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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6_0409_토요일_05:00pm
2015-2016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릴레이 개인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777 RESIDENCE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03-1 3층 Tel. +82.31.8082.4246,9 changucchin.yangju.go.kr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는 릴레이 개인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입주작가 조문희의 개인전을 선보인다. 조문희는 지금껏 익숙한 풍경이나 이미지를 낯설게 바라보는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주로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의 제목인 '모노 인스톨레이션'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러한 관심을 이어간다. ● 대중적으로 익숙한 이미지들이 조문희의 손을 거쳐 모노톤의 낯선 이미지로 탈바꿈한다. 블록버스터 영화, 하이패션 잡지에서 차용한 이미지가 각각 영상, 출력물 설치, 콜라주의 형태로 구성된다. 이 작품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보는 행위'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게 한다. ■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어떤 존재의 '있음'의 흔적을 '지우기' 하는 것은 그 존재의 은닉된 의미를 향한 의도적인 사유와 다름 아니다. 존재에로의 탐색은 존재에 표하는 사유자의 의식 행위이고, 동시에 그러한 행위에 대한 자기의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나는 조문희 작가의 일련의 '지우기' 작품들에서 세계에 대한 그녀의 앎의 방식을 엿보았다. 조문희의 지우기 작업은 물론 세계의 대상 자체를 지우자는 것은 아니다. 대상은 세계가 촉발하는 의식의 작용에서 그 근거이자 매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미적 인식은 그 대상과의 관계로부터 구성되는 정신을 활성화한다. 조문희에게 대상의 지우기는 오히려 대상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무의식 속에서 소거되었던 존재를 문제화하는 작업이다. 외부로 존재했던 것을 의식의 작용에 개입하도록 용인하는 그런 과정은 비록 어떤 고유한 현전을 삭제함으로 시작되었지만 제2차적, 제3차적 현전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중략)
조문희는 대상에 얹혀진 수사적 기재를 시각적으로 변형함으로써 대상을 탐색한다. 현실 그대로가 아니라 더 이상 색이 보이지 않는 형체의 자취로서, 혹은 본래의 자리를 떠나 다른 곳에 자리를 잡은 모습으로서 그 대상은 의미 해체의 토대가 된다. 시간과 공간의 분절을 거친 이러한 미적 시도는 사진과 비디오 같은 영상미디어에 의존하는 예술가들이 한결같이 발견하고 응용하려는 에너지이다. 이는 세상을 대하는 연속적인 시선에서 예외를 발견하게 하고, 그러면서 일상적인 규칙성 혹은 중심성 등의 수사가 우리의 상상을 저지할 때 필요로 하는 예술의 힘을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고해서 조문희의 지우기 작업이 어떤 극단적인 사회적 요청에 의해 사물을 선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녀 특유의 시도가 자극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들기에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에 미리 주어졌던 장면을 골라서 그것을 단순하지만 예외적인 또다른 현실로 이해하게 하고, 영화라는 매체의 시간성에 포섭된 생성의 운동에 소멸과 침묵의 순간을 체험하게 하는 이미지 프로세싱을 통해서 그녀의 형식의 단언은 오히려 자신의 언어를 단단하게한다.
조문희의 지우기 작업과 더불어 흐릿한(blur) 화면 조작의 방식은 균일한 선과 기하학적 형태로 이루어진 세계의 균질한 배치를 뒤틀면서 다시 한번 지배적인 의식의 시선을 자극한다. 지우기 작업이 분절적인 흥미를 따라 현실적 의미의 파편화 가능성을 실험했다고 한다면, 이른바 '블러' 작업은 매끄러운 표면에 익숙한 시간의 계기들을 격렬하게 흔들면서 불분명한 이미지의 환기를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돈된 연속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제공하는 그녀의 영상은 개인적인 '지속'의 깊이보다는 아무런 깊이를 가지지 않은 일상에서의 시간과 그것의 부조합에 더욱 익숙해지는 우리의 내적 삶을 비유하는 듯하다. 거의 외재성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미지의 형태는 화면에서 자신을 확정하려는 진행을 멈추고 새로운 상상과 기억의 공간으로 이행된다. 그에 따라 자칫 공허한 시간의 작용일 수 있는 현실 이미지에 대한 재해석의 소명이 제안될 수 있다. ● 이처럼 세계 속 대상을 지우고 흐릿하게 하면서, 명증하거나 투명한 이미지가 아닌 사라짐과 모호함의 존재성을 탐색하는 조문희의 작업은 특유의 해체주의적 경향을 더욱 강화하면서 전개되고 있다. 「사람들」에서는 허구적 관계에서 탄생한 인물들이 서로 간의 거리를 지키며 관객의 영혼에 비축되어 있던 가상의 서사를 조금씩 이끌어내려는듯 보인다. 그렇지만 본래의 공간에서 격리된 인물들은 자신과 대화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인물과의 비밀스런 감정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그저 일정하게 멀리 떨어진 채 자문할 수 있을뿐, 서로의 직접적 교류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 '공허'의 관계에 빛을 내주어 투명하게 하는 조문희의 화면에서 우리는 약화된, 하지만 무한한 공허 속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현상들의 근저 자체를 확인한다.
조문희의 예술은 경계와 틀의 규정을 구분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견고해지는 듯 하다. 최근 그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건물의 외관을 사진에 담는다. 그 후 사진에서는 건물의 정체성을 확인해 줄 수 있는 감각적 요소들이 제거되고, 오직 형식적이고 합리적인 장식으로서의 프레임만 건조하게 남는다. 창문은 사라지고 표면의 언어적 기호 또한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공간은 그렇게 그녀의 내밀한 사유를 대신할 형식을 마련한다. 지우기와 흐릿하기에 뒤이어, '없음'과 '있음'이라는 존재론적 개념을 미적 판단에 개입하게 하려는 조문희의 의도가 분명해지고 있다. 그 둘 사이에서 표류하는 의미의 세계는 어느 것 하나 확정적이지 않고 독립적이지 못하는 이미지의 운명을 비춘다. 그렇다면 그것을 부정하고 허허롭게 하려는 그녀의 마음, 그것은 어쩌면 인위적 부재와 채움이 생산하는 존재론적 탐색의 지향점일이 될테고, 혹은 자신의 예술 역시 그러한 운명에 처해 있음을 깨닫고 있다는 자기고백일지 모른다. ■ 임산
Vol.20160409e | 조문희展 / CHOMOONHEE / 趙文姬 / video.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