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30715b | 김희진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월요일_02:00pm~06:30pm
갤러리 너트 Gellary KNOT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94 동원빌딩 Tel. +82.2.3210.3637 galleryknot.com/
작가 김희진의 작업은 도시 어디서든 마주할 수 있는 아파트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곳에는 의당당 군중이나 혹은 인물들이 존재해야 하거늘 그의 작업 어디에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도시가 있고 초고층 아파트에는 빼곡한 사람들의 흔적과 혼잡함이 있어야 도시의 일상이나 풍경으로 들어맞을 법한데 그 많은 사람은 대체 어디로 숨은 것일까. 그저 불 꺼진 아파트의 외관에는 군데군데 저녁 불빛만을 비추고 있다.
불완전한 도시인의 삶과 수용(受用) ● 노란 불빛, 비단 위에 채색은 노랑과 검정으로 칠해져 있는데 이런 작업은 지난 그의 노란 버스 연작과 과연 무슨 개연성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 작가는 지난 작업에서는 노란 버스를 둘러싼 다소 유머러스해 보이기까지 했던, 혹은 팝아트적 인 인상마저 풍기는 경쾌한 노란 버스를 그려왔는데 그 버스는 기실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매개였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이 이동 수단으로서 집단의 공공성을 띄고 있는 지점은 아파트와 동일의 연장선 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노란색, 노란 버스는 작가에게 있어 행운의 상징이며 수호적인 색깔의 표상인 듯 요소가 깔렸다고 여겨진다.
사회가 지극히 복잡해지고 좁은 땅덩이에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여 생기는 심각한 도시 주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안의 최고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정직하게 죽어라 일하고 평생을 벌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서울의 주거문제는 아직도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며 청년 실업과 함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숙제가 아니던가. ● 작가는 그러한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적 자화상을 아파트라는 실존의 상(象)을 통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하여 본인의 상황과 도시인의 불안정한 미래의 사회상을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단어 그대로의 그 담담함은 너무나 암묵적이고 묵시적인 냉정함을 내포하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차가운 도회의 이지적 이면에 가려진 지극히 개인적인 도시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해서 쓸쓸한 잔상을 남기고 있다. 서울살이는 결코 쉽지 않다. 주거와 직장 그리고 팍팍한 인심과 나날이 디지털 화 되어가는 테크놀러지와 함께 더욱이 극심하게 발생하는 인간 소외 현상은 점점 심해져가고 있으며 그로인한 외로움과 생활고의 동반은 현대인을 더욱 지치고 불안의 으로 몰고 가 벼랑 끝 에 서게 만들고 있음에 다름 아니다.
작가의 이전 작업, 즉 노란 버스 는 희망과 행운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으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동심과 우화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근작은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도회적 인 시멘트 콘크리트의 아파트를 건조한 표현의 극한으로 그렸다. ● 이러한 작가의 회화적 해석은 무미건조 하다 못해 마치 건설 현장의 도면이나 건축 설계에 필요해 보이는 실사의 한 컷 인양 느껴지는데 그러한 이성적이고도 극도의 감정 절제적인 그만의 회화세계는 굳이 수다한 묘사나 감성의 배제로서 그 전달의 메시지를 어필하기에 충분하다고 여긴다. ● 따라서 작가 김희진은 그 만의 고유한 회화용어인 탈감성적인 접근방법과 풍경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도 이성적 감각에서 비롯한 작가만의 고유한 회화 코드를 읽어 준다. ■ 성진민
Vol.20160413g | 김희진展 / KIMHEEJIN / 金希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