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키즈

MONITOR-KIDs展   2016_0413 ▶ 2016_0614 / 백화점 휴점일 휴관

모니터-키즈 MONITOR-KIDs展_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고근호_김형언(Arnie Kim)_박우성 배수민_백민준_변대용_성태진_신창용 양재영_유은석_이조흠_조재홍

주최 / 신세계백화점

2016_0413 ▶ 2016_0511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9:0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SHINSEGAE GALLERY CENTUMCITY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35(우동 1495번지) 신세계 센텀시티 6층 Tel. +82.51.745.1508 shinsegae.com

2016_0513 ▶ 2016_0614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광주신세계갤러리 GWANGJU SHINSEGAE GALLERY 광주광역시 서구 무진대로 932 신세계백화점 1층 Tel. +82.62.360.1271 department.shinsegae.com

한국에서 '대중문화'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미국 등지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학자들이 '대중'을 키워드로 『사상계』나 『세대』 등의 주요비평지에 글을 싣고 관련 학회를 열면서이다. 학자들은 우리사회가 대중사회로 진입했는지 아닌지를 진지하게 논의하며, 대중매체의 등장과 그로 인해 생겨난 대중문화, 그리고 이 문화의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대중문화는 대중매체의 등장 이후 만들어지는데, 이 시기에 매체로 논의된 것은 '라디오'였다. 누군가 1960년대를 '라디오 시대'라고 일컬었을 만큼 라디오는 온 가정에 보급되어 사람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즐거움을 제공하고 유행을 선도하며 대중문화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라디오의 전성기는 1970년대 TV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그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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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 TV가 등장한 것은 한국RCA배급회사가 1956년에 방송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RCA배급회사는 자체적으로 드라마를 만들고 음악프로그램, 코미디프로그램을 제작·상영하는 등 현재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방송을 하였다. 하지만 부족한 전파기술 등 많은 한계를 드러내며 첫 시작이라는 의미만 남긴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1961년 KBS가 방송을 시작하면서 TV는 다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이때부터 TV가 널리 보급되면서 대중문화를 이끈 것은 아니다. TV가 지금과 같은 위치를 차지한 것은 경제가 성장하고 저가의 TV들이 생산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TV를 보기 위해 또 사기 위해 애썼고, 1980년대 초에 이르러서는 보급률 85%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TV가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1980년부터 시작된 칼라 방송은 TV 시대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모니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사람들은 회사를 마치고 TV 앞에 앉아 영상화면이 주는 다양한 정보와 재밋거리, 그리고 최첨단 유행을 눈과 귀로 받아들이며 문화를 형성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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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지금은 PC의 보급과 인터넷망의 구축으로 인해 모니터 시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PC는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보급률 30%를 넘어서게 되었고, 지금은 전 가정에 보급되어 있다. 그리고 1996년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채널의 매체들이 속속들이 등장하였다. TV가 아닌 새로운 매체가 문화를 이끄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최신 정보와 유행을 TV 모니터뿐 아니라 PC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모니터를 통해 얻는다. 그리고 더 나아가 PC, 스마트폰, 텔레비전의 결합, IP TV의 등장으로 가족이 둘러 앉아 모니터를 바라 보는 수준이 아니라 모니터를 통해서 물건을 사고 팔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겸하는 시대가 왔다. 이제 우리의 삶은 모니터와 떼려야 뗄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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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키즈』展은 전시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TV, 컴퓨터 등 모니터와 함께 자라온 작가들이 모인 전시이다. 1960년대생부터 1980년대생까지 12명의 작가가 모인 이 전시는 누구보다도 TV와 컴퓨터 등 모니터에 익숙한 세대의 작가들이다. 어렸을 적부터 모니터를 보고 자란 이 작가들은 과거 많은 작가들이 자연 혹은 현실의 삶을 재현한 것과는 다르게 모니터 속 캐릭터들을 재현한다. 그들이 재현하는 대상은 1980년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부터 현재 영화 속 히어로들까지 다양하다. 그들이 이런 캐릭터들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은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간극을 줄인다든지 혹은 더 나아가 예술과 삶의 간격을 좁힌다든지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미 저변에 이들이 '모니터-키즈', 즉 '모니터 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란 사실이 먼저 언급되어야 한다. 모니터 시대의 작가들에게 모니터 속 가상세계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기보다 현실에 들어와 우리 삶 위에 있는 물리적인 존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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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사귄다고 말하는 사람이 등장해 화재가 되었다. 그는 캐릭터가 인쇄된 인형과 항상 함께 다니며 대화하고 식사하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대했는데, 이 방송을 본 많은 이들은 그를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인 '오덕',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의 줄임말)'라 부르며 비난과 비웃음을 쏟아냈다. 왜 사람들이 그를 두고 비웃었는지 짐작해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를 실재로 존재한다고 믿고 대하는 것이 일반인이 보기에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의 이런 반응과는 달리 학계나 예술계에서는 이를 사뭇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버추얼리얼리티(virtual-reality)를 구현하는 다양한 기술의 발전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지금 가상의 존재들이 더 이상 현실 속 존재가 아니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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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역시 이 문제에 천착해있다. TV를 켜면 볼 수 있던 화면조정이 임신해 있는 모습을 재현한 작품이나 만화 속 영웅들을 우습고 추하게 표현하여 우리의 삶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작품들, 영화 속 히어로를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모두 모니터 속 세상이 더 이상 가상이 아니라 현실 속의 세계임을 암시하고 있다. 『모니터-키즈』展을 통해 모니터에서나 볼 수 있던 가상의 캐릭터들이 현실 속에 구현된 모습을 감상하면서 현재 우리의 삶과 다가올 미래를 상상해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 신세계갤러리

Vol.20160413i | 모니터-키즈 MONITOR-KIDs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