사용해서 만든 상상속 이미지 세계와 시각적 도구를 사용한 이미지의 세계는 많이 다르다. ● 어떤 이유에서든지간에 미술세계는 문자세계에 의한 설명을 강요당해왔다. 문자가 이미지세계를 연결시켜주는 수단이 될 수있는가? 이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문자로 이미지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순간 이미지는 문자세계에 의해 재탄생되고 재규정된다. 문자는 문학적인 상상력을 넓혀주지만 동시에 감상자가 이미지 대상에서 본래 느꼈던 순수한 감성을 상당부분 침해할 소지가 농후하다. 문자로 이미지를 이해할수 있다는 생각은 문자에 의해 재규정된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환상에 불과하다. ● 흔히들 이 그림의 주제가 무엇인지 아는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 그래야하는가? 작품을 이해한다는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작품의 주제를 아는것일까? 작품의 주제란 무엇인가? 작품의 주제를 왜 관람자에게 설명하려 하는것일까? 작품의 주제를 관람자에게 설명하는 관람방식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과연 주제에 대한 설명과 관람자가 느끼는 감정이 일치할수 있는가? 주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람자가 가져가는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관람자는 그림을 보고 무엇을 얻어가고 싶어하는것일까? 위 질문들을 포함한 많은 부분들에 대해 본 작가는 많은 의문들을 가지고 있다. ● 먼저 작품에 다가가서 관람자가 마음을 온전히 열고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게 느끼는것이 가장 최우선일 것이다. 작품을 분석하고 주제를 논해서 이미지를 문자로 전환하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작업은 차후의 일이다. 이 그림의 주제가 무엇인가를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현대인들이 문자중독에 빠져있다는 반증은 아닐지. 주제에 대한 설명없이도 우리는 충분히 느낄수 있다. ● 이미지로부터 만들어낸 문자를 사용한 세계는 또 다른 세계이다. 전시회를 열기 위해 홍보를 한다는것은 이미지를 문자로 재탄생시켜서 또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본인의 작품에 대해 어떤 감정과 의도로 만든것인지 대충 썰을 풀 수는 있겠지만, 이것으로 인해 관람자의 작품감상을 방해하거나 한계를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다. 이렇게 작품감상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해도 이미 이런 의도 자체를 언어로 내뱉었기 때문에 이 또한 관람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자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싶을 따름이다. 그림을 보러 온 사람과 그림과의 관계속에서 어떤 얘기들을 해나가야 하는것일까. 아마도 이미지의 문자화 작업에 있어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전시회를 이어나가는 동안 계속 될듯 싶다. ● 여기 그림이 있다. ■ 유지영
Vol.20160427g | 유지영展 / UJIYOUNG / 兪志怜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