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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413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H GALLERY H 서울 종로구 인사동9길 10 Tel. +82.2.735.3367 blog.naver.com/gallh
21C '詩書畵一致'의 지평을 探하다 ● "하영준의 그림에는 시어詩語가 있고, 철학이 있다. 그리고 깊은 사색의 심미 감성이 沈積되어 있다." 하영준의 근작들은 전통적인 동양의 특수한 심미 감성이 오늘날의 예술에서도 그 심미 가치로 유효하다는 미학적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들에서는 요즘의 예술이 망각해가는 깊은 사색의 감수를 담아내려 한다. 그의 사색은 다름 아닌 철학이다. 그가 탐구하는 것은 사물의 형질이 아니라, 현상의 배후에 내재하는 존재 본질을 탐구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가 「이십사시품」의 각 품격들을 가지고 시詩와 서書, 그리고 그림과 연결시켜 기획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의 이런 성과들을 모아서 작은 책도 발간했다. 왠지 동양 미학이 지속적으로 중시해왔던 '시서화일치 詩書畵一致'를 구현하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하영준이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그림에 등장시킨 소재들을 살펴보자.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소재는 고양이 그림이다. 이장희 선생의 시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그림으로 펼쳐낸 작품이다. 유사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고양이의 자태와 봄의 생동성의 관계에서 유사 성질의 심미 감성을 찾아낸 시인이나, 그것을 그림으로 풀어낸 화가의 감수성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하영준의 고양이 그림을 보노라면, 몇 가닥의 묵필로 그려낸 담박한 필치가 그렇고, 정면을 응시하는 고양이의 시선이 의지의 지향성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그렇다. 고양이는 자연의 순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봄의 생기에 취한 것이다. 마치 '물끄러미 앞산을 바라보네[悠然見南山]'라는 도연명의 「음주飮酒 시」와 심미감성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영준이 지향하는 평소 삶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그림을 통해 보여주려는 철학 역시 마음의 정화를 통해 체득하는 삶의 여유로움일 것이다. ■ 임태규
Vol.20160413c | 하영준展 / HAYOUNGJUN / 河榮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