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light

김민희展 / KIMMINHEE / 金民喜 / painting   2016_0330 ▶ 2016_0405

김민희_Central Park 4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6

초대일시 / 2016_033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_12:00p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머물고 싶은 기억의 순간들 ● 세상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으며 일상은 매 순간의 반복이다. 순간이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는 바로 그 때를 의미하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순간의 경험을 통해 현재를 인식한다. 이처럼 경험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외부 대상에 대한 신체 감각의 반응으로 나타난 결과이며 누군가와 혹은 어떤 상황과 만나게 되었을 때 느낀 감정으로 응축된 기억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결국 기억의 일부가 되고 개개인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만이 남겨진다. 김민희는 평범한 여가적인 일상을 재해석하여 과거에 내재된 인상을 불러내고 그 때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풍경에 녹아든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며 그 안에 간직된 기억의 순간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김민희_Real Vacation 4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5
김민희_Real Vacation 1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4
김민희_On Vacation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5

작가는 쉽게 지나치고 잊어버리기 쉬운 우리의 사소한 경험들에 집중한다. 순간은 명확한 지점이라기보다는 흘러가는 시간의 일부이며 이의 축적은 과거를 형성한다. 순간이란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냄과 동시에 곧 과거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민희는 이러한 기억의 일부로 존재했던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 다시 현재라는 순간으로 되돌린다. 과거를 다시 현실로 재생시켜 내가 감각으로 느끼는 살아있는 존재임을 인식한다. 작가에게는 순간의 감정을 되살리는 과정 자체가 작업의 일부이며 이를 통해 보는 이에게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일상이라는 용어는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보편성을 대변하지만 그 일상을 접하는 개개인에 따라 다른 감정과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를 느끼고 이해하게 될 때 일상은 그 이상의 무엇이 된다. 진부한 풍경으로부터 재생된 기억과 감정들은 새로운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예술이란 정신과 물질의 만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화면 안의 대상들은 작가가 지닌 과거의 기억과 감정이 담겨 물감으로 물질화된다. 작가는 충실한 사실적인 재현에 의미를 두지 않고 대상의 형태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함으로써 대상을 왜곡한다.촉각적인 붓 터치가 보여주는 행위의 자유로움으로 순간을 잡아내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드러나는 섬세하지 않은 구성과 모호한 이미지 안에는 인물이 가진 상황과 사건 그리고 감정이 중첩되어 오히려 조형적인 흥미를 더한다.숨은 그림 찾기처럼 어지러워 보이는 거친 물감의 흔적들 사이로 가려진 인물이나 배경들은 보는 이에게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순간적인 기억에 남은 단편적인 인상을 표현하기 위한 회화적 실험은 두껍게 질감이 느껴지도록 덧바르거나 혹은 수채화처럼 연하게 흘려 바르기도 하는 다양한 시도로 나타나며 이는 대체로 단순화되고 불분명한 이미지로 드러난다.

김민희_Central Park 1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2
김민희_Central Park 2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2

일상에서 가져온 이미지들과 율동적인 물감의 흔적들로 가득 찬 화면은 김민희의 작업을 드러내는 핵심적인 요소이다.그리고 작가의 원동력은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과거의 기억과 경험을 살려내기 위한 순간의 힘에 기인한다. 특별하지 않은 풍경이지만 그 안에서 반짝이는 순간적 감정을 드러내려는 작업행위는 본인의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윤곽 없이 생략된 인물의 표정이나 풍경으로 인해 감상자는 그림을 보면서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도 있고 자신만의 기억의 흔적이나 실마리를 잡을 수도 있다. 이번 전시에서 느껴지는 일상을 붙잡는 특별한 감정은 지극히 평범한 세계에서 얻은 삶의 경험적 이미지와 자유로운 회화적 표현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진다. ■ 김미향

Vol.20160328d | 김민희展 / KIMMINHEE / 金民喜 / painting

2025/01/01-03/30