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6_0507_토요일_04:00pm
제4회 당림문화예술제Ⅰ
후원 / 충청남도_아산시
관람료 / 어른 4,000원 / 어린이 2,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당림미술관 DANGRIM ART MUSEUM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로1182번길 34-16 Tel. +82.41.543.6969 anglim.theione.kr
"혈육과 인연의 끈으로 묶인 행복한 사람들. 언제라도 돌아가 안길 수 있는 곳." (용혜원, 「가족」) ● 그렇다. 가족은 그렇게 우리의 보금자리가 된다. 운명적으로 자리잡게 된 가정이든 내가 선택하여 꾸린 가정이든, 그곳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혹은 돌아가야만 하는 시작점이자 완성점이다. '닮았다'라는 말에는 유사성이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대상이 전제되어 있다. 아마도 이 말은 부모와 자녀, 부부를 대하는 상황에서 제일 많이 쓰일 것이다. 혈연으로 이어진 닮은 얼굴들과 성격, 너무나 다른 두 짝이 만나 세월 속에서 이루어낸 짝패의 양상들. 당림미술관은 따뜻한 봄의 기운이 만연한 희망의 계절과 어울리는 기획 전시로 가족을 돌아보고, 그들과 함께 하는 삶의 시간들에 감사할 수 있는 『김계완·김윤경 초대전 "가족 - 닮아가는 시간"』을 준비하였다. 작가 김계완, 김윤경은 부부의 연을 맺고 자녀들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라, 온가족이 작품 활동에 참여한 이색적인 이번 전시는 작가 당사자들은 물론, 관람객들에게도 남다른 울림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기대된다.
김계완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은빛의 구김은 형태를 온전히 인식할 수 없게 한다. 그러나 그 굴곡진 리듬 안에서 표현되는 조형적 감성은 은박지의 물성 자체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중후함이다. 그의 작품은 인물상을 은박지로 감싸고, 구겨진 표면에 빛을 비춘 뒤 이를 사진으로 찍어 이미지를 그림(동아일보 기사 인용)으로써 탄생된다. 작품의 대상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보다는 작품 자체에서 발현될 수 있는 '표현'과 '감정'에 집중하는 김계완은 생각건대, 소재로서 자연스럽게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얼굴을 선택했고, 그 얼굴을 바라보는 친근한 마음을 은연중에 표현해 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Golden Expression-07」과 「Golden Expression-04」, 「Golden Expression-05」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탄생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다른 작품들처럼 무겁고 어두운 색채보다는 환하고 따뜻한 느낌의 옐로우, 브라운 계열의 색채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특히 「Golden Expression-07」은 은박지의 빛 반사효과로 인해 황금빛을 띠게 되면서, 찬란하고 거룩한 찰나의 부부애를 느끼게 해준다.
김윤경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더 밝고 산뜻하다. 아이를 응시하는 엄마의 사랑과 손길이 묻어나는 「종이학」과 폴리머클레이 작품 「오전 8시 15분」, 혼자 산책하는 꿈같은 순간조차 아이를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으로 느끼게 해주는 「징검다리」는 육아에 한창인 엄마의 일상을 초록빛 희망으로 전환시킨다. 작가는 길 위의 풍경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분할하여 화면에 재현함으로써 "시간의 중첩된 잔상 풍경"(김윤경, 스튜디오 가는 길)을 이룩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녀는 이번 전시 작품들을 통해서도 '흘러가는 시간의 축적'과 '머무르는 공간의 현존성'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연스럽고 또 유의미하게 재구성하였다. 더불어 두 작가의 소중하고 귀여운 자녀들의 순수하고 동심어린 작품은 이번 전시에 색다른 활력을 더해 주고 있다.
현대인 대부분은 매일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산다. 이렇게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이유는 많은 돈을 벌어 모아서, 잘 먹고 잘 사는 데에만 있지 않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온 식구가 모인 저녁 시간에 맛있는 찌개를 한상에 올려놓고, 함께 웃으면서 배불리 먹고 행복하게 잠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아마도 그 시간들의 가치가 다른 모든 순간들의 우선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우리를 서로 닮게 할 것이다. ■ 전주희
Vol.20160423g | 가족-닮아가는 시간-김계완_김윤경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